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외국인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채 출국하거나 해외로 이주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징수하지 못하고 결손 처리한 금액이 최근 5년간 551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출국·해외이주 외국인에 대한 일괄 결손처분이 시행된 ’24년 이후 2년8개월 동안에만 457억원이 결손 처리됐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전체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체납보험료 징수와 부당수급액 환수에서는 재정 누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격상실 후 건강보험을 이용해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최근 5년간 98억원을 넘어섰지만 환수율은 57%에 그쳤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배숙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료 결손처분 승인액은 △’22년 14억원(4971건) △’23년 80억원(2만4799건) △’24년 199억원(5만5712건) △’25년 180억원(4만7503건) △’26년 8월 기준 78억원(2만2222건)으로 집계됐다.
국적별 누적 결손처분액은 중국이 180억원(4만2295건)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베트남 74억원(2만1052건), 인도네시아 33억원(9747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베트남 국적자의 지난해 결손처분액은 33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 자격 잃고도 건보 이용…98억원 중 42억원 미환수
보험료 체납뿐 아니라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부당수급에 대한 사후 환수도 과제로 떠올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유형은 건강보험 자격상실 후 요양급여를 이용한 ‘자격상실 후 부당수급’이었다.
’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7만1382명이 적발됐으며 환수결정 건수는 18만2014건, 결정금액은 98억2500만원으로 전체 외국인 부정·부당수급 결정금액의 93%를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 환수액은 56억200만원으로 환수율은 57%에 그쳤으며, 42억2300만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건강보험 자격이 일시 정지된 상태에서 요양급여를 이용한 ‘급여정지 기간 중 부당수급’도 최근 급증했다.
’24년 35명·121건, 500만원이던 환수결정 규모는 ’25년 3419명·7418건, 2억9900만원으로 늘었다. 1년 만에 적발 인원은 97.7배, 건수는 61.3배, 결정금액은 59.8배 증가했다.
◆ 건보증 대여·도용, 지난해 환수율 17.4%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에 따른 부정수급은 환수 실적이 더욱 낮았다. 최근 5년간 8138건, 4억600만원이 적발됐지만 실제 환수액은 1억6900만원으로 환수율은 41.6%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적발액 1억2600만원 가운데 2200만원만 환수돼 환수율이 17.4%까지 떨어졌다.
보험료 체납부터 자격상실·급여정지 이후 부당수급,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에 이르기까지 건강보험 자격관리와 사후 환수 과정에서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경우 출국 이후 체납보험료와 부당이득금 환수에 제약이 있는 만큼 사후 결손처분에 의존하기보다 출국 이전 체납 여부를 확인하고 징수 실효성을 높이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배숙 의원은 “외국인 전체 건강보험 재정이 수치상 흑자를 보인다는 이유로 한 해 수백억원대의 체납액이 결손 처리되고 부정·부당수급이 지속 발생하는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채 출국하면 사실상 환수가 불가능한 만큼 출국 전 체납액을 철저히 확인하고 징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