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은 ‘23년도 건강보험 재정이 현금흐름 기준으로 연간 4조1276억원 당기수지 흑자로 집계됐고, 3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9977억원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23년도는 전년과 비교해 수입과 지출 모두 증가했지만, 지출 증가폭(5.6조원)보다 수입 증가폭(6.1조원)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총수입의 경우 직장 보험료수입, 정부 지원, 이자수입 등 증가로 전년대비 6조1340억원(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단계 부과체계 개편(‘22년 9월 시행)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경감됐으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명목임금 상승으로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전년대비 4.7%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연말정산보험료도 0.6조원 늘어났다.
또한 ‘23년도 정부지원 규모는 11.0조원(일반회계 9.1조원·건강증진기금 1.8조원) 교부돼 전년대비 4710억원 증액되는 한편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도 누적 적립된 준비금에 대한 전략적 자금 운용으로 이자수입은 목표수익률(4.05%)보다 0.95%p 상회한 5.0%의 수익률을 기록, 역대 최초로 1조원 이상 수익을 달성(전체 수익 1조840억원)했으며, 이로 인해 6479억원의 현금 수익을 창출했다.
이와 함께 총지출은 전년과 비교해 5조6355억원(6.6%) 증가했지만, ‘22년도 증가율(9.6%)보다 다소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65세 이상 연령층의 급여비 증가율(13.0%)이 65세 미만 연령층(7.9%)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질병 예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와 개인 위생 관리 강화로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전반적으로 ‘22년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질환별로는 중증외 질환은 ‘22년보다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질환은 의료이용이 회복되는 추이를 보였으며, 특히 암질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별 급여비는 전년대비 10∼20% 이상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진료형태별로 살펴보면 중증질환자 비중이 높은 입원의 경우 ‘22년보다 의료이용(입원일수)이 회복돼 병원급 이상 입원 급여비도 높은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의원급 이하 외래의 경우에는 코로나19 경험 이후 국민들의 지속적인 손씻기·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 관리 강화로 의료이용(내원일수)이 둔화돼 급여비도 ‘22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전사적 자구노력으로 ‘재정건전화추진단’을 구성하고, 매년 과제를 발굴해 ‘재정건전화 계획’을 추진해오고 있다.
실제 치료 성과에 따라 제약사가 약품비를 환급하는 약제비 위험분담제 확대, 기타징수금 징수 강화, 미가입 사업장 가입 확대, 분리과세 소득 부과기반 강화 등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추진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3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지만, 향후 경제 불확실성 및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즉 코로나19 이후 반도체·수출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경기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및 불안정한 세계 상황으로 경기회복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되는 가운데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지속적인 의료비 지출 증가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 증가 둔화가 예상돼 재정 불확실성은 점증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은 정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필수의료 지원 확대를 통해 꼭 필요한 의료를 적시 제공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 및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 조정을 통해 최적의 적정 진료를 계속 제공하되, 불필요한 의료쇼핑 및 과잉진료 등을 방지하며, 직장-지역가입자간 격차 해소 및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형평성 제고 등을 위한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기석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지출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뢰도 높게 운영·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