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직 리드교육연구원장]
다음 취업 센터에서 직장인 13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5.2%가 연봉이 깎이더라도 이직하고픈 회사가 있다면 옮기겠다고 답하였으며, 특히 이중 13.6%는 `현재 연봉보다 20% 이상 삭감되더라도 연봉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인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일하기에 훌륭한 직장’을 선정한 미국의 로버트 레버링 박사는 일하기에 훌륭한 직장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들었는데 첫째는 상하간의 신뢰, 둘째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 셋째는 동료와 일하는 재미 등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정성’이요 ‘진심’이라고도 하였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고 이익이 되는 일이라도 자존심이 상하면 이내 손을 놓고 만다. 이익보다 자신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가치에는 이성적 가치와 감성적 가치가 있는데 로버트레버링 박사가 제시한 좋은 직장의 3가지 조건은 모두 감성적인 가치제공의 산물 들이다. 그러나 이런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기란 그리 쉽지 만은 않은 것 같다. 결혼하기 전에는 서로 헤어져서는 못살 것 같았는데 결혼식을 올리고 난 후부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의 감정은 줄어들고 이성적 판단은 증가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예쁘다는 말도 좋아했던 그 표정도 달콤했던 목소리와 말씨도 점차 시들해지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남편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다 주어도 근사한 집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여도 마음은 점차 공허해진다. 나의 감정을 채워줄 그 무엇이 없을 때 외로워지고 슬퍼지며 결국은 사랑이란 감정을 찾아 길을 나선다.
우리는 외부 고객인 환자들에게 기능적 가치인 치료 외에 감성적 가치 제공을 위해 친절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카페처럼 분위기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감정에는 별 관심이 없다. 최근 많은 병원들이 기업의 내부고객 만족을 통한 외부고객 만족의 개념을 도입하여 친절한 사원이나 성과를 올린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고 포상하기도 하나 그리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제도들이 직원의 신뢰와 정성과 진심이 배어 있는 감성적 가치 제공의 수단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고등학교 교편생활을 할 때 학생들의 집을 방문하는 가정 방문 제도가 있었는데 집을 찾아 부모를 만나보면 그 학생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이 파악되었었다. 회사도 마찬가지로 어떤 회사의 분위기와 직원들의 표정 근무자세를 보면 어떤 회사인지가 이내 파악된다. 밝고 긍정적이고 활달한 분위기이면 잘되는 회사이고 아무리 첨단의 시설과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더라도 직원들의 표정이 어둡고 침울한 병원은 무엇인지 문제가 있는 병원이다.
우리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기능적 가치도 제공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감성적 가치제공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재미있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항상 살펴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의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정은 서로 주고 받을 때 만족할 수 있으며, 내가 주었는데 그 대가가 없을 때는 크게 마음이 상한다. 그래서 먼저 인사하기가 힘들고 칭찬에 인색하다. 우리는 먼저 받기 전에 주는 노력을 해야 하고 실천을 통해 습관화시켜야 한다. 직원들이 실수를 하였을 때도 나의 감정이 섞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희망을 심어주고 직원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직원들에 대한 나의 기대를 심어주어야 한다. 칭찬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고 한의원의 성과향상을 위해 즐겁게 전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야 한다.
경영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