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가 29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4 대한민국 장애인대회'를 개최,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한의계와의 협력을 비롯해 장애인 인권 향상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했다.
대한민국 장애인대회는 장애인의 인권 향상과 복지 증진에 기여한 활동가들을 발굴하여 공로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장총련 이영석 상임대표,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손호준 국장, 김예지(국민의힘)·최보윤(국민의힘)·강경숙(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회원단체장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영석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복지와 인권, 정책을 주도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뒤 “장총련은 앞으로 전 유형의 장애인들과 함께 복지와 인권, 정책의 모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상임대표는 대한한의사협회와의 협력을 언급하며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의료 대란 속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겪는 열악한 의료 환경을 해소하기 위해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양측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한의사협회와의 업무협약(MOU) 추진 계획도 발표됐다. 장애인과 의료 취약 계층을 위한 한의사 주치의제도 도입을 논의하며 한의계가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 보였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 진료를 포함한 장애인주치의제가 도입되면 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의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의무 부회장 겸 대한여한의사회장은 이날 행사에 앞서 지난 10월 장총련 회장 이하 집행부를 만나 한의사의 장애인 주치의 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하여 향후 협력을 다지기로 협의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장애인들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어 일반적인 의료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수 있도록 한의계가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한의계 의료 환경의 개선, 장애인 방문 진료 사업 추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장애인과 노인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계층을 위해 한의사가 참여하는 주치의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평가연구(‘19년)’에 따르면, 74.3%의 응답자가 한의 진료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혜화 장애인 한의 독립진료소 운영 결과에서는 86.9%의 높은 재진율을 기록하며, 제도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2015~2017년 사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한의사를 주치의로 선택한 장애인의 주치의 인식도가 22.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대상 한의약 방문 건강관리 프로그램 만족도가 69.7%(2019년), 생애주기별 표준 프로그램 만족도가 65.9%(2020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23년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표한 ‘한의분야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제도 도입방안 연구’에서도 장애인과 한의사의 높은 참여 의지가 확인됐다. 연구에서는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대다수(91%)가 한의 주치의 제도 참여를 희망했으며, 응답자의 92.3%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장애인의 48.8%가 가정 방문 형태의 한의 진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들 역시 96% 이상이 제도 참여를 희망해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