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난해부터 시행된 새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 1주년을 맞아 제도 정착을 점검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의료인 전문가들은 의료광고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전심의가 해결책은 아니라면서도 범람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한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광고 사전 자율심의 시행 1주년, 평가와 과제 국회 토론회’에서 노복균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이사는 ‘앱 의료광고에 있어서 DB거래 문제점 및 사전심의 필요성’ 주제 발표를 통해 “앱 광고를 2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4개 앱에서 2000여건의 광고 중 절반 이상이 거짓으로 나타났다”며 “278개 의료기관이 과장 광고를 하고 있더라”고 운을 뗐다. 단기간에도 버젓이 불법 광고가 시행되는데 이는 의료기관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사업 방식에 불법, 과장 광고를 조장하는 면이 있는 만큼 “플랫폼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앱을 통한 의료서비스 이용의 경우, 환자가 앱을 보고 병원에 연락하면 업체는 환자의 DB를 병원에 넘기고 소개해 준 데 대해 병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노 이사는 “단순히 광고 플랫폼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는 앱 업체의 주장이 맞으려면 플랫폼 사용량이 동일하므로 수수료가 동일해야 하지만 앱 업체는 의료광고에 표시된 시술, 수술 단가에 연계해 단가에 차등을 둬 DB를 전달하면서 의료기관으로부터 비용을 매번 수취하고 있다”며 “이는 앱 업체가 단순한 광고 플랫폼 역할만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며 DB단가표는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진료계약 성사에 따른 매출 발생을 염두에 둔 것으로 책정된 만큼 단순한 광고 대행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이러한 앱을 통한 소개는 정보통신망법 규정은 지키고 있지만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 유인, 알선에 가깝기 때문에 금지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노 이사는 “이러한 앱을 통한 광고야말로 불법, 과장 광고의 온상이며 플랫폼 자체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상식적으로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3자가 광고매체를 통해 환자 DB제공에 따른 비용을 수취하는 것은 환자를 유치한 성과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금지대상이라는 것을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의·치·한 3개 의료인단체 심의위원회의 대표로 이 자리에 참석한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장은 “현행법이 의료광고의 전면 불허가 아니라 순기능을 체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은 의료인이 치료의 장점을 자율적으로 표현하게 하고 소비자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인의 표현의 자유와 소비자의 알 권리 사이에서 3개 의료인 단체가 기준조정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며 객관적으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현행 제도의 개선방안과 관련해 “개정 법률 이전의 의료광고는 소급적용이 불가해 현재까지 혼재돼 재시행 이후 심의를 받고 광고하는 의료기관과의 형평성 및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전심의 재시행 이전에 게재된 광고를 포함해 심의필 번호가 없는 광고는 광고 제한 등 형평성에 맞는 심의제도를 정착시키고 현재 심의를 받는 광고에는 심의필 번호를 의무적으로 표시해 소비자들이 판단하기에 유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의료인 교육 강화의 필요성과 관련해 “현장에서 의료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은 대행사나 컨설팅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정작 의료인들은 전문지식과 신념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며 “광고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의료인 보수교육에 해당 사항들을 포함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박재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헌재의 위헌결정 이후 행정기관의 의료광고 사전검열이 아닌 자율심의기구가 만들어진 만큼 정부 역시 자율심의위원회에서 하는 판단을 존중하려고 한다”며 “모든 것을 다 감시로 해결할 수는 없다. 법에서 사전 심의를 허용한 정신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사전 심의 인터넷 매체의 이용자수가 직전 3개월 간 일 평균 10만 명 이상으로 규정돼 이용자수를 낮춰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10만 명이라는 기준을 어느 정도까지 풀었을 때 심의를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단순히 양적으로 5만 또는 3만으로 줄여서 해결할 게 아니라 질적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처벌 기준을 높이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가 하는 고민은 잘못된 의료광고를 보고 시술을 받아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시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잘못 전달한 정보에 있다고 볼 건지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기 때문에 실제 처벌 규정을 만들 때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지 한 발 떨어져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