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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초고령사회에서 한의약의 역할 확대 방안 ‘모색’

초고령사회에서 한의약의 역할 확대 방안 ‘모색’

한의 노년내과 필요성 비롯 다학제 사용 대처방안 등 다양한 제언 ‘눈길’
한방내과학회, 복부 초음파 핸즈온 세션 운영…초음파 활용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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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26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고령사회에서 한방내과의 역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에 대한 강점을 부각시키고 한방내과 진료영역을 보다 체계적·구체적으로 확대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의 역할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고창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의계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중 초음파 사용을 비롯해 한약제제의 다양화, 한방보험약의 효과를 증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19를 벗어난 지금이 한의계의 위기라고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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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 회장은 “일본에서는 노년의학이 이미 발달돼 있고, 중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한방노인학 관련 서적들이 발간되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양의학에서 노년의학전문의가 배출되는 등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여러 가지 변화와 흐름에 대처하고 있지만 한의계에서는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한의계도 이같은 환경에 맞춰 시대에 맞는 진단, 치료, 약제 등 다양하게 변화시켜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번 학술대회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한의학 관련 정책이나 법안 등을 추진함에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조기호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한국의 초고령사회에서 한방 노년내과의 필요성과 그 역할’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한의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센터(방호열 동방신통부부한의원장) △증례를 중심으로 살표보는 고령자 피부질환의 진단(김규석 경희대 한의대 교수)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쇠 평가 방법과 도구(윤성준 ㈜디피아 대표이사) △전립선비대증의 임상적 접근-CPG를 중심으로(조충식 대전대 한의대 교수) △COPD환자의 한의학적 치료-약물, 추나(정희재 경희대 한의대 교수) △고령자 다약제 사용,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이 발표됐다.


이날 조기호 교수는 강연을 통해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노쇠’라는 개념은 한의약에서는 예로부터 ‘허증’으로 보고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해 대응해오고 있다”면서 “초고령사회라는 우리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눈 앞에 다가온 이때, 전통의학의 계승·발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한의노년내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노인들에게 빈발하는 냉증, 수면장애(불면), 인지증, 기침, 식욕부진, 노쇠, 초기·만성 감기, 관절통, 요통, 배뇨곤란·잔뇨감, 빈뇨, 변비, 설사 등을 치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그동안 임상에서 봐왔던 치험례를 공유했다.


특히 조 교수는 “30년 가까이 일본과 교류해 오면서 느낀 점은 그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즉 학문의 외연성을 넓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한의학도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며, 더욱이 초고령사회를 맞아 한방내과학을 중심으로 한의계가 합심해 나간다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호열 원장은 한의 방문진료 및 장기 요양재택의료센터에 대한 전체적인 현황 및 현재 운영 중인 거제시 재택의료센터에서 시행 중인 진료 형태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방 원장은 “한의계가 방문진료에 눈을 더욱 돌려야 하는 이유는 정부의 관련 정책 확대는 물론 노인인구와 거동불편자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수요도 늘어날 것이 때문”이라며 “더불어 장애인주치의나 노인건강주치의, 치매주치의 등 추가적인 방문진료 사업 추진의 가능성이 높고, 인구 감소로 인한 소아청소년, 중장년층 환자들이 줄어들어 외래진료 대상자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문진료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규석 교수는 “진단이 잘못되면 치료방향 수립에서부터 어긋날 수 있어,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또한 고령자의 피부에 대한 특징도 숙지한다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건조한 피부 △복용 중인 약물 △영양제·건강기능식품 △음식 △피부질환 △내과질환 △정신적 문제 △신경질환 △계속 긁으면 더 가려운 피부질환 등으로 제시하는 한편 이 가운데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내과질환으로는 만성 신장 질환, 간질환, 담도질환, 당뇨병, 갑상선 질환, 혈액암·혈액질환, 자가면역질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령자의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피부 노화로 인한 피부 건조와 더불어 복용 약물이 많아져서 약물에 의한 가려움증이 다빈도로 발생하고 있으며, 또 내과질환·신경질환에 의한 가려움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고령자의 피부질환 진단시에는 이같은 고령자의 특징을 두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부터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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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조충식 교수는 “전립선 증식증의 정의는 현재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지만, 임상에서는 전립선의 비대, 폐색, 하부요로증상의 조합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고령일수록, 또 증상이 다양할수록 전립선 증식증 단독이 아닌 그 중의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하며, 치료목표 설정을 넓게 하고, 환자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약제제의 건강보험약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야간뇨: 팔미지황환(제제 또는 환제) 또는 팔미+오자연종환 고려 △빈뇨: 오림산(Ex) △절박뇨: 육미지황환(제제)+오림산(Ex) △노인 야간 하복통(기림): 보중익기탕(Ex)+오림산(Ex) △불완전배뇨증후군: 신기환+오림산(Ex) 등을 활용한다고 밝히는 한편 “전립선 질환을 바라볼 때 몸 전체를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증치료 중심보다는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 나가는 것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희재 교수는 “폐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유발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WHO에 따르면 세계 4위의 사망원인이 되는 질환이며, 현재 완치약물이 없고 고령층의 유병률·사망률을 높여 향후 사회적 부담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더불어 고령화사회,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COPD의 관리 및 대응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양방 융합치료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약물치료적인 부분에서는 기존 양방 약물요법과 청상보하탕·형개연교탕의 병용 투여를, 또한 호흡근과 경락을 고려한 COPD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면서 “연구 결과 운동성은 추나 치료가, 실제 가슴 답답함이나 호흡곤란 등의 정도는 한약 치료를 통해 유의한 개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권승원 교수는 “다약제 복용이란 임상적으로 필요한 양 이상으로 많은 약제가 처방되고 있는 상태로, 현재는 5종류 이상일 때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히며, 다약제 복용이 발생하는 원인을 △의료시스템 △환자 △의료인 △제약회사 등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약제 복용은 의학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약의 활용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약은 다성분으로 구성된 단일 약재를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10가지 증상이 있어도 한 병태(변증)에 의한 것이라면 처방은 1가지”라고 설명하며, 이에 대한 실례로 약인성 파킨슨증후군에 대한 억간산 처방을 예시로 들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강연과 더불어 신청자를 대상으로 1조당 6명씩으로 조를 편성해 ‘복부 초음파 핸즈온’ 세션을 운영, 내과 영역에서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 확산을 위해 일선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콘텐츠 위주의 실습 교육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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