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30여 년간 내려진 국가기관의 법적·행정적 판단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는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순상 대전대 한의대 학생·이재현 윤빛한의원장·정혜린 이비안한의원장·허예인 다래한방병원장·서형식 부산대 한의전 교수·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교수·곽도원 광진경희한의원장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한국의사학회지’ 최근호에는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행정적 판단 동향 고찰’이라는 논문을 게재, 1987년 보건사회부 행정해석을 시작으로 건강보험 급여기준, 보건복지부 질의회신, 법원 판결, 검찰 불기소처분 및 경찰의 불입건·불송치 결정 등의 관련 자료를 시계열적으로 검토했다.
1987년 레이저침, 침술료 적용 대상으로 인정
레이저라는 물리 에너지를 이용한 자극 기술은 한의 임상에서 침술의 한 유형으로 취급됐으며, 1987년 보건사회부에서는 행정해석을 통해 한방진료수가기준의 침술료 적용 대상을 재래침에 한정하지 않고 레이저침·전자침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한방의료행위로서 레이저침을 활용하는 것이 적법함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의료인이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현대성 여부와 무관하게 행위의 본질에 따라 의료행위를 인정하고 급여를 산정하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1994년 보건사회부는 레이저침을 한의치료를 위한 침술로 볼 수 있어 한방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회신하는 한편 같은 해 레이저침술은 건강보험 급여의 독립 항목으로 신설해 기존 재래침 수가에 포섭하여 적용하던 단계에서 제도화가 한 단계 진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레이저침과 관련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온 것은 레이저침으로 대표되는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이 수가의 청구·심사 체계에서 지속적으로 유효한 단위행위로 기능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요양기관과 보험자 간의 수가 산정 기준과 절차에 대하 안정적은 준거를 제공해 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2012년 프락셀(레이저)도 한의의료행위 판단
2012년 보건복지부는 한의사의 프락셀(레이저) 사용의 한의의료행위 해당 여부를 묻는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의 질의에 대해 “해당 시술 과정에서 사용되는 프락셀(레이저)은 한방건강보험 요양급여에서도 인정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회신, 1994년 레이저침술 급여 항목의 신설 취지가 실제 의료 현장 및 행정 판단의 근거로 일관되게 적용디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2015년에는 한방레이저의학회와 함소아제약이 공동 개발한 탄산가스( CO₂)를 사용해 조직의 절개, 파괴, 제거 및 통증 완화를 사용 목적으로 개발된 레이저 수술기 ‘하니매화레이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검찰, 한의원 CO₂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 ‘혐의 없음’
2019년 대구의 한 한의사가 CO₂ 레이저 조사기를 사용해 여드름 환자를 치료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서 대구지방검찰청은 이 의료행위에 대해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혐의 없음(범죄인정안됨)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의료법이 의사·한의사의 업무를 세부적으로 열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면허범위 일탈 여부는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 정립된 판단 기준, 즉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목적, 관련 법령의 규정과 취지, 행위의 학문적 원리, 구체적 행위의 경위·목적·방법 및 의·한의대 교육과정과 국가시험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인용했다.
연구진은 “이 사례의 경우 특정 시술 수단의 제작 원리는 한의사 면허 범위 일탈의 근거와는 무관함을 시사하며, 종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제시한 다요소 판단기준에 비춰볼 때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활용이 합리적으로 포섭되는 범위임을 확인한 검찰 판단 사례”라고 밝혔다.
“특정 의료기기 종류를 근거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금지할 수 없어”
2023년 서울 동대문구의 B한의원이 혈액검사 진단기기와 RF needle,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레이저, 저주파 의료기기 등을 진료에 사용하고 있음을 이의제기한 민원에 대해 동대문구보건소에서는 레이저, 고주파, 초음파, 자동진단 기기는 한의사가 사용이 가능하다고 본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인용해 한의사가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또한 같은 해 보건복지부도 한의사의 피부미용 목적 초음파·레이저·고주파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민원과 관련 특정 의료기기의 종류만을 근거로 한의사의 레이저 등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2025년 이후 불입건·불송치 결정 지속돼
연구진은 2025년 이후 한의사의 레이저 및 미용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서도 혐의없음 결정이 연이어 내려졌다고 밝혔다.
청주지역 한의원의 실 리프팅과 CO₂ 레이저, 토닝 시술 사건에서는 경찰이 해당 행위가 법령상 저촉되는 행위가 아니며, 폭넓게 허용도고 있음을 결정의 이유로 제시하는 한편 특히 2004년 이후 (한의과대학) 교과 및 실습으로 레이저 침구의 사용이 자리잡았으며, 이것이 한방피부과 진료용으로 합법적으로 사용되어온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범죄행위의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서울 관악구 D한의원의 레이저 제모, 리프팅 시술 사건에서도 경찰은 새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더라도 이것을 면허 외 의료해우이로 판단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 한의사의 레이저 및 고주파 시술의 업무영역 내로 인정한 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등을 토대로 불입건(혐의 없음)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E한의원에서 국소마취제를 도포한 뒤 레이저·초음파·고주파 의료기기를 활용한 미용시술과 관련해서도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경찰은 한방피부과가 독자적인 진료 영역으로 인정되고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레이저수술기를 한방행위 관련 장비로 분류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2026년 부산지역 F한의원의 레이저·고주파 등 의료기기 사용 사건에서도 경찰은 특정 의료기기의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 없으며, 면허 범위 여부는 교육과 수련 수준과 관련 판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불입건 결정했다. 아울러 같은 한의원에서 의료용 아산화질소와 산소를 통증 완화 및 진정 목적으로 사용한 사건 역시 면허 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됐다.
표준화된 레이저 교육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연구진은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레이저 치료의 실제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는 점 △보수교육에서 레이저 의료기기의 임상 활용이 다뤄지고 있다는 점 △한의사국가시험에서 레이저 시술의 적응증 및 주의사항 등이 출제범위에 포함된 점 등은 국가기관의 법적·행정적 판단 흐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면서 “이러한 교육 내용과 국가시험 출제 범위가 향후에도 일관성 있게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각 한의과대학에 대한 표준화된 관련 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학교별 교육 편차를 최소화하고 레이저 의료기기 활용에 관한 한의사의 전문적 역량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된 법적·행정적 판단을 체계적인 관점에서 검토함으로써 행정 및 사법기관이 일관된 기조 아래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해 왔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향후 한의사 관련 의료정책 설계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이저 의료기기를 활용한 시술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통증 관리 문제는 환자의 인권 보호 및 진료의 질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최근 수사기관이 한의사의 국소마취제 도포 및 가스 마취 사용에 대해 불송치 또는 불입건 결정을 내린 사례는 이러한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 다룬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판단 동향과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