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직 리드교육연구원장
가수 보아는 초등학교 5학년, 12살 때 오디션을 보는 오빠를 따라갔다가 10대 초반 여자 가수를 찾고 있던 SM 엔터테인먼트에 발탁되어 가수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과 재능에 의해 성공한 대다수의 가수와 달리 SM 엔터테인먼트의 철저한 마케팅 전략에 의해 길러진 맞춤형 가수이다.
그녀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노래와 춤이 아니라 일본말이었다. 도쿄의 연예인 양성 학교인 호리 프로’에서 노래와 연기, 춤 지도를 받았으며 일본 최고의 댄서로부터 춤을 지도를 받았고 노래의 안무도 미국의 TV 댄스 프로그램인 솔 트레인’에 출연하기도 했던 나카사와 가즈히로 (中澤一宏?카즈)가 맡았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NHK 아나운서 집에 머물면서 정확한 일본어 발음을 연습했다. 첫번째 과제는 일본인들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는 한국 가수가 아닌 일본 가수를 만드는데 있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콘서트 라이브 패스트 2004가 돌연 취소되었다. 이를 주관한 공연기획사의 안이하고 부실한 운영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으며, 8000여명의 관객이 좌석이 배정되지 않은 데 대해 거세게 항의하면서 공연이 시작 직전 취소된 것이다.
더구나 이 자리에는 일본과 중국 관객 500여명도 함께 하여 최근 일고있는 한류(韓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 보아, JTL, 신화’ 등 톱스타들이 참여하는데도 유료 관객은 5000여명에 불과했다. 올림픽주경기장의 수용 관객은 최대 5만여명. 그러나 이 공연의 유일한 티켓 예매처인 티켓파크는 3400장을 팔았다고 밝혔다.
공연을 후원한 한국관광공사도 여행사를 통해 1000장을 일본에서 팔려 했으나 현지에서 나간 것은 20여장에 불과했다. 대형 공연은 무대, 마케팅, 홍보, 안전 등을 수개월에 걸쳐 준비해야 하는데도 에이븐기획은 이런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에이븐기획은 대형 공연을 기획하면서도 가수들의 이름값’에만 의존했을 뿐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없었던 것이다.
한의원의 성공과 실패에도 분명 그 이유가 있다. 물론 의술만으로도 성공한 한의원이 많이 있지만 새로 개원하는 한의원에 있어서는 나의 의술을 고객에게 어떻게 알리고 인식시키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그런데 나를 알리는데에는 순서가 있다. 친구도 여러 번 만나 서로를 많이 알수록 친해지며 서로 의사소통이 잘되는 것과 같이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려면 고객을 많이 알아야 한다.
서로가 친해지려면 공통점이 있고 대화에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내가 한말에 아 그렇구나 아 그래 라고 고개를 끄떡여야 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도 친한 친구는 몇 안 되는 것처럼 한의원이 고객에게 전한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되고 설득되기란 쉽지 않다. 먼저 서로를 알아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구매하여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어디서 살까? 상품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등을 종이에 적어보고 철저하게 검토해 보자. 마케팅의 시작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시장과 경쟁사를 조사해 보자. 조사가 끝나면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자. 이러한 단계 단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인기 있는 가수 여럿만 동원하면 운동장은 메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실패를 부른다. 보아의 성공에서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