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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17]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17]

시간이 지나면서 enema(관장)를 하지 않고 능동적 배변을 보도록 하는 인턴들의 기술(?)들이 늘고 있다. 다들 자기만의 노하우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와중에 공통점을 찾다보면 우선은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 그리고 배 마사지를 자주 해준다. (장운동을 돕기 위해 시계방향으로) 그리고 복근 강화를 위한 간단한 운동 등을 이용한다. 침이나 뜸 혹은 적외선 치료기를 선택적으로 이용함은 기본이다. 물론 평소보다 뜸을 더 오래 뜨고 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거나 배 마사지를 몇 번 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사실 수동적으로 배변을 하게 하는 enema, 즉 관장이라는 것은 환자에게나 의사에게나 그리 좋은 일은 아닌 듯하다. 물론 관장을 함으로써 기운소통을 원활히 하고 오히려 그로 인해 그 뒤로 식사나 소화상태가 개선되고 배변습관도 개선될 수 있다. 그래서 일부러 관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은 본인 스스로 내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관장으로 우선 수동적으로 계속해서 배변을 하도록 하면 스스로 배변을 하지 않으려는 습관도 생기고 장운동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흔히들 배변습관이라고 말하듯 습관이 참 중요한 듯하다. 변비환자들에게 좋은 배변습관을 기르도록 생활요법을 잘 해나가도록 잘 teaching 해주는 것도 의사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도 대변을 못 보던 환자가 관장을 한 이후에 계속되는 배마사지를 비롯한 몇몇 노력으로 3일만에 스스로 변을 보기도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내보내는 것,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것.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건강의 기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오히려 이런 것들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고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는 환자의 병 자체를 고치기보다는 스스로 병마와 싸워 이겨낼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아주고 몸안의 기운이 잘 조화되어 병마와 싸울 기반을 잘 다져주는 것이 치료의 근본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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