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면 아이들의 피부를 괴롭히는 아토피 피부염. 흔히 유년 시절에 걸리기 쉬운 질환으로 전 세계적 10∼20%가 앓는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유병률을 보인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로 흔하게 발견되는 염증성 질환 중 하나로 유명하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장벽의 변화로 인한 만성 피부 질환으로 가려움증과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또한 면역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알레르기성 천식 및 비염 등 합병증까지 유발하기도 하며, 특히 사회·정서적 측면에서 부적응 문제와 비정상적인 심리적 발달을 초래할 수 있다.
난치성 질환으로도 유명한만큼 유병 현황 및 치료 경향을 파악해 해당 질환에 대한 현실을 반영하는 치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국내 연구가 많지 않아 구체적인 현황을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소원·이예슬 한의사 공동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 대한 분포 및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PLOS ONE(IF=3.752)’ 6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체환자표본(HIRA-NPS) 자료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모든 연령의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7만8명을 표본 추출해 연구 대상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아토피 피부염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 수는 2010년 3만2758명에서 2018년 2만8739명으로 12% 감소해 정체된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총 비용은 2010년 약 87만달러에서 2018년 136만달러로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환자 수가 14만2334명(52.71%)으로, 12만7674명(47.29%)의 남성 환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원율은 0.06%로 대부분이 통원 치료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기간 환자의 주 연령대 분포는 14세 이하 54.93%, 15∼34세 23.88%, 35∼54세 11.73%, 55세 이상 9.45% 순으로 집계돼 소아·〮청소년기에 두드러지게 많았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14세 이하 소아 환자는 2010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17년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15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환자는 계속 증가해 2017년 절반 이상을 넘어 소아 환자를 역전했다. 이에 청소년 및 성인 아토피 피부염의 장기적 관리에 대한 전략 도출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시사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한·의과 의료기관의 다빈도 의료이용 내역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의과에서는 주사 치료가 8만8764건으로 가장 많이 시행됐다. 다음으로 알레르기 검사, 습포 치료, 피부광화학요법 순으로 시행됐는데, 알레르기 검사는 1건당 94달러의 비용이 지출돼 의과 처치 중 가장 비쌌다. 한의과에서는 침 치료가 7만1185건으로 가장 많이 시행됐다. 침 치료 다음으로는 온냉경락요법, 구술 치료, 부항 치료 순이었다.
특히 의과 치료에 있어서 국소스테로이드 처방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경구스테로이드 처방은 반대로 증가했다. 이어 전신면역억제제 처방 빈도도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최근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중증도가 악화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파악했다.
논문의 공동 제 1저자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소원 한의사(사진)는 “이번 연구는 9년 간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본 자료를 분석해 보건 정책의 급여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현재까지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한·의과 의료기관 이용 현황 연구가 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환자의 치료 및 관리에 대한 광범위한 참고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