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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2일 (월)

치솟는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에 한의계 ‘골머리’

치솟는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에 한의계 ‘골머리’

일방적 가격 올리기에도 처리 시설 부족으로 ‘전전긍긍’
소각시설 전국 13곳 불과…신규 설치도 주민 반대로 번번이 무산
政, 폐기물 저감 대책 내놨지만…“업체 단속·처벌 이뤄져야”

의료폐기물.jpg<사진=게티이미지뱅크>

 

 

#. A한방병원은 올해 초 급격히 인상된 의료폐기물 비용으로 인해 홍역을 치루고 있다. A한방병원과 의료폐기물 처리계약을 맺은 B업체 때문이다. 이 업체와는 지난해 의료폐기물 처리비용을 kg당 500원에 처리하기로 협약을 맺었었다. 그러나 B업체는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 부족을 이유로 올해 초 처리비용을 kg당 1000원으로 올리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A한방병원은 즉각 항의했지만 그 뿐이었다. 업체를 바꾸려 해도 다른 업체들도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올려버렸기 때문이다.

 

갈수록 치솟는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으로 인해 일선 한의의료기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 부족을 이유로 업체 측이 일방적인 가격 올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는 소각장과 병원, 폐기물 수거업체 간의 3자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소각업체의 동의 없이 의료기관이 처리 업체를 바꾸기 어렵게 돼 있는 구조다.

 

이로 인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소각 업체끼리 서로의 거래 병원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암묵적으로 합의하거나 13개 소각 업체가 계약시기마다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처리 비용을 인상하는 가격 담합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의료폐기물은 지난 2013년 14만4000톤에서 2017년 20만7000톤으로 무려 43.7%나 급증해 의료폐기물의 처리 비용은 앞으로도 더욱 치솟을 거라는 게 의료계의 전망이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부족 이유로 가격↑

 

의료폐기물의 배출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환경보전협회와 한국폐기물협회에 등록된 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한국폐기물협회 처리업체 현황에 따르면 의료폐기물을 일선 의료기관에서 수거해 처리까지 도맡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소는 전국 192곳에 달한다.

 

하지만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은 전국에 총 13곳에 불과한데, 그 중 수도권은 3곳, 충청권 3곳, 호남권 2곳, 영남권 5곳 등이다. 강원권과 제주권은 한 곳도 없다.

 

이들 14곳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의 폐기물처리 능력은 시간당 2만5000kg로 하루 24시간씩 한 달 내내 소각하더라도 약 1만8000톤의 의료폐기물만 소화 가능한 수치. 24시간씩 1년 내내 소각장을 돌리더라도 국내 전체 의료폐기물량을 다 소화하기에는 빠듯할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의료폐기물 수거·소각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하거나 갑질에 나서도 일선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 한의의료기관 관계자는 “매주 수거해 가던 의료폐기물을 소각로 고장을 이유로 3주 가까이 수거해가지 않으면서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신규 소각시설도 지역주민 반대 난항


상황은 이렇지만 신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설치를 두고 지역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올해 초 태성알앤에스는 충북 괴산군 신기리 일대에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사업계획을 조건부 허가 받았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설치하려는 태성알앤에스의 사업 계획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지난 13일 각하 판결을 받았지만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괴산군 역시 행정심판은 각하됐지만 소각시설 설치를 위해 태성알앤에스가 인허가를 신청하면 불허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괴산 뿐만 아니라 경남 김해시, 전남 순천시, 충남 금산군의 경우에도 해당 지역에 각 업체들이 신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짓겠다고 사업 계획을 냈지만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폐기물1.jpg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 단속·처벌 강화해야

 

신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설치가 요원해지자 정부와 국회에서는 각 의료기관마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도록 법안을 정비하고 있다.

 

의료폐기물에 혼입되는 일반폐기물을 줄이고 의료폐기물 저감 시범사업, 의료기관별 주기적 감축실적 관리 등을 통해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오는 2020년까지 20% 줄이는 게 정부의 목표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6월 25일 현재 의료폐기물 처리 속도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만큼 감염병 환자나 혈액이 묻은 일회용 기저귀만 의료폐기물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폐기물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보관과 수집·운반은 일반의료폐기물에 준하는 기준에 준수해야 한다. 소각 처리만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장이 아닌 일반폐기물 소각장에서 할 수 있게 했다.

      

의료폐기물 업체들의 담합으로 의료기관의 폐기물 처리가 어려울 경우 정부가 지정하는 업체에 처리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안’도 지난 7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의료폐기물 중간처분을 업으로 하는 자의 시설·장비 또는 사업장의 부족으로 의료폐기물의 원활한 처분이 어려워 국민건강 및 환경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환경부 장관이 환경오염이나 인체 위해도가 낮은 의료폐기물에 한정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정폐기물 중간처분을 업으로 하는 자에게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폐기물 중 감염 우려가 낮은 폐기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업장 없이 다른 폐기물과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월 이 같은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에는 의료폐기물을 종류별로 구분해 보관하지 않아 감염병을 전파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의료폐기물 처리 규정 완화도 중요하지만 한정된 소각시설을 이유로 폐기물 수거·소각업체들의 무분별한 가격 올리기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목소리다.

 

한의계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수거·소각업체 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면밀한 조사는 물론 그에 따른 법적 처벌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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