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미국, 중국 등 세계 석학들 '한자리에'
한국한의학연구원·경희대학교, 공동 국제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과 경희대학교는 22일 경희대 한의학관에서 '잠재적 대안으로서의 동아시아 의학(East Asian Medicine as an Alternative Potential)'을 주제로 공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의학연 개원 25주년 및 경희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의학을 포함한 전통의학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융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으며, 특히 한국,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미국, 중국의 인문학·전통의학·철학 등 다양한 분야 석학들이 강연에 나섰다.
심포지엄에 앞서 이재동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심포지엄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아시아 의학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다양한 위기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위기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대안적 사유를 탐색하는 것은 모든 학자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이어 "동아시아 의학의 경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현실에서는 서양의학의 보완적인 위치로만 각인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한의학을 비롯한 동아시아 의학이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성을 발굴하는 첫 걸음이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영국 경희대학교 총장은 환영사에서 "이 자리는 경희대의 개교 70주년은 물론 한의학연구원 개원 25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 크게 위협이 되는 여러 가지 위기상황에 대해 동아시아 의학을 통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보는 것 역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한의학을 비롯한 동아시아 의학은 단순한 의학만이 아니라 동양 철학과 문화와 연계돼 있는 등 우리 삶의 일부로 함께 존재해 왔다. 즉 동아시아 의학은 인간에 대한 생각과 인간세계를 기초로해 바라보며 만들어진 것인 만큼 향후 동아시아 의학은 인류가 기후온난화 등 전 세계적인 위기상황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인류의 건강과 웰빙을 실현해 내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도 "서양의학의 경우에는 화학에 기반한 반면 한의학은 진단 등 물리학에 기반한 의학이라고 생각된다"며 "또 서양의학은 미시적 기반에서 출발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 한의학은 거시적 관점에서 출발해 이제는 현대과학의 미시적인 도구와 결합하는 단계에 있는 의학이며, 특히 인문학과의 접목이 서양의학보다 더 필요한 학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한의학이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의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한 저변 및 외연의 확장이 필요하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나눈 세계 각국 석학들의 강연과 토론이 한의학이 주도하는 미래의학의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 첫 번째 세션에서는 영국 옥스퍼드대 데니스 노블(Denis Noble) 교수가 '전통의학의 다중스케일 시스템 분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는 한편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프리드리히 발러(Friedrich Wallner) 교수는 '구성적 실재론-전통의학을 이해하는 열쇠'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프랑스 디드로대 프랑수아 줄리앙(Francois Jullien) 교수의 '사이(Between)의 부재', 중국 북경대 릴리 라이(Lili Lai) 교수의 '소수민족의학의 형성', 미국 시카고대 주디스 파쿼(Judith Farquhar) 교수의 '동시대 동아시아 의학에서의 완고함'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각각 진행되는 한편 발표 후에는 국민대 김환석 교수가 좌장을 맡아 '잠재적 대안으로서의 동아시아 의학'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