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통합돌봄 시행을 계기로 존엄한 임종을 보장하기 위해 재택 호스피스까지 하나의 연속적 경로로 설계하고, 이를 국가 책임 기반의 ‘필수의료’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회장 이경희)는 10일 ‘호스피스와 통합돌봄의 동행’을 주제로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 통합돌봄과 생애말기 돌봄 연속성을 위한 실행 전략을 모색했다.
서영석 의원은 인사말에서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증가 속에서 호스피스와 통합돌봄의 연계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핵심 과제이자 존엄한 삶의 마무리와 직결된 문제”라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정책과 입법에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체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은 “노인 인구 천만명 시대, 통합돌봄 사업이 본격 시행됐으나 생애 말기 영역에선 그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며 “통합돌봄·호스피스·완화의료의 연계를 강화해 관련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우리는 왜 생의 마지막 시기를 원하는 곳에서 보낼 수 없을까(김대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교육이사) △존엄한 생애 말기를 위한 정책적 및 방안(이재우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보험정책이사)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재택임종-현실 괴리…“인프라·연계·문화 ‘복합 한계’”
김대균 교육이사는 생애말기 돌봄을 국가 필수의료로 규정하고, 핵심 과제로 △과감한 재정투자 △호스피스·재택의료·장기요양 간 연계 기반 통합 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재택 임종률 8.4% 수준(국민 65% ‘가정 임종’ 희망) △가정호스피스 약 40개 기관 수준(가족 상주·월 400만원 간병비 등 진입 장벽) △응급 대응 공백(호스피스 병상 대기 2~3주, 입·퇴원 반복 구조 지속) △호스피스·재택의료·장기요양 연계 지연 구조 △호스피스 이용 암환자 편중 △사전연명의향서 확대에도 임종기 의사결정 지연 △제도-문화 괴리 △통합돌봄에서의 ‘임종’ 누락을 한계로 지목했다.
이에 김 이사는 “생애말기 돌봄을 통합돌봄 체계의 핵심 축으로 조기 편입하고, 임종기 경로 사전 설계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지자체 대상자 선제 발굴 △재택의료센터 주치의 기능 수행 △호스피스 전문 자문·교육 역할을 결합한 지역 기반 연계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호스피스 기능을 입원 중심 치료에서 지역사회 생애말기 돌봄 허브로 재정의해야 한다”며 “병원·가정·시설 간 임종의 질을 균등하게 보장하고, 급성기 병원에서도 완화의료 적용 확대를 통해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제도 설계 측면에선 지자체-재택의료센터-호스피스센터-지역 복지자원을 연결하는 ‘생애말기 돌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병원에서 재택, 시설로 이어지는 연속적 돌봄 경로 확립 △퇴원 이후 즉시 서비스 연계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간 인프라 격차, 소득별 임종 경험 불평등, 1인 가구 및 취약계층 돌봄 접근성 등을 반영한 ‘생애말기 돌봄 격차 지표’ 도입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연계 재정 구조 개편을 제안하며 “존엄한 죽음은 사회가 제도로 뒷받침할 때 완성되는 보편적 권리로, 임종 돌봄은 국가의 필수의료”라고 강조했다.

■ ‘Dying in Place’…생애말기 돌봄, 통합돌봄 완성 조건
이재우 보험정책이사는 통합돌봄 체계 내 생애말기 돌봄의 핵심 축 편입과 제도 간 연계 강화를 강조하며, ‘Dying in Place’로의 정책 확장을 통합돌봄 완성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재우 이사는 “통합돌봄과 호스피스의 분절 운영으로 생애말기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정형 호스피스 인프라 부족, 응급 대응체계 미비, 비암성 질환자의 낮은 접근성, 가족 돌봄 부담 등이 구조적 한계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호스피스·재택의료·복지 간 역할과 연계 경로가 불명확해 제도 단절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생애말기 환자 통합돌봄 제도 내 명시화 △응급상황 대응을 위한 신속 지원 트랙 마련 △가정형 호스피스 확대를 위한 국고 지원 △인력 기준 재설계 △수가 및 비수가 정책 병행을 제안했다.
재택의료를 중심으로 호스피스가 개입한 뒤 다시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순환형 돌봄 모델’에 있어 지자체 대상자 발굴을 시작으로 △재택의료센터 주치의 기능 △호스피스 전문 개입 △지역사회 복귀로 이어지는 연속적 돌봄 체계 구축을 제시하며 “생애말기를 포함한 제도야말로 완전한 통합돌봄 체계”라고 강조했다.

■ “재택임종·호스피스·통합돌봄, 하나의 경로로 설계해야”
이날 장숙랑 중앙대적십자간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선 재택임종과 호스피스, 통합돌봄은 각각의 제도가 아닌 ‘연결된 하나의 경로’로서 인력, 재정, 전달체계를 포함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신현영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실제 환자 사례를 들어 “호스피스 의사 자체가 부족하고, 임종 시점은 예측이 어려워 의료진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일본의 엔드오브라이프 케어처럼 데이터 기반 모델 구축과 사례 공론화,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재택임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점을 들어 “중앙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와 지방분권 기조가 맞물리면서 지자체 중심의 실행 모델 구축, 의료·돌봄 인력 확충, 사망진단 및 응급 대응 체계 정비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택의료 현장의 과제도 제시됐다. 정혜진 한국재택의료협회 이사는 “생애말기 돌봄을 위해서는 24시간·7일 운영체계가 필수적이며, 급성기 대응을 위한 ‘재택병상’ 확보가 시급하다”며 “방문횟수 제한 완화 등 제도 개선과 재택의료센터 간 표준화·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는 “임종기 증상관리와 사별가족 돌봄 등은 호스피스의 강점”이라며 “재택의료와 호스피스가 협력해야 연속적인 돌봄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조경애 돌봄과미래 사무처장은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필수의료로 재정립돼야 한다”며 “재택의료서비스 확충, 경제적 지원 강화, 통합돌봄 시스템 구축이 정책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정부는 통합돌봄 시행을 계기로 △대상자 선정 기준 마련 △임종기 집중 돌봄서비스 확충 △사망 이후 절차 개선 등 전주기 체계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장재원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관계자는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후 돌봄 경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며 “호스피스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하고, 이용자 중심의 ‘브릿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정책과장은 “생애말기 돌봄은 특정 질환 중심이 아닌 보다 넓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임종 전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인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임상 기준을 마련하고, 재택의료·방문간호·장기요양 등 기존 서비스 연계를 강화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검토하겠다”면서 “가정 내 사망 시 경찰 조사 등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사망 이후 행정·의료 절차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