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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8일 (화)

꼬마빌딩에서 ‘똘똘한 한 채’로, 그리고 그 다음은?

꼬마빌딩에서 ‘똘똘한 한 채’로, 그리고 그 다음은?

다양한 생활 속 조세·법률 상식 ⑬
– 2026년 세제개편안

박진호 변호사님.jpg

 

박진호 변호사

-한의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조물주 위에 건물주’, 꼬마빌딩의 좋았던 시절


한동안 상업용 부동산, 이른바 꼬마빌딩은 자산가들의 로망이었다. 임차인이 채워진 건물에서는 매달 월세가 들어왔고, 상권이 발달하면 임대료와 건물 가치가 함께 올랐다. 보유기간 동안의 수익률이 좋았다. 나가는 문도 넓었다. 건물주가 되려는 매수 대기 수요가 두터워 매도하기도 쉬웠고, 매도하지 않더라도 증여 상속을 계획할 만했다. 증여·상속의 단계에서 꼬마빌딩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재산을 ‘시가’로 평가하여 과세한다. 그런데 아파트와 달리 꼬마빌딩은 위치와 규모, 임차 현황이 제각각이어서 비교할 만한 유사 매매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세법에 따라 보충적 평가방법, 즉 토지는 개별공시지가로, 건물은 국세청 건물 기준시가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통해 합법적으로 상속·증여세를 아낄 수 있었다. 알짜배기 건물은 파는 것이 아니라 물려주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저물어 가는 꼬마빌딩의 시대


그런데 위와 같은 두 가지 이점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먼저 상권의 약화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 사회의 소비가 온라인과 배달 위주로 재편되고, 회식문화도 급변했다. 골목 상권 곳곳에 공실이 늘었고, 임대료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 보유기간 수익률이 급격히 잠식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과세 방식의 변화다. 국세청은 2020년부터 이른바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을 시행하여, 기준시가로 신고된 부동산에 대해 과세관청이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하고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아 상속·증여세를 과세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규모는 해마다 커졌고, 대상 역시 꼬마빌딩을 넘어 고가 주택, 비상장주식에까지 확대됐다. 시행 후 5년여간 이뤄진 1400여 건의 감정평가에서 납세자가 신고한 6조 5천억 원의 재산가액은 11조 7천억 원으로 평균 80%나 늘어났다. 대법원은 지난 5월 과세관청의 감정평가를 통한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러한 과세 실무에 힘을 실어 주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납세자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나중에 과세관청이 더 높은 가액으로 감정평가를 해 올 위험을 안고 기준시가로 신고하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스스로 감정평가를 받아 신고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결국 꼬마빌딩을 구매하여 보유할 유인 중 하나가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꼬마빌딩의 매력이 줄어드니 이를 매수하는 이들도 줄어들었다. 들어오는 월세는 예전 같지 않은데, 물려줄 때 낼 세금도 늘었고, 팔기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보유단계의 수익률과 처분단계의 기대수익이 함께 낮아지니, 꼬마빌딩은 각광받는 투자처로서의 지위를 잃어갔다. 

 

박진호 변호사2.jpg

 

똘똘한 한 채, 그리고 120억 원 아파트


같은 기간 주택시장에서는 반대 현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정책이 지속되자 집 여러 채를 정리하여 한 채의 비싼 집을 구매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한 거래에 관한 소문이 돌았다. 거칠게 말하면 약 20억 원에 구매한 아파트를 10년동안 거주 및 보유하다 120억 원 가까이에 매도한 뒤 양도소득세를 9억 원 남짓만 낸 사례가 화제가 된 것이다.


1가구 1주택 12억 비과세 효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모두 적용받은 결과, 양도차익이 100억 원에 달하면서도 실효세율이 약 9%에 불과했다. 보유세가 다소 부담이 되지만, 거주 편의를 누리면서 공실 걱정과 임차인 관리 부담 없이 처분 단계에서 세 부담을 거의 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자산가들이 초고가 주택을 꼬마빌딩의 대체재로 여기며 고가주택 구매 대열에 합류한 배경이다. 어떤 연예인이 어느 빌딩을 얼마에 샀다는 기사 대신, 어느 고가주택을 얼마에 샀다는 뉴스가 잦아진 것도 이 즈음부터다. 국세청이 2025년부터 감정평가 사업의 대상을 주거용 부동산으로까지 넓힌 것도, 자산가들의 투자 궤적을 뒤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2026년 세제개편안, 초고가 주택을 겨냥하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고가주택을 보유단계와 처분단계 모두에서 세 부담을 늘어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유단계에서 부담하는 종합부동산세부터 보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2027년 70%로 오르고(일부는 2028년 80%까지), 과세표준 6억~12억 원 구간의 세율은 1.0%에서 1.3%로, 12억~25억 원 구간은 2.0%까지 오른다. 여기에 전년도 세액의 150%까지만 고지되도록 하던 세부담 상한도 200%로 상향된다. 고가주택은 당분간 어림잡아 매해 종합부동산세가 2배씩 늘어나게 된 셈이다.


처분단계에서 부담하는 양도소득세는 어떨까? 현행 양도소득세 제도는 1세대 1주택을 매각하면 매도가액 12억 원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은 비과세 처리하고,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보유기간 1년당 4%, 거주기간 1년당 4%씩 최대 80%를 공제한다. 세법개정안은 이를 거주기간 기준으로 전환하고, 공제금액 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2028년 양도분은 20억 원, 2029년 이후 양도분은 10억 원까지만 공제된다. 이는 고가주택을 매도하는 경우 세후수익률을 잠식하는 역할을 한다.


사례를 들어보자. 오래 전 8억 원에 취득한 아파트를 60억 원에 매도하게 된 10년 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는 현행 약 3억 4천만 원에서 2028년 약 10억 원, 2029년 이후에는 약 14억 9 천만 원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난다. 앞서 본 120억 원 매도 사례에 개편안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10년 거주를 채웠다고 가정해도 공제한도는 10억 원에 불과하므로, 단순 계산으로 양도소득세가 9억 원대에서 약 39억 원까지 불어난다. 실효세율이 10% 미만에서 40% 수준으로 뛰는 것이다. 그마저 거주를 채웠을 때의 이야기이고, 거주하지 않은 주택이라면 공제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덜 똘똘한 한 채’ 현상? 고가주택의 매도 타이밍?


계산기를 두드려 본 이들 사이에서는 벌써 ‘덜 똘똘한 한 채’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개편안에 따르면 30억 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실거주한 주택은 보유단계, 처분단계 모두 세부담이 다소 줄게 설계하였기 때문이다. 이 가격대 주택은 매도하더라도 공제한도에 걸리기 어렵기 떄문에 실제 거주할 수만 있다며 종전보다 나빠진 것은 없는 셈이다.


그보다 고가인 주택은 2028년이 지나기 전에 처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공제한도가 20억 원인 2028년에 파는 것이 10억 원으로 줄어드는 2029년 이후에 파는 것보다 유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늘 그랬듯 확정적으로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오로지 세금만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할 필요도 없다. 세제의 변화와 함께 각자의 거주 만족도, 자산관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시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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