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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04일 (수)

“낮에는 한의사, 밤에는 사진작가”…제주마를 통해 본 민초의 삶

“낮에는 한의사, 밤에는 사진작가”…제주마를 통해 본 민초의 삶

개인 사진전 ‘가닿음으로’, 제주마의 사계절·생로병사 담은 35점 공개
“고단하나 강인한 민초의 삶 상징”
김수오 원장(제주 늘푸른경희한의원)

김수오 원장1.jpg

김수오 원장(제주 늘푸른경희한의원)

 

[편집자주] 수년째 들판에서 제주마의 삶을 내밀하게 카메라에 담아온 김수오 원장(제주 늘푸른경희한의원)이 이달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가닿음으로’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수오 원장은 이번 사진전에서 제주마의 사계절과 생로병사의 서사를 담은 작품 35점을 선보였다. 

 

2018년부터 한의의료봉사활동으로 오사카 교민들을 돌봐 ‘2022 혜민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수오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이자 사진작가로서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김수오 전시장.png

 

Q. 전자공학도에서 한의사로 전향했다. 

나는 제주섬에서 태어나 한라산과 바다를 호흡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고, 대학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연구소에서 6년여 동안 근무를 하던 중 만성위염과 알러지비염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한의학을 접하게 됐다. 이후 한의학에서 인체와 자연을 바라보는 철학에 매료됐고, 아픈 사람들의 삶을 살피며 보람있게 사는 삶을 살고 싶어 한의대에 입학하게 됐다.

 

김수오2.jpg

 

내 고향 제주섬은 해방 후 역사의 격랑기에 ‘제주 4.3’이라는 참혹한 수난을 겪었는데 내 아버지와 어머니도 어린 시절 가족이 학살당한 아픔을 가슴속에 묻고 힘겨운 삶을 살아오셨다. 그렇게 제주섬은 아름다움 속에 아픔을 품고 있는 땅이다.

 

‘제주 4.3’ 당시 바다 건너 오사카로 건너간 많은 제주사람들이 힘겨운 타향살이 속에서도 번 돈을 보내주며 고향을 그리워하시다 이제는 거동이 불편한 노년이 되셨다. 

 

지난 2018년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제주도한의사회 사업으로 시작된 오사카한의봉사단에 뜻을 함께하는 한의사 동료들과 수년째 어르신들을 찾아뵈면서 뒤늦게나마 한의사가 된 데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김수오 사진전2.jpg

 

Q. 한의사이면서 사진작가다.

10여 년 전 수백년 이어온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강제로 진행돼 이를 몸으로 막다가 다친 마을 분들이 한의원에 찾아왔다. 24시간 강행되는 공사를 막으시느라 제주시까지 찾아오시기 힘들다는 점을 알게 돼 직접 강정마을로 방문진료를 나가기 시작했다. 

 

진료를 마치고, 저녁에 한라산을 넘어갔다가 자정 넘어 다시 제주시로 넘어오는 날들이 사계절이 넘도록 이어졌다. 깊은 밤 한라산을 넘어오며 마주하던 고요한 제주섬의 밤 풍경이 고단한 나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줬다.

 

멀리 밤바다 고깃배 불빛에 비친 오름의 부드러운 실루엣과 은은한 달빛 아래 평화로운 들판의 풍경들. 과도한 난개발로 사라져가는 제주의 자연에게 위로받으며 ‘아! 이 아름다운 모습도 어쩌면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날부터 내 손에 카메라가 쥐어졌다.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기록하고,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김수오 사진전 전경.jpg

 

Q. 이번 사진전에서는 제주마의 삶을 담았다.

지금 진행 중인 사진전 ‘가닿음으로’는 제주 중산간 들판에 방목돼 자유로이 살아가는 제주마들의 삶을 담은 수년간의 기록이다. 

 

인적 없는 한라산 기슭의 드넓은 중산간 들판에 들어가 말 없는 말들과 벗하며 만나는 풍경은 너무도 평화롭고 아름답다. 고된 하루의 피로를 잊어버리고, 오직 그 평화로운 느낌을 카메라에 담는 데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간다.

 

제주의 중산간 들판에는 소, 노루, 까마귀도 있는데 유독 제주마의 삶에 끌리는 까닭은 그들 속에 나의 유년의 추억과 힘든 여건에서도 자식을 키우며 강인하게 살아오신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거친 들판에서 태어나 온갖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디다가 병들고, 늙어서 들판에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제주 사람들의 삶이다. 이렇듯 내 사진 속 제주마는 제주섬에서 강인하게 살아온 제주 민초들을 상징한다.

 

김수오 사진전.jpg


Q. 작품활동에서 기억나는 순간은?

새끼를 낳는 어미말 곁에 쪼그리고 앉아 망아지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보았던 시간은 참 감동적이었다. 갓 태어난 망아지는 태어날 때부터 거의 매일 곁에서 지켜보던 나를 친구처럼 받아들였다. 

 

깜깜한 밤중에 드넓은 들판에서 달빛과 별빛을 모으며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느새 불쑥 내 곁에 나타나 내 옷소매를 물어당긴다. 진드기로 가려운데 긁어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사진 찍다 말고 시원하게 박박 긁어주기도 한다.

 

어미젖 먹으며 한창 뛰놀던 망아지가 어느날 갑자기 하룻밤 새 아프다가 죽어 그 작은 몸뚱이가 까마귀와 들개 그리고 구더기를 거쳐 흙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지켜봤다.

 

또 어느 겨울 폭설로 찻길이 막혀 사흘 만에 찾아가 보니 늙은 말이 얼어 죽어 마치 작은 봉분처럼 하얗게 눈 속에 파묻힌 모습도 보았다. 

 

평생을 자연 그대로의 들판에서 살다 가는 제주마들의 삶을 지켜보며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생명체로서의 유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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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평소 작품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

현재도 이른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저녁노을경부터 시작해 달빛 또는 별빛 아래 풍경을 주로 담고 있다. 

 

꼭두새벽에 오름이나 들판으로 나서서 새벽노을과 아침햇살에 밝아오는 풍경을 담거나 혹은 퇴근길에 바로 중산간 들판으로 들어가 저녁노을과 달빛 아래 고요한 풍경을 담곤 한다. 일종의 주경야독인 셈이다.


Q. 나에게 사진이란?

‘지호락(知好樂)’.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논어의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말처럼 내 인생에서 20대는 전자공학도로서 단지 전문분야의 삶이었고, 뒤늦게 선택한 한의사의 삶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삶이라면, 사진작가로서의 삶은 ‘즐기는 삶’이다. 

 

어두운 밤 인적 없는 들판에서 카메라를 들고 거니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행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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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제주섬의 자연환경이 더 이상 사라지지 않길 바라며, 제주 산야의 아름다운 모습을 꾸준히 기록하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담아내고 싶다. 

 

보다 많은 이들이 내 작품을 통해 제주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마음들이 모여 제주섬을 제주답게 지키는데 보탬이 되기를 소망한다.


Q. 이외 하고 싶은 말은?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 활동은 누구든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창작 활동이기에 한의사 회원분들께 취미활동으로 추천하고 싶다.

 

좋은 사진 작품을 담으려면 카메라 조작법보다도 삶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감수성이 더 중요하다. 사진 작업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잠재된 감수성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으니 일단 꾸준히 카메라를 들고 다니시길 권한다.

 

아울러 한의사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개인적인 보람과 함께 한의계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데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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