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병 희 교수
“대체의학이란”
세계적 흐름 인정하고 국제화에 나서자
언어의 장벽 넘어 거대시장을 공략해야
“대체의학이란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서양의학을 공식적인 의학이라고 간주하고 이 것을 기준으로 틀 안에 들지 않는 기타 의학, 의술, 전통요법, 민간요법 등을 통칭하여 명명한 것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고병희 교수는 “대체의학의 세계적인 흐름을 인정하고 이 시장의 규모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급격히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대체의학이 이렇듯 급격히 성장하게 된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 현대의학의로는 치료와 예방이 불가능한 사스, 에이즈, 조류독감 등 신종 바이러와 각종 질환들이 발병함에 따라 이들을 치료하고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새로운 의학분야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둘재는, 보건의료와 생명공학분야에서의 접목을 통한 성장가능성이 의학적인 것은 물론 시장경제적으로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그는 이런 점에서 대체의학이 세계적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런 현상을 배척하기보다는 적극 수용한 후 한의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과학화해 다시 세계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병희 교수는 “대체의학은 세계적 흐름이며 이미 미국 등 선진국들은 막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자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전략적인 공략에 나섰다”며 “우리도 우리 것이 옳고 좋다고 앉아서 주장하기보다는 KOMSTA처럼 적극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남 일 교수
“의사학적 관점에서 본 대체의학”
서양의학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일침
제도적 지원과 자구노력 통한 업그레이드 필요
“보완·대체의학은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을 제외한 의료방법의 총칭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데 WHO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보완·대체의학이라고 말할 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서태평양지역에서는 그냥 전통의학이라고 부른다고 정리함으로써 보완·대체의학의 개념이 미국과 유럽식의 개념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남일 교수는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다른 분야이지만 이들이 명명하는 대체의학과도 다르게 보아야 한다”며 “서양의학자들은 한의학과 한방치료법들을 대체의학의 한 부류로 취급하지만 실상은 한의학안에 대체의학적 기법들이 녹아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제시대와 이후 60·70년대 국내외 서양의학자들로부터 한의학의 말살정책이 자행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대체의학이 세계시장에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단순한 시장 논리만이 아닌 서양의학자들이 치료의 한계와 경제적인 이유로 한의학의 변형된 형태로 대체의학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제도적인 지원과 안전성, 접근성, 합리적 이용 등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를 통한 대체의학의 흡수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혜 걸 기자
“대체의학의 허와 실”
세계적인 대체의학의 열풍은 ‘거품’
한의학의 미래 과학화에 달려
“현재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대체의학의 열풍은 몇년전 국내에 불었던 IT벤처의 열풍과 같은 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의학이 세계적인 의학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재연성을 입증하고 통계학적인 과학성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는 “대체의학의 열풍은 공급자적인 측면과 수요자적인 측면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는데, 공급자인 의사들의 경우 단도직입적으로 현 규격화되고 정부의 통제 하에 있는 의료수가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즉, 돈이 되기 때문에 대체의학을 도입한다고 볼 수 있다”며 “수요자인 환자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진료가 아닌 인간냄새가 나는 진료라는 문화적 정서적인 이유와, 현 의료기술로는 한계에 이른 상태에서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로 붐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의학의 문제점으로 학문적 체계가 결여돼 있음을 지적하고 내적·외적요인으로 붕괴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서구의 고강도 연구노력에 뒤지지 않도록 많은 여구를 통한 논문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기자는 “국내에서 한의계의 현 입장은 샌드위치와 같아서 대체의학을 통한 한의학을 흡수하려는 서양의학과 많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 한의학의 탈을 쓴 채 앞뒤에서 압박하고 있다”며 “수백년을 이어오며 축적된 정보와 자료 그리고 뛰어난 인재들을 활용해 제도권 의학으로서 투명하고 탄력적인 학문연구를 체계화하는 한편, 한의학의 전세계 보급 및 확산 노력을 가미한다면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