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준혁 기자]서울 동대문구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이곳에서 한의약과 우리나라 약초의 이야기를 탐방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전이 개최되고 있다.
◇ 질병의 근원적 치료제 ‘한약재’
오는 6월21일까지 진행되는 기획전시 ‘생명의 꽃, 약초에 피다’는 수수한 자태 이면에 놀라운 효능을 가진 우리 약초의 역사와 우수한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안덕균 한국본초임상연구센터 소장, 이영종 가천대 한의대 명예교수, 최호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소장 등이 수집한 우리나라 약초 68종의 사진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약초(향약)의 역사 △계절별 우리 약초를 소개하는 ‘향약의 사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약초를 알려주는 ‘손에 잡히는 한국의 약초’ △약초 연구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약초 연구가의 책상’ 등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곁을 지켜온 약초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흥미로웠다.
약초는 질병의 근원적인 치료제로써 유효한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연구, 활용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상처치료 연고제와 뇌, 심장약의 원료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약초인 병풀과 은행나무잎이다.
한약은 오랜 경험 지식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고 있어 임상 처방과 연계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생활습관과 체형이 과거와 다르고, 질병의 양상도 다르며, 기후온난화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어 새로운 시각에서 다양한 한약재와 임상처방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 한의약, 우리 민족 건강 지켜와
야산의 잡초나 잡목 같아 하찮아 보이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우수한 효과가 있는 약초인 경우가 많다. 전시에서는 우리 곁, 손에 잡힐 만한 거리에서 약초 연구가가 선정한 40종의 약초를 소개하고 있었다.
한의약은 침·뜸·한약 등의 치료 수단을 통해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민족의학이다. 주변국과 교류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자체적으로 치료 방법과 약물을 응용·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를 향약이라고 부르며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날 기획전에서는 약초 연구가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배워갈 수 있었다. 약초 연구가는 약초 탐사와 실험연구를 통해 약초의 효능을 평가하고 입증하는 일을 한다. 삽주 뿌리와 미치광이풀 뿌리처럼 비슷하지만 현저히 다른 약재를 감별해 내거나, 울릉도 섬쑥부쟁이의 사례처럼 정밀한 분류학적 비교연구로 그 지역 고유의 특산 식물임을 밝히고 새로운 학명을 부여하기도 한다. 전시에서는 이처럼 향약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4명의 약초 연구가와 그들 일상의 단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실에는 약초 사진으로 꾸며진 엽서도 전시돼 있었다. 감국·인동덩굴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약초들을 비롯해 피마자·미치광이풀과 같이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약초 사진으로 만들어진 엽서도 있었다.
◇ 우리 약초로 만든 엽서도 전시
전시에서는 약초 연구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약초 연구가의 책상’도 공개했다. 오랜 세월 이 땅에서 피고 지는 우리 약초를 찾아다닌 깊은 시간이 담긴 책상이었다. 손때 묻은 책과 자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자생 약초에 대한 연구를 이어온 학자들의 수고를 느낄 수 있었다.
‘생명의 꽃, 약초에 피다’는 1층 박물관 입구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푸른 치유의 정원을 주제로 다양한 약초들의 사진을 전시해 놓고 있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오는 6월21일까지 진행되는 생명의 꽃 전시전, 한의약과 우리나라 약초에 대해 탐색하고 싶다면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