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초고령사회, 다학제 연계가 필수적인 통합돌봄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선 타보건의료 직능과의 즉각적인 연계 시스템과 이에 대비한 현장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회장 장숙랑)는 27일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간호대학에서 ‘다직종 협업을 위한 (예비)보건의료인 교육전략’을 주제로, 제11차 동계 학술대회 및 제7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숙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각 보건의료인들이 모인 우리 학회는 그동안 현장에서 진료 외에도 어르신들의 삶을 걱정하며 함께 눈물 흘리고, 함께 기뻐하면서 관련 제도 정착의 길을 모색해왔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과 직능별 실제 사례들을 통해 통합돌봄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개선점을 함께 도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좌측부터 신동수 교수(온라인), 김정애 교수, 박성배 교수, 유원섭 센터장
2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의 첫 번째 세션은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수행 IPE 연구결과 공유’를 주제로 △일차의료 다직종 협업을 위한 역량 도출과 교육프로그램 개발(신동수 한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지역사회통합돌봄 전문가간 협력 교육 교재 개발 연구(김정애 경복대학교 간호학과 명예교수)가 소개됐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일차의료 다직종 협업 강화를 위한 교육 전략 및 실제’를 주제로 △환자 중심 일차의료를 위한 일차의료개발센터의 교육적 노력(박성배 일산벼원 일차의료개발센터 교수) △일차의료 분야(만성질환 관리, 장애인주치의, 재택의료센터 등) 교육과정 분석 및 개선방안(유원섭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이 발표됐다.
이날 패널토론에서 허명석 안산 새안산한의원장은 방문진료 현장에서 얘기치 않은 다학제 팀 접근이 필요한 상황과 마주해 이에 대한 문제를 풀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안산형 통합돌봄 한의방문진료사업’, ‘한의 일차의료방문진료 수가시범사업’ 등에 참가한 허명석 원장에 따르면 대상자는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걸친 복합적 환경문제에 처해있었으며, 타보건의료직능도 함께 참여해 케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전 정보나 신속한 연계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이다.
허명석 원장은 현재 통합돌봄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로 △다학제 연계 정보·시스템 부재 △한의진료에 대한 인식 부족 △복약 관리의 복잡성 △개정된 제도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을 꼽았다.
허 원장은 “막상 현장에 도착해 보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기 재가요양 대상자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많았으며, 이와 반대로 한의진료로 잘 호전되거나 관리될 수 있는 대상자임에도 당사자와 복지기관 등에선 한의사가 어떤 진료서비스를 제공해 주는지 알지 못해 방치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허 원장은 대상자들이 처방된 의약품 관리의 미비로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허 원장은 “펜타닐 패치 중독으로 오랜 기간 괴로움 속에 보내온 환자가 있었는데 현장에는 코디네이터가 없어 직접 마약중독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수소문해 연계시키고, 관련 정책을 파악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자택에 처방받은 양약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쌓여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던 환자들이 많았다”면서 “살펴보면 중복처방된 소염진통제를 비롯해 혈전용해제와 병용하면 좋지 않은 한약재들도 포함돼 있어 위출혈을 비롯한 여러 부작용에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허 원장은 현장에서 겪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사업 시작부터 모든 보건의료 직능이 넓은 의미로의 돌봄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고, 팀 협력 개념을 명확히 해 나가야 하며, 특히 대학 교육과정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한의방문진료 교육 △다학제 팀 교육 체험 △장기 교육 계획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허 원장은 “방문 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의 발견, 대상자와의 신뢰관계 형성은 팀 접근 수행의 필수요소로, 이는 현장을 중심으로 훈련돼야 한다”면서 “한의사들이 돌봄에서 사용하는 훌륭한 술기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타보건의료 직능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동행하는 현장 교육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우세옥 한국의료사협연합회 상임이사, 박상원 (사)늘픔가치 대표, 고유라 대한가정의학회 정신건강특임이사, 최성열 강원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 김남희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최재우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 부연구위원, 배지영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가 현장 사례를 토대로 다학제 관련 교육 확대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