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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ICMART 2005 Symposium을 다녀와서..(下)

ICMART 2005 Symposium을 다녀와서..(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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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 우현수



모든 발표와 진행은 영어와 체코어로 동시통역이 이루어졌다. 통역실은 3개의 주요발표장마다 1평남짓의 부스가 제공되었는데, 발표현장과 통역현장이 단절되어 있지 않아 의사전달이 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lectures의 경우에는 ICMART의 성격상 임상에서 현재 활용하고 있는 침법에 대한 연구발표가 많았는데, 각종 통증질환, 근골격계질환, 정형외과질환 이외에도 피부과, 두통, 부인과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사례가 발표되었다. 이외에도 프롤로테라피, 약침요법, 테이핑요법, MMST, 頭鍼療法, 口鍼療法, 정형추나 등에 대한 소개와 음양오행설에 대한 강의도 있었다.

이 발표들 가운데 한의학에서 기본이 되는 음양이론에 대한 강의는 매우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오행이론이나 체질이론 등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약침이나 테이핑 등 현재 한국의 임상에서 활용되는 각종 침법 및 대체요법들이 외국에서 비록 초보적 수준이기는 하나 이미 현지 실정에 맞게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볼 때, ICMART 및 세계적으로 한의사의 위상을 조속히 찾아야 한국의 한의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뼈저리게 절감하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에서도 구해볼 수 있는 야마모토 신두침요법의 창시자인 야마모토 선생을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으나 현지의 호응도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는 못했다.

Posters의 경우는 한국에서의 발표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숫자를 차지하여 대단한 열의를 보여주었으나, 저자와의 일대일 대화를 관찰해 보기는 쉽지 않아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마도 포스터 발표의 경우는 대부분이 실험논문 위주라서 임상의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편, 전시장에서는 유럽의 각 의료기기회사들이 제작한 침구관련 의료기기가 다양하게 전시되었는데, 통증을 싫어하는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게 자입을 하지 않고도 침 효과를 내도록 하는 자침기계와 레이저 침, 수의침구관련 교재와 도구 등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수의침구학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여 동인 뿐 아니라 동물모델에서 경혈위치를 표시한 것을 따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침구이론과 관련된 서적을 판매하는 코너에서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박재우 선생의 온누리 및 수족침법에 대한 교재가 눈에 띄었다.

2박 3일간의 빡빡한 진행 속에 22일 오후 폐회식이 이어졌다. 폐회식은 역시 Para 의장의 감사인사로 시작되었는데, 앞서 밝혔듯이 현재 ICMART의 회원국이 아닌 한국이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참석률을 보여주고, 모두 24편에 달하는 논문을 발표한데 대하여 거듭 감사를 표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유럽의 의사들에게 매우 긍정적으로 높인 시간이었다.

그러나 독일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폐회식에 참석한 인원이 그리 많지 못해서 현장에서 파이팅을 외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이어 Dr. Beyens과 Dr. Bryan이 또한 이번 학회가 매우 성공적이었음을 자축하였고, Dr. Bryan은 ICMART 2006 심포지엄이 내년 4월 워싱턴 D.C에서 AAMA 학회와 공동으로 개최됨을 안내하고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주기를 당부하였다.

침구학 분야에서의 국제학술대회에 처음 참석한 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더 이상 침구학이 한국내에서만의 학문이 아님을 몸소 깨닫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독일이나 체코, 벨기에 등 유럽 각국의 침구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 하나하나가 자국의 침구학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데에 대하여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한의학의 종주국은 한국이라는 심정을 가슴깊이 가지고 있었으나, 그들의 자부심 또한 내가 가진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여러 교수님들의 말씀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ICMART의 적지 않은 수의 임원들이 의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의 회원국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눈에는 한국 한의사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몇몇 나라에서 그러하듯이 미용사나 침구사의 수준에서 침을 다루는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교육과 관련한 소규모의 일부 지도자 회의 때 ICMART 각 회원국의 회원을 대상으로 교육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치되었다. 그러면서 일정 수준이 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회원자격을 엄중히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회의를 주재한 Dr. Beyens은 수년간의 노력에 의해 한국 한의학의 교육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는 하나, 다른 임원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갈수록 지구상에서 각 나라의 지리적 거리는 좁아지고 있다. 이런 세계화의 추세에서 우리 한의학이 더욱 자리를 확고히 하면서 발전하는 방법은 지금보다 더욱 우수한 논문과 연구실적을 세계의 유수한 저널에 발표함으로써 한국의 한의학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을 널리 알림과 함께 각 국가에서 침법을 연구하는 여러 학자들과 폭넓은 교류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발맞추어 올 10월 대구에서 개최되는 ICOM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서 이때 참석하는 Dr. Beyens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에게 한국의 한의학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멀리 유럽에서의 학회에 참석하는데 있어서, 오랜 기간 진료를 비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경희의료원 김창환 병원장님께 감사를 드리고, 이번 학회에서 발표하도록 격려해 주신 최도영 침구학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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