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여름철 장마와 폭염 등 지속되는 이상 기후로 인해 주요 과수와 농작물은 물론 한약재까지 생산량과 품질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당귀, 천궁, 강활, 고본 등 국산 한약재의 생산과 유통에 철저한 관리를 위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약재 유통기업인 바이퓨어 김우성 대표는 “지난해부터 가장 기온이 높은 남도 지방에서 땅의 열기(熱氣)로 뿌리가 녹아버리는 이른바 하고(夏枯) 현상으로 한약재 생산에 지장이 있어 왔다”면서 “올해 또한 장마와 폭염의 이상 기후 때문에 고품질 한약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고품질 한약재 확보에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한약재 산지 관리”라면서 “산지 관리를 위해 생산자(농민)-제약사(경희한약)-유통사(바이퓨어)가 수시로 산지에서 만나 한약재의 생육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등 장마와 폭염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생산자-제약사-유통사는 최근 경북 영양의 당귀(當歸), 천궁(川芎), 강활(羌活), 고본(藁本) GAP 인증 농가를 방문해 한약재 생산 관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경북 영양은 지리적으로 해발 400m~500m로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크며 강수량이 적당해 당귀, 천궁, 강활, 고본 등의 약재 재배에 적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 약재 종자인 일천궁이 울릉도에서 재배됐다가 내륙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적합한 곳으로 평가받은 곳이 경북 영양이었다”고 밝힌 뒤 “천궁의 경우 채취 시기가 11월인데, 서리 내린 후 충분하게 땅에서 약성이 형성되었을 때 캐보면 뿌리가 알차고 채취 후 덕장에서 3달 동안 80~90% 양건(陽乾)의 과정을 거쳐 건조돼 고품질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당귀, 천궁, 강활, 고본 등이 생산되고 있는 곳은 지대가 높고 기온이 낮아 상대적으로 하고(夏枯) 현상의 위험은 낮았으며, 전체적으로 잎이 처지지 않고 색택(色澤)이 생생하고 충해 등의 문제가 없이 생육 상태는 양호했다.
이에 농가들은 고품질 한약재 생산을 위해 하고(夏枯) 현상을 방지하고자 밭 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폭염 때문에 하고(夏枯) 현상의 위험이 높아지면 물 뿌리는 횟수를 증가시키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김재민 경희한약 대표는 “장마와 폭염 외에도 한약재 재배 농민들의 수심이 깊은 이유는 수입 한약재로 인해 국산 한약재가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재배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국산 한약재 생산 농가들이 대폭 감소하고 있어서 점차 국산 한약재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만약 국산 한약재가 사라지게 되면 결국 국내 한의약 시장을 수입 한약재가 독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입 한약재의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국산 한약재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 영양의 고품질 당귀, 천궁, 강활, 고본은 경희한약에서 엄격한 안전성 및 약효성 시험검사를 거쳐 의약품 한약재로 제조하고 있으며, 유통은 바이퓨어에서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