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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4일 (수)

‘한의약법’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한의약법’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2013년 김정록 의원 ‘한의약법’ 발의

제1장 총칙 비롯 모두 5장으로 구성

한의 고유한 면허체계 인정이 핵심



7



독립된 한의약법 추진이 주목되고 있다. 이는 지난 7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가 ‘낡은 의료법체계 혁신과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 가치 실현을 위한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단독법 추진 협약식’을 갖고, 각각의 직역에 맞는 단독법 제정에 힘을 모으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요구가 나타난 배경에는 최근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만성질환관리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의료공급자에서 의료수요자인 국민 중심으로 의료체계가 변화되고 있어 낡은 의료법의 틀로는 더 이상 국민건강 증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의 의료법은 1951년 9월 25일 한국전쟁 와중에 제정 · 공포된 ‘국민의료법’(법률 제221호)을 모체로 한 법률이다. ‘국민의료법’은 전쟁으로 인한 의료 시설의 복구와 전염병 및 외상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시급한 의료대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현 의료법은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이 모체



당시 국민의료법이 제정될 때에도 이 법의 의료인 범주에 의사, 치과의사 외에 ‘한의사’를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한 · 양의계간 엄청난 논쟁이 있었다. 다행히 몇몇 뜻있는 국회의원들의 호응과 이우룡, 윤무상, 우길룡, 권의수, 정원희 원장 등 한의사 5인동지회가 중심이 된 ‘한국의약회’를 비롯한 많은 한의사들의 엄청난 노력 끝에 한의가 포함된 이원의료체계의 국민의료법이 탄생될 수 있었다.

이후 1962년 3월 20일 현재의 ‘의료법’(법률 제1035호)으로 전면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의료법은 제1장 총칙, 제2장 의료인(자격과 면허, 권리와 의무, 의료행위의 제한, 의료인 단체), 제3장 의료기관(의료기관의 개설, 의료법인, 의료기관 단체), 제4장 신의료기술평가, 제5장 의료광고, 제6장 감독, 제7장 삭제, 제8장 보칙, 제9장 벌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법의 제1조(목적)는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조(의료인)는 “①이 법에서 ‘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 치과의사 · 한의사 · 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 ②의료인은 종별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임무를 수행하여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의료법의 제1조와 제2조의 조문만 놓고 본다면 이 법은 국민의 건강 보호와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료인이라면 누구든지 국민의 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의사를 제외한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들의 직역에서 바라보는 의료법의 존재 가치는 그 역할에 분명한 한계를 나타내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특정 직역의 의료활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법의 역할에 머물고 있지, 의료인 전직역의 공생과 협력을 통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13년 ‘한의약법’ 발의됐으나 제정안돼



이 같은 지적이 결국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의 업무 역할에 합당한 한의약법, 치과의사법, 간호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며, 향후 한의협, 치협, 간협은 직능에 맞는 단독법의 제정을 위해 상호 협력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한의약법’의 경우는 2013년 3월 김정록 의원(새누리당)의 대표발의로 법안이 제출된 바 있으나 제정까지는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당시 이 법안은 제1장 총칙, 제2장 한방의료(제1절 한의사, 제2절 권리와 의무, 제3절 의료행위의 제한, 제4절 한의사회, 제5절 한방의료기관 개설 등, 제6절 의료법인, 제7절 한방의료기관 단체, 제8절 신한방의료기술평가, 제9절 한방의료광고, 제10절 전문의 등), 제3장 한약사(제1절 자격과 면허, 제2절 한약사회, 제3절 한약사심의위원회, 제4절 한약국과 조제, 제5절 한의약품의 제조 및 수입 등, 제6절 한의약품의 취급, 제7절 한약업단체, 제8절 한의약품의 광고 등), 제4장 감독, 제5장 벌칙, 부칙 등으로 구성됐었다.

핵심 골자는 현행 의료법에서 한의사의 권리와 의무에 따른 고유의 역할을 ‘한의약법’에 새롭게 규정하여 한의사 전문직능에 맞는 의료행위를 특별한 제약없이 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당시 이 법안을 발의한 김정록 의원은 “1951년 9월 25일 ‘국민의료법’ 제정 당시 한방의료행위의 독자성을 인정하여 지금까지 한방과 양방의 이원적 면허체계로 유지해오고 있지만, 획일적인 관리체계로 인하여 한방과 양방 각각의 고유한 특성 발휘와 수준 높은 의료의 제공에는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현행법(의료법) 체계가 양방 위주로 구성되어 법 해석과 운용에 있어서 의사와 한의사에 의한 의료행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업무영역이나 의료기기 사용 등과 관련하여 양측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의약법의 제안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5년여의 세월이 흐른 현재, 그때 당시와 비교해 한 · 양의계간의 갈등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첨예해졌으며, 의료영역을 둘러싼 논란 또한 극한 대립으로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변호사, 세무사 등 각각 직역맞는 단독법 운용



이 같은 상황에서 김정록 의원의 지적대로 한의사와 의사간 의료행위의 업무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선 각각의 직역에 맞는 단독법 제정이 필수다.

변호사들과 세무사들의 업무 영역을 규정해 놓은 ‘변호사법’과 ‘세무사법’이 존재하듯 의사에게 맞는 ‘의사법’ 내지 ‘의료법’이 필요한 것이고, 한의사들에겐 그에 합당한 ‘한의사법’ 내지 ‘한의약법’이 제정돼 운용된다면 현재와 같은 한 · 양의간의 깊은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서 향후 치과의사, 간호사 직역에서도 관련 법률안의 제정을 위해 법안을 만들겠지만 한의사의 경우 기존에 제출됐었던 ‘한의약법’의 큰 줄기 안에서 가감내지 수정 보완돼 법안 발의가 준비될 전망이다.

2013년 김정록 의원의 ‘한의약법’ 제출 당시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의약 및 한의사와 관련된 독립 한의약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보건의료계 내부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사항”이라며 “한의약법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 우리민족의 자랑인 한의약이 국민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보다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5년이 흐른 현재에도 당시 김정곤 회장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민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한의사·한의약의 기여, 그 밑받침에는 독립 ‘한의약법’이 존재해야만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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