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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3일 (토)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건 공동체의 의무”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건 공동체의 의무”

“유이태(劉以泰)인가, 유의태(柳義泰)인가? 사실 왜곡해선 안 돼”
유철호 한의사학 박사, 잘못된 역사 바로 잡기 일관된 집념의 길
<유이태> 평전 발간···산청군청의 조작된 ‘류의태 성역화’ 고발

“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IT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유철호 박사(경희대학교 한의사학·75세). 그의 여생 최고 목표는 질병 없는 세상을 염원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이자 선비 의사인 ‘유이태’를 바로 알리는 것이다. 바로 알리기 위해선 잘못된 것부터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그의 투쟁기는 1965년부터 시작됐다. ‘류의태’라는 이름이 학술논문에 처음 등장한 시기다. 올바름을 찾기 위한 그의 발걸음을 쫒아봤다.

 

유철호 박사님2.jpg

 

1965년 출판사 박우사가 펴낸 ‘인물한국사’에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을 조명하는 글에 처음으로 유의태(柳義泰)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그는 허준의 스승으로 소개됐다. 이 글을 참조하여 제작된 1975년 MBC-TV의 허준 일대기 드라마 ‘집념’에서도 유의태는 허준 스승으로 묘사됐다.

 

이후 1990년에 발간된 이은성 작가의 ‘소설 동의보감’, 1991년 MBC-TV의 드라마 ‘동의보감’과 1999년에 방영된 ‘허준’에서 유의태는 늘 허준에게 자신의 시신을 맡겨 해부학 실습을 도운 스승이었다. 1984년부터 이때부터 유철호 박사는 논문 저자, 소설 작가, 드라마 작가를 찾아다니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의태’는 소설과 드라마 속의 허구 인물

 

“인물한국사 논문 <허준>을 쓴 저자로부터 ‘논문 오류를 인정한다.’라는 사과를 받아냈고, 드라마 작가들로부터도 간접적인 사과를 받거나, ‘유의태의 모델 인물은 유이태’라는 것을 ‘문학포럼’에 직접 발표하는 등 잘못된 점을 시인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허준’ 광풍이 불자, 이를 기회로 삼아 경남 산청군은 1999년 유의태를 산청의 의학 인물로 선정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의보감촌 조성, 한의학박물관 건립 등을 하면서 온갖 곳에 류의태 초상화 전시, 류의태 동상· 가묘·묘비·기념비를 설치했고, 류의태 약수터와 류의태/허준 해부동굴을 조성했고, 류의태를 기리는 숭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유의태와 허준 이야기’ 도서 발간 등 성역화 작업에 열을 냈다.

 

류의태상.png

 

“산청군청을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산청군청에서는 나를 단군 이래 최고 악성 민원인으로 선정할 정도였다. 관계자들에게 류의태는 허구의 인물이고, 실제 의원은 유이태라는 사실을 사료를 근거로 귀가 따갑도록 외쳐댔으나 그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이미 엄청난 예산을 들여 조성된 류의태 성역지를 백지화시킬 수 없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왜곡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면 그것은 큰 죄를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산청의 어느 가문은 허구 인물 류의태를 족보에 등재하고, 그 마을에 유허비를 세웠다.”

 

“역사 왜곡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

 

그가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산청군청의 군수, 관계자 면담은 물론 1인 시위, 궐기대회, 학술토론회, 유이태 기념관 개관 등 끊임없이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도 산청군청의 류의태 미화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유 박사는 왜 그토록 조선의 명의 ‘유이태’에 집착할까? 산청군 생초면 출신의 유 박사에게 같은 생초면 출신인 유이태(1652~1715)는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와 다를 바 없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유의태가 소설과 드라마 속의 가상 인물이라면, 유이태는 역사 속에 실재했던 입신양명의 뜻을 접고 질병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백성과 생사고락을 함께하였고, 백성을 위한 진정한 의원이었다.

 

유철호 박사님3.png

 

유이태는 40년간 산청군의 향의(鄕醫)로 백성들의 질병을 치료했으며, 노년기에는 임금 숙종 의 위중한 병을 치료했고, 조선인 최초의 홍역 전문 치료의서 ‘마진편’을 저술한 것을 비롯 ‘인서문견록’, ‘실험단방’ 등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서를 저술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법을 후대에 전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또 훌륭한 의서를 남긴 것 외에도 일생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인생5도(삶의5도), 효도(孝道), 시도(施道), 정도(正道), 의도(醫道), 수도(壽道,修道)와 환자를 치료하면서 의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仁術 5道를’강조하고 실천한 인물이다.

 

그가 실천한 인술5도는 다음과 같다. △인의도(仁義道): 어질고 의로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였다. △정성도(精誠道): 환자를 정성을 다하여 치료했다. △근면도(勤勉道): 끊임없이 의학 연구에 매진했으며, 환자 치료에 헌신했다. △청렴도(淸廉道): 진료 과정에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화목도(和睦道): 환자의 마음을 평안하도록 했다.

 

유철호 박사님4.jpg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를 평생 연구한 유철호 박사는 그동안 ‘유이태의 생애와 마진편 연구’(박사 논문), ‘조선의 명의 유이태 연구’, ‘마진편 저자와 저술시기에 대한 고찰’(이상 연구논문)을 비롯 ‘기억하고 싶은 조선의 참 의원 유이태’, ‘조선의 명의 유이태와 허준의 스승 류의태는 누구인가’, ‘설화 속에서 현실로 나온 산청의 신의 유이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 등의 숱한 책을 펴냈다.

 

유 박사는 많은 연구 논문과 저술 활동을 하면서 마지막 문장 또는 표지에 꼭 표기하는 글이 있다. 유이태의 저서 ‘인서문견록’에 나오는 그의 유훈 시(詩)의 한 대목이다. “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盖無病都無用/개무병도무용, 願書閣長不尋/원서각장불심).”

 

유철호박사님.png

 

그는 말한다. “드라마와 소설 속 허구 인물 류의태를 마치 실존 인물인 것처럼 포장하고, 그를 중심으로 온갖 기념사업과 홍보를 펼치는 행위는 매우 개탄스런 행태다. 허구의 역사, 왜곡의 역사는 단절돼야 한다. 올바른 역사관을 회복하고 정직한 길을 걸어야 할 때다. 역사는 바로 잡혀야 한다.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의 의무다. 거짓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순 없다. 산청군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진실된 역사를 물려주겠다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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