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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집에 갈 거다”

한의학 웰빙 & 웰다잉 12 병원에서의 투병 생활은 누구에게나 인고의 시간

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경희대 산단 연구원의 글을 소개한다. 지켜본 바로는 암 환자의 생은 희망과 두려움의 끝없는 싸움이다. 팽팽하던 싸움에 꼭 한 번씩 두려움이 승기를 잡을 때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당연했던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을 때’인 것 같다. 점심시간이 막 끝나갈 즈음이면 한 병실에서 숫자를 세는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나! 둘! 셋!” 소리를 따라가면 스쿼트를 하는 남자가 보인다. “넷! 다섯! 여섯!” 처음에는 환자를 유별나게 생각하던 병실 사람들도 지금은 같이 개수를 세어가며 앉았다 일어나고 있었다. 환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왕년에 잘나가는 체육관 관장이었다고 한다. 처음 이 말을 듣고 “아, 헬스장 트레이너셨어요?”라고 물었더니 본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체육관은 국가 대표 선수도 양성하던 전문 트레이닝 짐(gym)이었기 때문에 ‘관장님’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인의 업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한 관장님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암을 진단받은 지 5년 차를 향해 가는 사람이었는데 팔다리에는 여전히 근육이 모양대로 꽉 잡혀 있었다. “내가 아직도 우리 아들이랑 축구 경기 뛰는 현역이야. 허벅지 튼튼한 거 보이지?” 운동하는 모습을 벽에 기대어 구경하고 있으면 하던 동작을 멈추고 바지를 살짝 걷고서 허벅지를 탁! 치며 종종 하는 말이었다. “나도 승부욕이 생기잖아~!” 말기 암 환자가 많은 병동이라지만 드물지 않게 완치를 앞둔 사람도 오곤 한다. 매일같이 기대 여명을 읽어나가는 일상에서 완치 D-day를 세고 있는 환자들이 찾아오면 짓눌린 어깨가 잠시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관장님은 간암을 진단받고 1년간의 치료 후 3년 동안 재발 없이 잘 유지되어 완치 판정을 2년 남겨두고 있었다. 물론 암 치료를 견디던 때는 지금 회상하기에도 깜깜한지 입에 올리는 것을 꺼렸다. 가끔 꺼내는 말을 들어보면 술 담배를 한 것도 아닌데, 날 때부터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고 받은 검사에서 암이 갑자기 발견되었다고 한다. 처음 진단받을 때부터 폐에 전이가 있는 4기 간암이었는데도 치료를 마치고 지금까지 재발이 없는 건 의학적으로 기적이나 다를 바 없었다. 아마도 투병하는 내내 꾸준히 해온 운동의 덕이 컸을 것이다. “직업이 그렇다 해도 병원에서까지 매일 운동하시는 건 대단하세요.” 바지까지 걷어붙인 허벅지 자랑에 찬사를 답으로 보냈다. “아들이랑 놀아주려면 다리 힘을 키워야 해~ 맨날 축구하자고 하는 게 얼마나 귀찮은지~ 못하기라도 하면 나도 쉬엄쉬엄 할 텐데 경기 뛰다 보면 애가 자꾸 내 공을 뺏어 가니까는~ 나도 승부욕이 생기잖아~” 역시나, 열정의 기동력에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컸다. 아들은 축구 선수가 장래 희망인 초등학생이었다. 늦둥이로 태어난데다가 환자가 사는 곳이 고령 인구가 많은 곳이라, 오랜만에 동네에 등장한 꼬맹이는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컸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예뻐해줘서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동네 사람들 집에 아이를 맡기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못 본 새에 키가 쑥 자란 아들이 혼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을 퇴근길에 우연히 보고 ‘애가 저렇게 혼자 있는데 돈 벌어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엄마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기에 굳이 묻지 않았다. 그때부터 환자는 아들과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같이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는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는 자기를 자꾸 찾아서 귀찮다”고 표현했지만 아들 이야기를 하는 중에 번져가는 입가의 미소는 숨길 수 없는 듯했다. “선생님, 다리가 안 움직여진다” 어느 날, 숫자 세는 소리가 들릴 법한 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병실이 조용한 것이 이상해 얼굴을 보러 갔다. 환자가 인상을 찡그린 채 누워 있었다. “아, 선생님. 요 며칠 다리가 좀 이상해. 앉았다 일어나면 오른쪽 엉덩이가 아파. 걸을 때나 누워 있을 때는 괜찮은데…… 처음에는 묵직하기만 하더니 오늘은 좀 우리우리하네(욱신욱신하네).” 퇴원을 앞둔 시기였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아들과의 축구 약속이 있었다. 관절 가동 범위를 확인해 봤더니 모두 정상이었다. 아마도 운동 중에 삐끗했을 가능성이 컸다. 이후 며칠간 운동을 쉬게 하면서 증상을 지켜봤더니 이내 곧 “안 아프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들과 놀다 보면 승부욕이 자극된다던 아버지는 곧바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원래는 스쿼트를 한번 시작하면 200개 정도까지 하시는 분이라 오랜만에 다시 들리는 숫자 세는 소리를 반가워하며 “200!”이라는 외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소리는 도중에 멈췄고 병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급히 갔더니 오른쪽 엉덩이를 붙잡고 침대 위에 퍼질러 앉아 있는 환자의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 다리가 안 움직여진다.” 급하게 찍은 엑스레이에서 오른쪽 고관절 골절이 확인되었다. 이어서 찍은 CT에서 골절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관절을 타고 들어가 뼈를 갉아먹은 암 때문이었다. 이전 영상에서는 너무 작아 알고 봐도 보이지 않는 점들이 눈에 띄게 커져 있었다. 일부만 남아 있던 간에도 새로운 암 덩어리들이 점점이 생겨 있었다. 완치를 기다리며 아들과 축구 약속을 잡은 아버지에게 3년 만에 나타난 재발은 간과 고관절뿐만 아니라 폐, 척추 뼈, 쇄골 뼈까지 퍼져 있었다. CT를 같이 보면서 재발된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가던 관장님은 컴퓨터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곧 눈물을 뚝뚝 흘렸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서 치료제가 많아 이전에 하셨던 치료를 제외하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위로인지 걱정을 더하는 건지 모를 말을 건넸다. 그 말에 관장님은 “맞다. 내가 행복한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거지, 나보다 힘든 사람도 많잖아”라고 대답은 했지만 여전히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상을 약탈당한 두려움이 삶에 대한 희망을 짓밟으며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부러진 고관절에 대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동안 운동은 전면 중단되었다. 당연히 주말에 예정되어 있던 아들과의 축구 약속은 기약 없이 밀렸다. 고관절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골절의 위험이 있는 뼈들도 차례대로 방사선치료가 결정되었고 그와 동시에 항암 치료는 어떤 종류부터 시작해야 할지 논의가 오갔다. 며칠간 병실에 틀어박혀 있던 환자는 아들과의 영상 통화로 점차 희망을 되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골절된 뼈가 완전히 어긋난 것은 아니었기에 살살 걸을 수는 있었던 환자는 매일 아침 방사선실로 걸어갈 때마다 “방사선 받고 올게!”라고 외치며 성실하게 치료를 받았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게” 열흘간의 방사선치료가 끝나는 날이었다. 마침 항암제 종류도 한 가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고 그다음으로 쇄골 방사선치료가 예정되어 있었다. “방사선 받느라 고생하셨어요. 1, 2주 지날수록 엉덩이 아픈 거 점점 좋아지실 거예요. 힘드시겠지만 다음 주부터는 항암 치료를 시작…….” “아니, 내일 집에 갈 거다.”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걸 예감할 수 있는 목소리와 말투였다. “아들이 기다린다. 걸을 수 있을 때 축구하기로 한 약속 지켜야 된다. 치료는 나중에 집 근처에서 받을게.” “나중이 언젠데요? 그리고 일단 치료를 받으면서 오래 사셔야 아드님이랑 축구도 오래하시죠.” “아니, 지금 내 1순위는 아들이다. 그 다음이 치료고. 그리고 선생님, 내가 간암을 버틴 지가 5년인데 이게 재발되면 앞으로 어떤 말을 들으면서 지내야 하는지는 내가 더 잘 안다. 일단 아들 얼굴 좀 보고 그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게.” 재발된 간암 4기의 평균수명은 일 년이 조금 넘는다. 그 사실을 알고서 아들과의 약속이 먼저라고 말하는 듯한 관장님을 설득할 길은 없었다. 원하는 날짜에 집으로 보내드린 후 주말에 안부차 전화를 걸었더니 한층 더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병원에서도 에너지가 넘쳤던 분이라 병원 생활에 적응을 곧잘 하셨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을 보고 더 기운 차린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누구에게나 병원에서의 투병 생활은 인고의 시간임이 여실히 느껴졌다. 문득 나조차도 환자를 살리는 치료라며 그의 일상을 뺏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정말 더 살 수 있는 건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면서 의사의 욕심으로 치료를 강요하려 했던 건지도 모른다. 이후에 연락을 더 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걸어가기에,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삶의 희망을 되찾았을 거라 믿는다.

‘침향’, 아는 만큼 보입니다

한약재 ‘침향’이란? 上

최윤용원장 큰나무한의원(서울 양천구) 편집자주 공진단에서 사향 대용으로 사용되는 침향이 건강식품원료로 국내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들도 생산 정보나 품질 감별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이에 최윤용 원장(서울 양천구 큰나무한의원)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을 방문하여 침향과 관련된 여러 시설을 방문, 침향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소개합니다. ■침향나무와 침향 침향나무는 팥꽃나무과 아퀼라리아(Aquilaria)속의 15종 나무로 ‘Agarwood’라고 합니다. 침향이란 침향나무가 외부의 공격(비바람에 의한 상처, 개미를 비롯한 벌레가 집을 짓거나 미생물의 침습 등)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수지 덩어리를 말합니다. 침향은 한약보다 향의 원료로서 매우 귀한 자원입니다. 이는 유럽, 중동, 중국 등에서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구약 성서에도 침향을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침향으로 만드는 아가우드향은 값비싼 향수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만 매년 선적되는 침향의 가치는 1조 3천억 원을 상회한다고 합니다. ■침향나무에서 침향을 취하는 방법 베트남 국유림이나 공유지에서 침향나무의 벌목이나 채취는 불법입니다. 사유지에 심은 침향나무를 생산업자가 구입하여, 아래 사진처럼 침향나무에서 일일이 수지를 파내어 침향을 채취합니다. 금광과 마찬가지로 어떤 나무에서는 좋은 침향이 나오고, 어떤 나무에서는 침향이 전혀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오래된 침향나무일수록 좋은 침향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파낸 수지를 침향으로 고가에 팔고, 수간부나 목질부는 색을 입혀 염주로 만들거나 피우는 향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침향을 땅에서 캐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위와 같은 작업을 하지 않고 침향나무를 땅에 묻어 두고 몇 십 년을 그대로 두어 목질부는 썩고 침향만 남은 것을 캐내기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더불어 토침향(土沈香)으로 불리는 것은 땅에서 캐낸 침향이 아니고, 중국 해남도에서 자라는 침향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침향나무의 분류 침향나무는 크게 3가지 종으로 분류되는데, 과거의 문헌이나 현재에도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생산되는 아갈로차(Agallocha)종을 上品으로 여기며 그 중 베트남산 침향을 最上品으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다른 나라와의 차별을 두기 위하여 자국의 아갈로차종을 크라스나(crassna)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나 같은 나무입니다. ■재배 침향에 대하여 199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정부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하여 침향 재배 연구결과를 보급하며, 침향나무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그 전부터 인공적으로 침향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침향나무에서 수지를 만들기 위해는 침향나무에 상처를 내서 구멍을 뚫은 후, 그 구멍에 설탕이나 꿀을 넣어 개미와 같은 벌레를 유인하거나, 버섯 재배하듯이 균주(포자균, 효모균, 고초균, 혼합균 등)를 넣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의 침향나무는 옛날에 우리나라 제주도의 귤나무처럼 수익이 보장되는 나무로 인식되어 야산이나 마을의 공터, 심지어는 집의 뒷마당에까지 심고 있습니다. 이렇게 10년을 키운 후에는 인위적인 상처를 내어 다양한 방법으로 재배산 침향을 생산합니다. 맨 우측의 사진은 30년 정도 된 침향나무로 매우 많은 구멍이 보입니다. 침향나무 재배는 자손을 위한 투자라는 농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21 한국한의약연감’ 통해 본 한의계 주요 현황➀

전체 의료기관 중 한의의료기관 21.1%…수도권, 과반수 이상 ‘21년 한의의료기관 1만5035개소…10년간 평균 266개소씩 증가 지역별 한의의료기관 수는 서울·경기·부산·대구 순

편집자주 최근 한의약 관련 주요 통계현황을 행정·교육·연구·산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수록한 '2021 한국한의약연감'이 발간됐다. 본란에서는 2021 한국한의약연감에 수록된 내용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2021년도 전체 의료기관의 수는 7만1422개소로, 그중 약 21.1%인 1만5036개소를 한의의료기관이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한의의료기관 수는 '12년 1만2639개소에서 꾸준히 증가해 '21년 1만5036개소로 매년 평균 약 266개소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의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15년 약 21.9%에서 매년 소폭 감소해 '21년에는 약 21.1%를 차지했다. ◇한의의료기관 수, 서울이 3713개소로 1위 한의의료기관 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21년 12월 기준 서울이 3713개소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도 3349개소 △부산 1160개소 △대구 893개소 △경남 823개소 △인천 709개소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 소재 한의의료기관은 총 7771개소로 전체 한의의료기관 수의 약 5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의료기관 중 한방병원은 '21년 경기도가 112개소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광주 88개소 △서울 73개소로 집계돼 세 지역의 한방병원 수가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한의원의 경우 서울이 3640개소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3237개소 △부산 1142개소 등 순이었다. 전체 1만4557개소 한의원 중 세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55.1%였다. '21년 12월 기준 전체 의료기관 대비 한의의료기관의 비율은 약 21.1%로 나타난 가운데 지역별 한의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구가 22.9%로 가장 높았고 △경북 22.7% △대전 22.6% △강원도 22.6%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요양병원 수는 '21년 12월 말 기준 1464개소였고, 그중 한의과 진료과목(한방내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안·이빈후·피부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 한방재활의학과, 사상체질의학과)을 설치한 요양병원 수는 1347개소로 전체 요양병원의 약 9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년 시도별 한의과를 설치한 요양병원 수는 경기도가 286개소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부산 162개소 △경남 124개소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요양병원 수 대비 한의과 설치 요양병원 수 비율은 울산과 제주도가 전체 요양병원에 모두 한의과가 설치돼 있어 100%였으며, △전남 97.6% △경북 97.3% △경남 96.9% △전북 96.4% 등이 뒤를 이었다. ◇ 전국 229개 공공의료기관 중 89개소가 한의과 설치 한의과 설치 국공립병원 현황을 살펴보면 '21년 12월 말 기준 전국 229개소의 공공의료기관 중 한의과 진료과목을 1개 이상 설치한 공공의료기관은 총 89개소로, 전년대비 1개소 감소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공공의료기관 중 상급종합병원 1개소, 종합병원 9개소, 병원 6개소, 한방병원 1개소, 한의원 2개소, 요양병원 70개소에서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해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립형태에 따라 분류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모두 특수법인이었고, 병원은 국립 2개소, 시도립 2개소, 시군구립 1개소, 공립(시군구립) 1개소였다. 한방병원은 특수법인 1개소, 한의원은 특수법인과 공립(시군구립)이 각각 1개소다. 요양병원은 시도립 20개소, 도립 6개소, 시군구립 32개소, 시립 5개소, 군립 5개소, 구립 1개소, 특수법인 1개소였다. 또한 한의의료기관 개업 및 폐업 동향을 살펴보면 '21년에는 총 851개소의 한의의료기관이 개업했고, 720개소가 폐업했다. '12년부터 '21년까지 10년간 개업한 한의의료기관의 수는 연평균 4.1%씩 감소하는 수세로 나타났다. 한방병원의 경우 '17년까지 수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18년 한 차례 감소했다가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21년 개업한 한방병원 수는 109개소로 전년도 91개소에 비해 18개 증가했으나, 폐업한 한방병원 수도 전년도에 비해 7개 많았다. 한의원의 경우 지난 10년간 개업기관 수가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1년 개업한 한의원 수는 742개소로 전년도보다 51개소 증가했으나, 폐업한 한의원 수도 680개소로 전년도보다 45개 증가했다.

“현대인의 고질병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학으로 효과적 치료”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발간 임상적 판단에 도움, 표준화된 한의약 근거로 한의정책 수립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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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형 교수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에서 지원하여 개발된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최근 발간됐다. 이 지침은 한의약 분야의 손목터널증후군 진료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근거 기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진료 가이드로서,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한의학 이론과 지식에 기반하여 예방, 진단, 치료, 재활 및 관리 등 일련의 한의의료서비스의 표준이 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만든 기술서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에 근거하여 손목터널증후군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한의사와 연구 방법론 전문가의 협력으로 개발됐으며,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제공하는 검토·인증 절차를 통과함으로써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 등을 인정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수근관 증후군의 동의어로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가로손목인대가 두꺼워져 발생하는 손목 부위의 정중신경 포착 신경병증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수근관 내부의 크기가 감소하거나 수근관 내용물의 부피가 커지면 수근관 내 조직압이 증가하는데, 이때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한다. 2016년~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16만 명 이상이며, 진료비는 2016년 약 407억 원에서 2020년 487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 비증완통(痺證腕痛) 비증완비(痺證腕痺)의 범주에 속하며, 침, 온침, 레이저침, 전침, 약침, 도침, 뜸, 부항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발표한 ‘지역거점공공병원 적정진료 수행을 위한 표준진료지침 작성 가이드라인 수근관증후군 CP(critical pathway)’ 이외에는 표준 진료에 대한 문헌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 치료, 예후 관리에 대한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여 한의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양질의 한의약 치료를 제공하고자 했다. 본 지침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에 관한 국내·외 진료지침을 검토하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메뉴얼을 준용하여 체계적 문헌 검색을 진행했다. 근거수준에 기반하여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진단 기준을 적용하고, 한의 치료뿐만 아니라 의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권고문을 제시했으며, 다양한 진료 형태에 대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또한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생활 관리나 보조기 사용, 자가 운동, 수술 후유증 관리 등의 예방 및 관리법도 권고하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를 원칙으로 개발한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한의사의 임상적 판단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표준화된 한의약 근거로써 한의약 정책 수립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서 운영하는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사이트(www.nikom.or.kr/nckm)에서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전자 파일 및 홍보용 리플렛,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한의약으로 접근하는 수면치료, 현 주소는?”

한의학연 수면R&D센터, 수면다원검사실·유전체분석실 갖춰진 전문시설 이시우 박사 “한의학 균형·체질학적 관점, 수면 치료 시 장점” 강조 향후 일선 한의의료기관서 사용가능한 수면치료기술 개발 ‘목표’

“수면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한의연구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의약이 수면에 효과가 있다는 걸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는 게 연구의 핵심 목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학연) 수면R&D센터에서 한의약을 접목한 수면치료 연구에 매진 중인 이시우 박사(책임연구원·한의약데이터부장)의 당찬 포부다. 수면R&D센터는 연구실뿐 아니라 수면다원검사실·유전체분석실 등이 갖춰져 있어 수면연구에 최적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 한의학연 중심돼 수면연구 진행하는 수면R&D센터 수면R&D센터는 한의학연을 중심으로 기업과 한·양방병원, 지자체들이 중심이 돼서 바이오·의료·IT의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건강한 수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면R&D센터의 역할은 △기업 및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과 제품들에 대한 임상·실증 연구 수행 △수면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제공 △대전 지역 다양한 리빙랩들과의 연구협력을 통한 건강 수면 제어기술 개발 등 총 3가지로 구분된다. 수면R&D센터에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다양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혈액에서 DNA를 추출해 정보를 확보한 유전체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한의학연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수집해 정보 보고서로도 발표하고 있다. ◇ 한국인의 수면 질은? ‘나쁨’ 단계 많다 현대로 오면서 수면치료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 현재보다 더 높은 질의 수면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의학연은 대전에 거주하는 2000여 명 시민들의 건강상태를 추적하는 ‘대전시민건강코호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20년 30∼50대 일반인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정보보고서로 발간했는데, 그 결과 30∼50대 대전시민의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47분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한 7시간 이상 수면(18∼60세 기준)에 못 미치는 시간이다. 또한 대상자 중 28%는 수면의 질이 ‘나쁨’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대인 중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거나,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수면치료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의학연이 수면R&D센터를 구축한 이유도 다양한 수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또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해 다시 기업과 연구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의학연은 이러한 연구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슬립테크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 “한의학, 수면치료에 강점 있다” 특히 수면R&D센터 이시우 박사는 수면치료에 대해 한의학이 가진 장점으로 인체생리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한의학의 음양이론과 마찬가지로 수면 또한 균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며 “아침이 되면 Orexin(오렉신) 등의 각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잠에서 깨어나고, 반대로 GABA(가바) 등의 수면 연관 호르몬의 영향은 감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를 살아가다가 저녁이 되면 이 호르몬들의 영향은 점점 줄어들고, 다시 가바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며 “오렉신과 가바의 균형은 마치 음양의 균형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또 한의학에서 중시하는 체질이 수면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면R&D센터에서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 체질을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수면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의학에선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으로 구분되는 사상체질과 함께 한증과 열증 등의 개인 변증 유형을 개체특성으로 간주하고 있다. 수면R&D센터는 이러한 개체특성과 소증 특성에 맞춰서 한약과 혈자리 자극요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박사는 “체질은 한의학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지만, ‘불면장애 한의임상진료지침’ 연구과정에서 수면 전문 한의사들이 진료에서 주요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며“그런 점에서 수면치료 시 체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수면에 대한 한의학 임상연구가 부족한 만큼 수면R&D센터에서는 다양한 데이터 확보와 연구를 통해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선 한의의료기관에서도 수면R&D센터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시우 박사는 “유전체 정보와 현재 수면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오믹스 정보·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한의약을 이용한 수면치료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내년도에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한의약에는 이기(理氣)-하기(下氣) 효능의 처방 및 약재가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수면에 얼마큼 효과가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고, 한의의료기관들에서도 수면처방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적 치매 예방 관리사업,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치매, 효과 있다면 한의학·양의학 구분짓지 말아야 부산 한의치매 예방사업서 대상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효과 ‘확인’

이종진 위원장 (부산광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부산광역시의회는 지난달 2일 ‘제31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종진 의원(복지환경위원장)이 대표발의한 ‘부산광역시 한의치매예방관리 지원 조례안’을 원안대로 가결한 바 있다. 그동안 장수군 치매관리 및 치매환자 지원조례(‘20년 5월) 및 전라북도 치매관리 및 지원 조례(‘22년 11월)에 한의치매 예방관리사업을 위한 지원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한의치매예방관리 지원을 위한 단독 조례안은 전국 최초다. 이종진 의원은 “이번 조례를 통해 지난 201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부산시 한의치매 예방사업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이를 통해 매년 치매관리에 관한 지원계획을 세울 때 한의치매 예방사업도 포함시켜 수립토록 해 보다 효과적인 치매관리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은 “어르신들은 한의학적 치료에 호감도가 높고, 더욱이 한의치매 예방사업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한의치매 예방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돼 국가적인 치매 관리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종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은? “부산광역시의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치매환자가 2022년 6.77%에서 2030년에는 8.42%로 높아지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는 가운데 치매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자에게 어르신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를 제공해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치매 유병율을 낮춰 부산시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자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 Q. 조례안에 담긴 주된 내용은? “우선 제1조(목적)에서는 치매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자에게 한의치매예방관리를 지원해 인지기능 개선 및 치매 발병을 억제해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조(시의 책무)에서는 경도인지장애자의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시책 추진 및 지원사업 시행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규정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제6조(지원사업) 및 제7조(사무의 위탁)에서는 한의치매예방 관리를 위한 지원사업으로 검사 및 상담, 한약 투여와 침구 등 진료행위, 치매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와 사업을 추진하는 구·군, 단체 등에 보조금 지원 및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했다.” Q. 조례 제정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부산광역시의 노인인구는 2021년 9월 말을 기준으로 20%를 넘어서 특·광역시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우스갯소리로 부산을 일컫는 말로 ‘노인과 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는 부산시한의사회와 함께 지난 2016년부터 한의치매 예방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례를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그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결과 분석을 통해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그 지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매년 치매관리에 관한 지원계획을 세울 때 한의치매 예방관리사업도 포함시켜 수립하도록 해 좀 더 효과적인 치매관리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이번 조례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제정돼 그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특히 어르신들은 한의학적 치료에 호감도가 매우 높고, 가장 편안하게 방문하는 의료기관이 한의원일 것이다. 실제 한의치매 예방사업만 해도 지난해 사업 참여자의 만족도는 89%에 달하고 있다. 초고령도시인 부산에서 노인친화적인 조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부터 한의치매 예방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의학적 치료가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국가적 치매 관리비용도 줄이고, 한의계에도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수혜자인 어르신들이 만족하고 또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의치매 예방사업에 대한 평소 생각은? “지금까지 부산시와 부산시한의사회가 함께 진행해온 한의치매 예방사업의 결과 분석을 보면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고, 사업 효과 측면에서도 인지검사의 점수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등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치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전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효과가 있다면 한의학이든 양의학이든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기회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근거 조례를 만든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Q. 2016년 ‘부산 한방난임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한의계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는? “한의치료를 통해 난임을 극복한 개인적 경험이 있기도 하고, 실제 조사를 해보니 한의난임치료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있었다. 이런 결과치라면 충분히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에서는 한의약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한의학적 지원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 분석도 철저히 병행하도록 하여 효과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49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의의료를 육성·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고유의 한의의료기술을 잘 지키고 또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부산시민의 맑은 물 확보를 위한 취수원 다변화사업, 다자녀 정책 완화 등을 통한 저출생 극복 문제, 장애인 치과 진료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문제 등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Q. 어떠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치인은 희망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에 당장은 해답을 찾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문가 및 시와 의회에서 일하는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시민들의 삶의 질도 아주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러한 믿음으로 한걸음씩 내딛을 것이다. 하지만 해답을 주기보다 먼저 공감하는 정치인, ‘내 맘을 알아주는 사람, 이종진’으로 기억되고 싶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진화하는 한의학

‘시스템생물학 통한 변증의 과학적 접근’, ‘chatGPT가 한의학 이해할 수 있을까’ 발표 박히준 회장 “연구자들의 성과가 적극 공유되고, 임상 한의사들과 동반성장하길 바라” 경락경혈학회, 제2차 온라인 학술아카데미

경락경혈학회(회장 박히준)는 지난달 29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진화하는 한의학’이라는 주제로 온라인(ZOOM)을 통해 기초연구자와 임상 한의사가 함께하는 제2차 온라인 학술아카데미를 개최했다. 박히준 회장(사진)은 “최근 chatGPT 등 신기술에 한의의료 가치의 접목이 고려되는 가운데 ‘기초연구를 알면 10년 뒤 한의학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모토로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했다”며 “이를 통해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가 적극 공유되고, 임상 한의사들과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특화된 분야의 정보를 시공간적인 벽을 넘어 함께 교류되는 ‘통섭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봉효 대구한의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 아카데미에서는 △시스템생물학을 통한 변증의 과학적 접근 방안(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ChatGPT가 한의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김창업 가천대학교 교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의학과 인공지능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연구 내용이 공유됐다. ◆빅데이터·AI···한의학-시스템생물학의 ‘연결 도구’ 이상훈 박사(사진)는 변증(辨證)을 ‘질병의 기저에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 군집의 패턴을 찾아내는 행위’로 재정의하고, ‘기허(氣虛)’를 예시로 실제 한의 변증을 어떻게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법을 공유했다. 이 박사는 기허(氣虛)라는 한의학적 개념을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도구를 사용해 이해를 돕고자 △기허를 치료하는 한약재가 공유하는 타깃 메커니즘 △기허의 대표 증상이 공유하는 타깃 메커니즘이라는 두 가지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 박사는 기허를 치료하는 한약재가 공유하는 타깃 메커니즘 연구를 위해 보기약재(保氣藥材) 간 공통으로 발견되는 성분이면서 다른 한약재에서는 발견 빈도가 낮은 성분을 ‘코어컴파운드(핵심 성분)’로 정의하고, 코어컴파운드가 타깃팅하는 생물학적 기전(약물 작용 경로)을 찾았다. 이어 ‘DAVID(Database for Annotation, Visualization and Integrated Discovery)’라는 생물학적 타깃 예측 도구를 통해 분석해 보기약재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타깃에서 아미노산 합성, 단백질 및 탄수화물 소화, 미네랄 흡수 등의 데이터를 추출했다. 이를 다시 카테고리화하자 결국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생물학적 기전이 가장 중요한 기허 한약재의 타깃이 됐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 박사는 “기허를 다스리는 한약재들의 고유한 치료 타깃이 에너지 대사라는 것을 볼 때 선조들이 에너지 대사의 장애를 기허라고 정의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며 “만약 기허를 에너지 대사의 장애라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재정의한다면 우리는 에너지의 대사 상태를 진단하는 도구를 만들어 기허의 현대적 진단기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또한 기허의 대표 증상이 공유하는 타깃 메커니즘 연구에서는 WHO 표준용어집과 연구 논문 등에서 기허의 증상(피로, 다한, 어지러움 등)을 뽑고, 이를 ‘UMLS(질병 분류 및 유전자 기능 정보)’의 ‘CUI(개념 고유 식별자)’를 활용, 코드화해 기허의 여러 Symptom(증상)이 공유하는 Gene(유전자)와 이와 관련 공통의 생물학적 기전을 추출해 ‘기허’라고 불리는 다양한 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현되기 위한 공통의 타깃 메커니즘을 도출했다. 이 박사는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계와 관련된 경로의 손상이나 아미노산, 탄수화물 대사 경로 등의 손상이 기허의 증상들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는 공통의 생물학적 경로임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현재 생물 정보와 데이터베이스는 아직 미완성이고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로, 한의학의 증상들을 모두 해석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런 식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가다 보면 우리가 한의학에서 막연하게 기허라고 변증하는 것보다는 생물학적 패스웨이(작용 경로)가 망가졌을 때 이런 증상들이 동시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한의학의 고전적 개념’을 ‘현대 생물학적 개념’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생물정보학의 빠른 발달은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매우 복잡한 인체 내의 생물학적 현상을 빅데이터와 AI의 도움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 향후 생물정보학의 도구를 활용해 한의학의 모호한 임상적 정의들을 현대적인 언어로 재정의할 수 있는 방법론을 공유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한의학의 미래 혁신은 고유 지식 체계와 AI의 통합” 김창업 교수(사진)는 chatGPT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s)’에게 한의학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공유했다. 김창업 교수에 따르면 chatGPT(openAI 개발)는 생성형 거대언어모델(generative large language models)로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대화형으로 훈련시킨 모델이다. GPT는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기보다 입력 문장의 다음 단어를 예측함으로써 문장을 생성하는 사전학습모델로, 인간의 표식(labeling)이 필요 없는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공지능 개발의 병목이었던 대량의 학습데이터 확보가 용이하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chatGPT는 두 가지 종류로 각각 GPT-3.5와 GPT-4에 기반해 있다. 이 chatGPT는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변호사 시험, 생물 올림피아드 등 각종 시험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미국 의사시험에서 이미 높은 성적을 기록해 의료 인공지능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앞서 김창업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모델을 한의학 인공지능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를 평가하기 위해 테스트한 결과, GPT-4가 2022년 시행된 한의사 국가시험에서 평균 57.29%의 정답률을 기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의 동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개념으로서, 오픈소스 기반의 모델과 폐쇄형 소스 기반의 모델, 모델의 크기와 학습데이터의 크기, 자기지도학습 (self-supervised learning)과 전이학습 및 미세조정(fine tuning), 인컨텍스트 학습(in-context learning) 등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거대 언어모델에게 한의학을 가르치는 방법으로 △Pre-training을 통한 사전학습모델(기본모델)부터 한의학 데이터 활용법 △메타(Meta)의 LLaMA나 Stanford Alpaca 등 오픈소스로 공개된 기본모델 및 대화형 모델에 한의학 지식을 미세조정(fine tuning)하는 방법 △서비스되는 모델의 API 활용에 있어 언어모델에게 별도로 한의학 DB문서 입력 및 추론 과정을 고도화시키는 ‘Rerieval/·Gluing-based’ 방법에 대해 소개하며, 각 장단점과 효과적인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GPT-4가 작성한 요점을 인용해 “우리는 시작점에 불과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지식과 기술의 결합은 우리의 치료법, 환자에 대한 이해, 그리고 한의학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사실”이라며 “한의학이란 고유의 지식 체계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리 모두의 열정과 호기심,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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