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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8일 (일)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한의사가 되겠다!”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한의사가 되겠다!”

두려움으로 시작했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기회’


김솔이3.jpg
동국대 한의학과 3학년 김솔이

 


우즈벡 누크스로 해외의료봉사 떠나다

우즈베키스탄 한의약 해외의료봉사는 누크스에 설립된 IMKON이라는 장애아를 위한 특수시설에서 이뤄졌다. 누크스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서도 비행기로 약 1시간 정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카라칼파크스탄 자치 공화국의 수도이다. 이름조차 낯선 땅과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설렘, 내 역할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에 시간이 유독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았다.

누쿠스에 도착한 첫날은 IMKON의 시설을 둘러보고, IMKON의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허영진 단장님의 강의가 진행됐다. IMKON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후원으로 지어진 건물로, 만 7세까지의 장애아를 위한 유치원과 만 16세까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아동병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진료가 무료로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좋은 시설과 의료진 덕분인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타슈켄트에서부터 방문하는 아동들도 많다고 하였다. 한국에서부터 좋은 시설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잘 꾸려진 유치원과 수영장까지 보고 나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또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니, 의료진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료진분들의 열정은 허영진 단장님의 강의 시간에도 엿보였다. 통역을 거쳐야만 하는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질문하며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강의는 의료진분들뿐만 아니라, 한의대생인 나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소아과 시간에 글로 배우며 머리에만 담아 왔던 내용이 영상 속 아이들이 치료되는 모습과 직접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 시연을 보니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 장애 아동 진료의 목표는 ‘원래의 자기 모습 만들기’라는 말씀이 가장 마음을 울렸다. 아이가 본래의 모습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의료인이 해야 하는 일이다. 20년이 넘도록 장애아동 치료에 헌신하신 단장님의 확신에 찬 말씀이 언어의 벽도 넘어 그날 강의를 들은 모두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환자들과 마음이 통하다

둘째 날부터 사흘 동안은 본격적인 진료가 진행됐다. 나는 김영삼 진료부장님의 보조를 맡게 됐다. 여러 종류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방문했는데 그중 많은 아이가 잘 걷지 못하였고, 그 외에도 대다수가 청력 장애, 척추측만증, 다운증후군, 발달장애를 겪고 있었다. 

태어나서 침을 처음 맞아보는 아이들에게 낯선 외국인의 침 치료는 무서울 수도 있는 일임에도 우리를 믿고 와 주신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얼마나 아이의 치료에 대한 간절함이 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우는 아이를 달래서 치료를 받으려고 애쓰시던 어머니, 손자의 귀가 들렸으면 하는 바람에 구하기 어려운 약재를 다시 물으러 진료 시간이 끝난 후에 찾아오셨던 할머니, 아이가 언제쯤 걸을 수 있을지에 관해 물은 수많은 보호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김영삼 진료부장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네 몸은 네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따라 하라고 하셨다. 이 말은 허영진 단장님께서 말씀하신 아이의 원래의 자기 모습 만들기라는 말과 통한다고 느껴졌고, 아마 아이들의 마음에 진하게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말을 내뱉기 전과 후는 다르다. 부장님의 진심이 닿았는지 한 아이는 부장님 같은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볼펜 한 자루를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존경하는 사람의 펜으로 시험을 보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누군가의 꿈이 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다는 것은 뭉클한 일이었다.


IMKON,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

일주일간의 일정은 하루가 지나가는 게 매일 밤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일정의 초반에는 첫 해외봉사인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한 사람의 몫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경직된 상태로 시간을 보냈고, 빨리 한의사가 돼 나도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무엇보다 진심이 전해지는 모습과 통역 선생님이 진료실 밖에서도 아이들에게 좋은 말들을 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5년 동안 한의학을 공부한 나보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는 통역 선생님이 의료인이 가져야 할 자세를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봉사활동에서는 언제나 봉사자가 더 많은 것을 얻고 간다고 생각해왔지만, 이번 봉사는 유독 아쉬움이 남고 너무 많은 것을 배워가기에 감사함으로 가득한 봉사였던 것 같다. 한의사 단원, 일반 단원, 사무국과 통역 봉사자, 현지 의료진까지 모두 좋은 분들이었기에, 본받아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IMKON은 우즈베크어로 ‘기회’라는 뜻이다. 누크스 IMKON이 장애아동들에게 기회가 되어주었듯, 나에게도 IMKON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기회가 됐다.

 

김솔이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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