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대한침구의학회(회장 양기영)가 24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2024년도 대한침구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 침구의학의 전통과 혁신의 융합을 모색하고, 올 한해 주요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양기영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준비한 다양한 침구의학 강연이 회원들이 임상현장에서 의술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올 한해 침구의학회에서 진행하는 ‘제1회 침구의학과 전문의 추수교육’을 비롯 군진의학 발전을 위한 군진의학위원회를 운영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군진의학과 침구의학: 현황과 연구사례(주찬우 공군 제8전투비행단 항공의무대 군의관) △말초신경질환의 침구치료: 안면마비를 중심으로(최유민 우석대 한의대 교수) △동의보감을 토대로 살펴본 근골격계 질환의 한의치료(이태형 경희이태형한의원장) △침의 과학적 기전을 바탕으로 한 통증질환 임상 활용(이승훈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주찬우 군의관은 “군진의학이란 군인에 대한 보건·위생·진료·방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군 의무활동 및 의료체계를 연구하는 의학의 분야”라며 “방역·예방접종 등의 예방의학 분야에서부터 우주항공, 화생방, 잠수, 대량 전상자처리 등의 군 특수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를 말한다”고 운을 뗐다.
주 군의관은 이어 “한의군의관은 1989년 군병과 내 ‘한방과’가 설치돼 최초로 한의군의관 17명이 배치돼 지금까지 지속 중”이라며 대한민국 한의군의관의 현황 및 근무지 유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주 군의관은 국내·외 군진의학 한의연구사례를 소개하면서 “군 의료체계 내에서 꾸준한 연구 등을 통해 군진의학 속 침구의학의 가치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전공의 시절 연구경험이 있는 단기 한의군의관과 군 의료 전문가이자 데이터 접근성이 높은 장기 한의군의관의 교류 활성화를 통해 더 좋은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유민 교수는 말초신경계를 모식도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했으며, 신경세포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뇨병성 신경증, 약물적 원인에 의한 신경장애, 안면마비 등에 의한 말초신경계 손상기전을 분류했다.
특히 최 교수는 “안면마비 시 손상이 오래되면 위축 근육에 변화가 나타나며 초기에는 조직학적 소견 변화 없이 가역적 변화가 일어나고, 후기에는 지방조직, 섬유조직으로 변화되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며, “마비 후 1~3개월 이내 회복되는 것이 제일이지만 적어도 1년 이내에 복구되어야 기능적 회복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말초신경질환의 치료방법으로 점을 넘어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혈 치료법과 함께 말초신경 손상에서 즉각적인 보호 효과를 보여준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이태형 원장은 동의보감 기반 진료기록 공유시스템에 대해 “한의사들로 하여금 KCD 상병명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인해 대다수의 한의병명과 한의병증은 기존 KCD 상의 코드로 통합되거나 삭제되는 문제가 있다”며 “KCD의 상병명과 더불어 의서를 토대로 한 한의병명을 병렬적으로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어 동의보감의 근문·골문·경허문·배문 등을 토대로 한 근골격계 질환 및 그에 따른 증상·치료법 등을 소개하는 한편 근골격계 환자 치료에 있어 허실 판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허증의 경우 △실증의 경우 △허실이 겸하는 경우를 설명했다.
이승훈 교수는 “오늘 강의할 내용은 침 치료에 대한 전통의학적 관점이 아닌 신경생리학적인 관점을 다룬다”며 “침구의학과 전문의 그리고 한의사로서 침의 전문가라고 한다면 전통동아시아의학의 관점과 함께 서양의학적 관점 두 가지에서 모두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과학적 관점에서의 침 기전을 △Local effects △Segmental effects △General effects 3단계로 나눠 질환과 환자에 따라 국소, 분절, 전신 자극을 적절히 조합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자극(stimulation)과 매개변수(parameter)를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임상에서 비특이성 요통 및 신경병증성 통증에 각 기전에 따른 침 치료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의했다.
이후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사업계획안 보고의 건 △중간 회계 보고의 건 △사업 경과 보고의 건 등이 논의됐다.
올해 사업계획에 따르면 오는 9월에 개최되는 ‘ICMART 2024 제주’에서 대한침구의학회의 세션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으며, 11월에는 ‘침의날’ 행사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침구과전문의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2024년 제1회 침구의학과 전문의 추수교육이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발표 기회와 함께 시상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군진의학위원회를 통해 한의군의관 교육과 제도·법률 자문 및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군내 한의학·한의군의관의 필요성과 인식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학회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김갑성 대한침구의학회 명예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