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저출산과 인구 초고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정책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2024년 인구정책의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선별하고 필요한 과제를 보완하며 인구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11월 기준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만753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50명(7.6%↓) 감소하며 역대 11월 기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총인구는 1만2724명 감소하며 49개월 연속 감소했다.
보사연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구 변동은 여러 가치 측면에서 유례없는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2020년에는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는 소위 데드크로스로 불리는 자연 감소가 시작됐는데,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 감소와 사망자 수 증가로 인한 인구 규모의 감소는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중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2년 17.4%에서 2072년 47.7%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75세 이상 인구 비율, 85세 이상 인구 비율도 각각 2022년 7.3%에서 2072년 31.9%, 2022년 1.8%에서 2072년 14.3%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고령층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해당 연령대의 비율 변화가 보다 급격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러한 초고령화에 대응한 사회안전망 체계 정비, 이와 관련된 재정 여건 진단 등은 지속적인 당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초고령인구 비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양비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2022년 24.8명에서 △2030년 38.0명 △2040년 59.1명 △2050년 77.3명 △2060년 90.3명 △2072년 104.2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노년부양비의 증가는 총부양비 증가를 크게 견인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의 심화에 따른 고령인구 규모 증가와 저출산에 따른 유소년인구 규모 및 생산연령인구 규모의 지속적인 감소에 기인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통해 인구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는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마련된 4차 기본계획(2021~2025년)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는 2025년 제5차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그간의 정책 성과와 평가 준비를 앞두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와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을 목표로 4차 기본계획을 유지하거나 확대했으며, 부모급여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 △난임부부 지원 확대 △임신 전후·생애초기 의료비 부담 경감 등 예비부모들을 위한 과제도 추진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해져야 되고, 한번 비전과 방향성을 정하면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삶의 질 제고’라는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비판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라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비전과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정책을 안정적으로 지속해서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정책은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범위가 크기 때문에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결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저출산 대응 정책과 지속 가능 사회 기반을 구축해 세대가 공존하며 초고령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