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방안으로 시범사업 도입을 발표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가 계약 기반 의사인력을 지역 의료기관에 배치하는 방식인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장종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료원 등 지역 공공병원의 인력난 완화와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공임상교수제’ 사업이 참여 교수 인력 부족으로 인해 2년 사이에 80% 가까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상교수제’란 국립대병원 소속의 의사로 채용돼 지방의료원 등에 일정 기간 동안 순환근무를 하며 필수의료 등을 담당하는 의사 인력으로, 계약 기간은 최소 3년 이상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임용이 가능하고, 구체적인 직무범위와 근무기간, 순환근무방식 등은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이 상호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배정인원은 지난해 15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3분의 1로 감소했고, 사업 예산 역시 2년 사이에 80% 가까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며, 더욱이 지난해 190억6900만원이었던 사업 예산이 올해 63억5000만원으로 삭감된 데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무려 40%나 삭감된 39억4000만원이 편성됐다.
장종태 의원은 ‘공공임상교수제’의 사업규모가 대폭 축소된 이유로 배정인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채용인원을 꼽았다.
‘공공임상교수제’를 통해 배정인원이 150명이었던 2023년에는 채용된 교수가 28명에 그쳤고, 배정인원이 50명인 올해는 32명(지난달 기준)에 불과한 상태로, 교육부도 국회 예산정책처 2023년도 결산 분석보고서를 통해 공공임상교수제 예산 집행 부진 사유를 ‘지원자 미달’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더해 ‘공공임상교수제’ 인력이 각 지역과 필수진료과목에 고르게 배치되지 못했는데 경기(9명)·충남(10명) 지역에 인력의 과반 이상이 쏠린 반면 전남(2명), 충북(1명), 경북(1명), 경남(0명), 제주(0명)는 배치가 저조했으며, 진료과목도 신경외과 2명, 소아과 1명 채용됐으며,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인력은 채용되지 못했다.
지난달 정부가 내년도 시범사업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공공임상교수제’와 마찬가지로 계약 기반 의사인력을 각 지역에 배치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국회에서 필요성을 강조해온 ‘지역의사제(10년 의무복무 조건 입학생 선발 및 장학금 지급)’와 달리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시민단체들이 실효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부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통해 내년 4개 지역에서 8개 진료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 96명이 근무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으로, 관련 예산 14억원을 책정해 월 400만원이 지역근무수당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며, 참여 전문의는 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수당 외 정주여건(주거 지원 등), 해외 연수 등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장종태 의원은 “정부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은 비용부담을 지자체에 전가하는 것으로, 정부 예산 지원은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 수당이 전부이며, 정부 계획에 언급된 정주여건 및 해외연수 지원 등을 위한 비용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정주여건과 해외연수 지원도 기본적인 계약조건이 아닌 지자체와 전문의가 개별 계약 과정에서 논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공임상교수제’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가 부담과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