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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5일 (목)

“현 의료이원화 체계 문제 있지만…한의학 강점 인정”

“현 의료이원화 체계 문제 있지만…한의학 강점 인정”

의료계 법조인, 의료정책포럼 패널토론서 주장
“한의 의료 확대가 국민에게 피해 끼친다는 주장은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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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면허를 중심으로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비판하는 자리에서 난치성 질환 치료 등 한의학의 강점을 인정하고, 한의사와 의사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통 원칙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는 지난 4일 ‘의사 면허체계와 의료행위’를 주제로 비대면 방식의 제50차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의료행위의 형벌화 △의사의 이원적 면허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에 대해 토론했다.

 

김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법제도 팀장은 두 번째 발제에서 “한의계는 통합 의사, 한의과 전문의 제도 확대 등을 의료 일원화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며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감염병 위기상황에서의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개소 등은 한의계가 자신의 영역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운을 뗐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 “1993년 한약분쟁으로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부칙 제3조 경과조치에 한의사 조제권이 들어갔다. 완전한 한방분업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를 법으로 제한한 것”이라며 “하지만 부칙에는 한시적이라는 기간이 없어 한의사 조제권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독일은 민간요법 자율화 등 개인의 치료 권한과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민간요법을 제도권 의학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 등을 두고 있는 미국도 보완통합의학을 완전한 제도권 의학으로 보지 않는다.

 

김 팀장은 또 보완대체의학의 내용 및 행위가 한의학의 이론체계 및 업무 범위와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는 만큼 안전성, 유효성이 부족한 보완대체의학이 한의학과 다른 점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한편 국민의 직업 자유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팀장은 이어 이원화된 면허체계의 개선방안으로 한의사의 조제권 의미 개정, 한의 의료행위와 민간 의료행위의 구체적 기준 마련, 안전성·유효성 입증, 실기시험 도입 등 한의사 국가시험 개선 등을 꼽았다. 의료법의 설명의무 역시 한의사와 한의의료행위에 부적절하며, 의사가 한의사에게 전원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없으므로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의 발제에 대해 패널 토론자들은 주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난치성 질환 치료, 북한 고려의학과의 접점 등 한의학의 강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료 기록, 설명 의무 등 의사와 한의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호균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 변호사는 “한의 의료 확대가 의사 중심의 의료계에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서양의학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 등을 제도권 내 한의 의료를 통해 치료하는 부분은 도움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향후 한의 의료의 확대 여부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등) 진료영역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급여화를 통해 방향성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진료에 대한 규제는 의료법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강력하게 규제, 평가하고 있으므로 한의의료의 확대가 국민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은 기우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단국가로서 향후 북한과 통일이 됐을 때 북한과의 의료통합을 고려해 고려의학과 유사한 특성이 있는 한의 의료로 양측의 의료체계를 조율해보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한의학의 또 다른 강점을 강조했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발제문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서도 “의약품 확인의무와 전원의무의 경우 의사, 한의사 모두 환자를 치료하는 직종이라면 공통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원칙을 먼저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진료기록이나 설명 의무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검증된 의학을 제공해 국민에게 안전한 의료를 제공하는 목표와 함께 건강행위를 하는 개인이 자유를 조화시키는 문제는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한의사만 수행할 수 있는 한의의료행위와 모든 국민이 할 수 있는 전통 요법에 대한 기준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확인 및 전원 의무와 관련, 박 교수는 “이원적 의료체계에서 판사 등 법조인은 곤혹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의사에게 왜 한의사에게 전원을 하지 않았느냐고 책임을 추궁하기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이런 책임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등 판사의 고민이 엿보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첫 발제에서 박경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의료과실에 대한 영국과 독일의 형사처벌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에서 의료분쟁 중재·조정이 성립한 경우 형사소추의 가능성을 현재보다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위원은 “비교법적으로 볼 때 영국, 독일과 우리나라의 경우 형사 처벌되는 사례에서 행위자의 과실 정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반드시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의료분쟁조정법상의 조정제도가 민·형사 통합적인 조정제도로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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