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가 서울시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한 ‘2024년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에 참여한 박성민 한의사로부터 소방공무원의 한의진료에 대한 인식, 향후 사업이 확대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 및 진행방법은?
“저 같은 경우는 작업·환경의학의 측면에서 소방공무원들의 역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업은 5개 지역 소방서(강동, 광진, 동대문, 송파, 중부)를 담당했으며, 주에 1일씩 돌아가며 방문진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375명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807회의 한의과 진료가 이뤄졌다. 총 112일의 진료 일수 가운데 19일은 119안전센터에 방문해 진료하는 등 소방공무원의 다양한 업무 환경을 체험할 수 있었다.”
Q. 직접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낀 부분은?
“방문 진료는 한의약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즉 한의사는 의료인이므로, 다른 직업의 지휘 없이 바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침·추나·부항 등의 한의과 술기들은 많은 공간적 제약에 자유롭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용적으로나 술기적인 면에서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비록 환경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공무원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9.16점이라는 높은 만족도 점수가 나타난 것은 한의약의 특수한 장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Q. 사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먼저 환경적인 측면에서 각 소방서의 휴게공간을 이용해 진행되다 보니, 진료하는 사람으로서도 부족한 설비나 짧은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 한 119안전센터에서는 베드가 들어갈 공간이 아예 없어 센터장실을 활용해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
이외에도 소방서와 119안전센터를 전전하며 진료환경 자체가 고정적이지 않은 여건이었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피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Q. 한의진료를 받은 소방공무원들의 반응은?
“설문조사를 기준으로 저희가 예상한 것보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는 먼저 한 명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진료 시간이 배정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각 진료 시간에 1인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면담과 진료가 이뤄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술기 내용을 기준으로는 살펴보면, 추나요법과 운동요법이 가장 많이 활용됐다. 이는 현장직 소방공무원들의 경우 급작스런 출동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침이나 부항 등의 침습적인 술기는 자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근골격 질환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가 시행된 결과 막바지로 갈수록 입소문이 나서 일부 소방공무원들은 심지어 휴무일에도 진료를 받으러 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Q.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은?
“일선 소방서의 담당자들이 진료 예약 신청을 자체적으로 받는 등의 수고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정규사업으로 진행 중인 소방심리지원단의 경우에는 별도의 웹사이트를 구축, 이러한 진료 예약과 관련된 업무 부담이 각 소방서 지출·후생 담당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있다.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도 향후 별도의 웹사이트 구축과 더불어 진료 당일에 예약 관련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의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저희의 행정업무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들의 방문 진료에 대한 접근성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되고 있는데.
“충청북도 음성에 2025년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 대상의 전문적인 의료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음성군 주민들 대상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 대상의 방문 진료는 외래진료에 가깝기 때문에, 위치적인 특성상 입원 환자 진료가 중심이 될 국립소방병원의 경우와는 분명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과 같은 공공의료 부문에서 진료하는 한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직업 관련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한의약 진료가 어떤 기여가 있을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향후 계획이 있다면?
“이번 사업 참여를 바탕으로 직업 관련 후유증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됐고, 장기적으로는 후유증 관리 측면에서 한의사가 주체가 된 역학 연구를 시행함으로써 특수 직업군 종사자들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Q. 그외 하고 싶은 말은?
“2025년도에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 예산이 2배 이상 확대된 상황에서 참여자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사업이 지속되고, 더불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사업은 외국에서도 유례가 없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좋은 성과가 창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