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정확한 해부학 지식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장침을 활용할 수 있는 실습서”
한의 치료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침 치료, 특히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한 장침사용법을 다룬 ‘안전하고 효과적인 장침 사용법(K-Medicine Acadamy)’이 출간됐다.
지금까지 침구학을 다룬 많은 전통 한의학 서적들은 취혈하는 방법 혹은 전통적인 이론에 따른 혈 자리 선정에 집중돼, 위험한 혈 자리들을 명시해 사고를 줄이기 위한 내용 위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은 의료사고를 방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지식이나 임상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들로 하여금 소극적인 치료만을 강조하고, 일정 깊이 이상 자입해야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혈 자리를 놓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한 피시술자도 중요하지만, 침치료를 시행하는 시술자의 안전과 안정성 역시 중요하다. 운동을 처음할 때도 자세가 중요하듯, 침술을 배울 때에도 많은 환자를 치료해도 피로하지 않은 자세, 자침 시 안전한 자세가 중요하다.
이에 권고은‧지현우‧이세린‧이승환 네 명의 저자들은 실제 치료에 필요한 인체 구조물과 그 취혈 방법을 정리한 책의 필요성을 느끼고 ‘해부학을 기초로 한 장침 사용법’이란 주제를 선정했다.
권고은 원장(본아한의원 성수점)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로 “한의원에서 침도치료와 심부약침을 주요 술기로 사용하다 보면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이에 따른 올바른 자침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며 “자침 부위와 깊이에 따라 실제 자극되는 부위는 크게 다를 수 있어 해부학을 기반으로 한 정확한 취혈은 환자의 안전과 효과적인 시술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는 임상에서 주로 사용되는 구조물의 이미지와 실제 표면해부학적 자침부위를 함께 표시해 부위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고자했으며, 각 조직의 층차별 위치관계를 표시하여 자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아울러 각 구조물의 특징적인 통증 양상과 치료 방법까지 설명하며 임상에서 더욱 통합적으로 응용되도록 노력했다.
단순히 근육에 대한 설명을 나열하기보다, 스토리를 꾸며내 환자들이 실생활에서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 이야기한 후 독자가 직접 문제가 생긴 근육을 맞혀보는 형태로 구성됐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증상을 잡아내야 할까?’라는 사고훈련을 하게 된다. 치료의 단초를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글과 삽화를 함께 맡은 이세린 원장(통인한의원)은 “공부하는 과정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담았다”며 “모델 사진에 근육 그림을 레이어링해 각 근육과 경혈, TP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등의 사진을 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QR 코드로 동영상 자료도 첨부했으니 많이 활용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모델 신정욱 동국대 한의대 학생과, 유익한 동영상 사용을 허락해주신 이우경원장님, 척추모형과 추나베드를 대여해 주신 이원욱 원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책은 지난해 4월 이승환 통인한의원장이 L.Ac. (Licensed Acupuncturist) 대상 보수교육을 준비하며 구상한 주제로, QualTEAM Academy(㈜7일의 글로벌 출판사 브랜드)에서 ‘Hands-on Long Needle Technique: Korean Acupuncture’이라는 제하로 출간됐다. 영문판 출간 이후 한의과대학 후배들과 주변 초보 한의사들로부터 한글판 제작 요청에 따라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