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방적 지원보단 장기적·지속적 협력·교류할 수 있는 분야 원해
한의학정책연구센터, 고려의학 현황 자료 조사 진행…기초자료 활용 기대
한국한의학연구원, '제2차 남북 전통의학 협력 포럼' 개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18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각 분야에서 다양한 남북 협력사업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의약 분야 또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는 지난 19일 서울역 공항철도 AREX 1회의실에서 '제2차 남북 전통의학 협력 포럼'을 개최,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을 분석하는 한편 전통의학 협력을 위한 공통분모 파악 및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북한 보건의료 분야의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성은 센터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일사회보장연구센터)는 북한의 전체적인 사회 변화상과 더불어 북한 보건의료체계의 체제 및 현실, 그동안 진행된 보건의료 분야 남북협력 사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북한, 양적인 측면 잘 갖춰져 있지만 질적으로는 작동 못해
조 센터장에 따르면 북한은 △무상치료제 △의사담당구역제 △예방의학 강조 △고려의학과 신의학 병행 △대중의 보건사업 참여라는 기본 원칙 하에 대부분의 재원을 정부 예산으로 조달하고,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보편적 의료서비스의 가장 일선 전달체계인 진료소와 호담당 의사들은 의료기기를 갖추지 못한 채 의료상담 수준의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2차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시·군·구역 인민병원의 시설 또한 매우 낙후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 센터장은 "탈북 의사들의 인터뷰 등을 참고해 보면 북한의 의료체계는 양적인 부분으로는 잘 갖춰져 있지만 질적으로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며 "북한 정부 당국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설비, 의약품, 인프라 등의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 센터장은 "북한에서는 당장에는 의약품, 의약시설 등에 대한 현대화 부분을 원하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협력을 원할 것이며, 그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고려의학과 한의학의 협력"이라며 "(고려의학과 관련)북한에서 개발한 기술과 지식들을 국제사회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것에 한국 한의학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연구-임상 등 분야 세분화해 협력방안 강구 필요
즉 북한 의료체제의 특성상 고려의학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한약재를 사용한 한약제제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한의학 부문과의 교류·협력하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교류·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사업방식이 필요한데, 그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라는 것이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백유상 경희한의대 교수, 박재만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총무이사, 성수현 한국한의약진흥원 선임연구원, 이준혁 한의학연 한의학정책연구센터장이 참여해 다양한 전통의학 협력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정부 또는 한의학 연구기관, 대학에서의 구체적인 조직이나 사업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관련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북한의 보건의료와 관련된 데이터 구축 등 지속적인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며, 교육-연구-임상 등의 분야로 나눠 각 단계에 적합한 협력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협력방안 마련 '최선'
한편 한의학정책연구센터에서는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향후 추진될 남북 전통의학 협력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코자 북한 고려의학 현황 자료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 △고려의학 정책(법률 및 정책) △고려의학 이용현황 △고려의학 관리시스템 △고려의학 연구 현황 등 전반적인 부분이 조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의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이번 고려의학 현황 자료 조사를 통해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 및 고려의학의 현황을 세밀히 파악해 향후 남북 보건의료 협력시 한의학이 실질적으로 시행해 나갈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구체적인 남북 전통의학의 협력·활용 방안을 강구, 남북 협력사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