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레이저 시술 허용 안 된다는 객관적 자료 기록상 찾을 수 없어”
[한의신문] 한의원에서 실제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일반 환자인 것처럼 가장해 한의원의 레이저를 활용한 피부미용 시술을 비방하는 내용의 후기를 작성하고 별점 1점을 부과한 의사 2명에게 법원이 업무방해죄를 인정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실제 한의원 진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 마치 실제 해당 한의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처럼 하면서 근거 없이 한의사의 레이저 활용 치료가 불법이라는 등의 후기를 남기는 것은 물론 별점 1점을 부과하는 소위 ‘별점테러’를 한 의사 A·B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소비자로 가장해 홈페이지에 댓글·벌점 테러 자행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C한의원에 방문해 레이저수술기나 고주파자극기 등을 이용한 피부미용 진료를 받으려 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불구, ’24년 8월14일 C한의원 후기게시판에 접속해 일반적인 소비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색소 레이저 치료 알아보다가 들어갔는데 웬 한의원이었네요 시간 날렸어요”라는 내용의 댓글을 게재하고, 별점 1점을 부과해 C한의원에서 비정상적이고 저품질의 미용시술을 하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남겼다.
또한 B씨도 같은날 일반소비자로 가장해 C한의원의 후기게시판에 “피부미용 광고하길래 받으러 가려했더니 한의원이었네요...레이저나 초음파 미용시술은 한의사들은 시행불가하다는 대법원 판례 있습니다. 불법시술 받지 않으시도록 주의합시다!”라는 내용의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부과, 이들 모두 영업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A·B씨는 모두 업무방해를 하려한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업무방해 및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A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댓글은 직접 방문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면서 “B씨의 경우에도 당시 울릉도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레이저 침치료 및 적외선 치료를 통한 피부미용 시술을 받아본 사실도 없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레이저 치료를 받기 위해 검색하다 해당 한의원을 찾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 “레이저 기기 시술 허용되지 않는다는 객관적 자료 없어”
특히 판결문에서는 C한의원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거나 레이저기기 및 초음파 기기 이용 시술 등의 허용 여부가 명백하지 않음에도 불구, A·B씨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확인 절차 없이 해당 한의원을 비정상적이고 저품질의 미용시술 및 허용되지 않은 불법 미용시술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악의적인 댓글을 단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고객들은 C한의원의 홈페이지나 광고 등을 통해 진료 내용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진료의 품질·효능 등에 관한 다른 방문자들의 평가 및 후기는 중요하고, 실제로 고객들의 한의원 방문 및 치료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보인다”면서 “피고인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작성한 것은 일반 고객들로 하여금 ‘마치 G한의원에서 이뤄지는 색소 레이저 치료, 레이저 기기 및 초음파 기기 이용 시술 등이 불법이라거나 품질·효능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경험적인 정보 또는 평가를 얻는다는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필적으로 업무방해 인식·용인하면서 한 것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실제로 영업에 관한 업무에 대한 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면서 “아울러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피해자 운영의 C한의원의 고객들로 하여금 진료 내용의 품질 및 적법 여부에 관한 오인과 착각을 일으키고 이로써 피해자의 한의원 영업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용인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판결문에서는 당시 C한의원을 대상으로 악성 댓글이 집중적으로 작성된 정황도 담겼다.
실제 ’24년 8월14일 전직 H협회장이 SNS에 해당 한의원의 ‘피부미용 비급여 항목 안내표’ 사진을 게시하면서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으며, 서로 일면식이 없던 피고인들도 같은날 문제의 댓글을 작성했으며, 피고인들의 댓글 외에도 C한의원을 대상으로 100여 개의 악성 댓글이 집중적으로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 목적의 댓글(?)…“근거 갖춰 관계기관에 민원 제기했어야”
피고인들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이용해 레이저 치료 등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밝히거나 불법 의료행위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정으로 공익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짧고 근거가 빈약하며 가벼운 어조의 글을 후기게시판에 남길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내용과 근거를 명시해 관계기관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더욱이 피고인들이 한의원에서는 색소 레이저 치료와 레이저·초음파 기기 이용 시술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의 진위 여부나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진지하게 조사하려 노력했다는 자료나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방법…“죄책 가볍지 않아”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 “비정상적이고 저품질의 시술을 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댓글을 작성하고 낮은 별점을 부과해 피해자의 한의원 영업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범행의 경위·내용 및 방법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과 관련 C한의원 D원장은 “같은날에 악의적인 댓글과 1점의 별점테러가 쏟아져, 실제로도 많은 경영상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는 일반 환자의 후기가 아닌 조직적으로 이뤄진 허위 리뷰라는 판단에 따라 고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사례가 앞으로 잘못되고 편향된 인식 아래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행태에 경종을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같은 의료인을 폄훼하고 헐뜯는 행태를 멈추고, 한의사와 의사가 협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국민 건강과 더 나은 미용 의료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에서 지원에 나선 대한한의사협회 서만선 부회장(클린-K특별위원장)은 “한의협에서는 한의사가 레이저 의료기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활용해 의료행위는 정당하다는 것을 적극 알려나가고 있으며, 악의적인 댓글 등의 활동들도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근거 없는 한의약 폄훼에 적극 대응해 일선 회원들이 안정적인 진료환경에서 국민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술적으로 근거를 지원한 장인수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한의사의 임상역량 및 보다 안전한 시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활용에 대한 근거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 1 한국한의약진흥원 통폐합, 한의약 '육성'인가 '고사'인가?
- 2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 3 ‘예방접종관리법안’ 추진…한의사, ‘이상반응 감시체계 주체’로 명시
- 4 ‘한의협 미용의료 안전성 교육’ 이수 한의사 500명 돌파
- 5 日 일왕가의 절망 치유한 19세기 漢方醫, 현대 통합의료에 질문을 던지다
- 6 한의학 전문 AI ‘한의비서’ 서비스 시작
- 7 국무회의 앞둔 ‘8주룰’…“추간판·힘줄 파열도 ‘경상’인가!”
- 8 한의협, 22대 국회 후반기 계류 법안 등 현안 해결 속도전
- 9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 1987년부터 인정받아온 한의시술”
- 10 비대면진료, 12월 시행…“한의, 첩약·변증·CPG 기반으로 설계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