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이규철 기자] 지난 9년간 우리나라 남성의 비만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체중감소를 시도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여성의 저체중 유병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체중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우리나라 성인의 체질량지수 분류에 따른 체중감소 시도율 및 관련요인, 2013~2021년’이라는 주제로 작성한 주간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성인의 체질량지수 분류에 따른 주관적 비만 인지율, 체중감소 시도율 및 관련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비만 및 저체중 유병률은 최근 10년 동안 악화되고 있는데 특히 19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1년 기준 절반에 가까운 46.3%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비만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에 38.8%였다가, 30대에 51.4%로 절반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어 40대 48.1%, 50대 40.1%, 60대 33.0%, 70대 27.9%로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30~40대에 비만율이 치솟는 것은 운동 등의 신체활동을 상대적으로 덜 하는 데다,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마시거나 장시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반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수록 비만율도 증가했으며, 정상체중임에도 자신을 비만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여성의 비만율은 20대 15.5%, 30대 19.0%, 40대 19.7%, 50대 22.7%, 60대 27.6%, 70대 30.6%로 연령대에 따라 비만율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정상체중의 주관적 비만 인지율을 보면, 남성은 2013년 이후 꾸준히 3~4%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성의 경우 매우 증가해 2019~2021년 비만 인지율이 22.5%에 달했다.
체중감소 시도율 역시 여성(42.2%)이 남성(11.2%)보다 4배 가량 높았다.
특히 20대 여성의 저체중 유병률은 2021년 기준 15.1%로, 다른 집단보다 저체중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16.2%는 오히려 체중감소를 시도한 경험이 있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비만 인지율과 체중감량 시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19부터 2021년까지 비만 전단계 남성의 주관적 비만 인지율은 32.8%, 체중감소 시도율은 34.5%이지만, 여성은 각각 72.9%, 62.8%로 남성보다 2배 정도 높다.
비만에 해당되는 사람의 주관적 비만 인지율도 남자 84.6%, 여자 94.7%로 여성이 10% 이상 높고, 체중감소 시도율도 각각 54.4%, 66.1%로 여성이 더 높았다.
이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여 무분별한 체중조절을 유도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인해 젊은 여성에서 자신의 체형을 과대 인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높게 나타났다고 이번 보고서는 평가했다.
비만은 만성질환, 심뇌혈관질환, 암 등의 위험요인이어서 체중감소가 필요하지만, 저체중 또는 정상체중인 사람의 지나친 체중감소는 영양불량, 빈혈, 골다공증 등의 위험을 높이고, 임신‧출산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