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16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영등포남부지사)에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1차 협상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정유옹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의협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중랑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해 왔기에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한의사 회원들은 높은 폐업률과 함께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익으로 한의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등 매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고통 받으며, 이번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을 대표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한의계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현재 양의사가 13만 명이고, 한의사는 3만 명인 상황에서 한의계의 건강보험 점유율이 불과 3%를 기록하는 것은 어느 누가 봐도 정상적인 구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단장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의약 보장성 강화라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이 같은 전반적인 한의계의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남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은 “금년도 수가협상의 환경도 녹록치는 않지만, 가입자와 공급자간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수가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기존과는 달리 1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에서 자료를 제시하고, 2차 협상에서 공급자의 상황을 듣는 순서로 바뀌었는데, 이는 유연한 수가협상을 위한 소통과 배려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필수의료 미비 및 의료전달체계 왜곡 문제와 더불어 진료량 중심의 행위별 수가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보상구조의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사실상 수가협상 추진의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5가지 수가 조정 모형을 제시해 균형 잡힌 수가협상의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단장은 “올해에도 재정소위원회-공급자-건보공단이 함께하는 소통간담회를 마련, 그 자리에서 서로의 간극을 줄이고 접점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공급자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한편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재정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번 수가협상이 가입자-공급자-건보공단-정부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건강보험 재정이 3년 연속 흑자인 상황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볼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수가협상의 환경은 어렵지만 보험자이자 재정 관리자인 건보공단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상호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의료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가입자의 부담수준 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차 수가협상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정유옹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한의약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단장은 “한의계는 현재 3%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이 또한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면서 “한의약 보장성을 늘리는 것이 한의협 수가협상단의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정 단장은 “내년부터 의대정원 사태로 인해 필수의료 항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의계는 더욱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부분들까지 반영해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더 높은 수가 인상률을 요구할 계획이며, 더불어 한의 보장성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보장성 항목을 늘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이어 “한의학은 미래지향적인 학문이며, 지금보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한의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수가협상 기간 동안 한의사들 보다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과 현재 고통받고 있는 한의의료기관들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완호 한의협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부터 올해 양의사들 파업까지 4년 동안 한의계는 많이 소외돼 왔다”면서 “그렇게 소외된 부분이 쌓이고 쌓여 한의의료 쪽이 객관적인 수치상으로도 많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이 부회장은 “한의학은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국민들의 의료 이용량을 줄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한의의료가 기본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생명유지 장치로서의 수가 인상이 반드시 돼야 할 것이며, 또한 지난 4년간 소외돼 왔던 한의계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