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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5일 (월)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 8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 8

18세기 조선의 침구 경혈은 어떤 모습일까?
잊혀진 와혈(訛穴), 대도(SP2)와 태백(SP3)

박영환 원장(시중한의원).jpg

박영환 시중한의원장(서울시 종로구)


대도(SP2)와 태백(SP3)은 족태음비경맥의 오수혈 중에서 형혈(滎穴)과 수혈(兪穴)에 속하는 혈로써 임상에서 다양하게 활용하는 중요한 혈이다. 


그런데 학계에서도 대도(SP2)와 태백(SP3)이 와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대도(SP2)는 엄지발가락 본절(本節)의 앞에, 태백(SP3)은 엄지발가락 본절의 뒤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며, 이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모두 별다른 이견이 없어서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서도 이 혈위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의서에서 설명하는 대도(SP2)와 태백(SP3)의 위치는 현재 표준으로 정한 <WHO/WPRO 표준경혈위치>의 위치와 다르다.


<동의보감>, <침구자생경>, <의학입문>등 주요 의서들의 원문을 확인하면 대도(SP2)를 “엄지발가락 본절의 뒤”라고 기술하고 있다. 즉, 주요 의서의 기록에 따른다면 현재<WHO/WPRO 표준경혈위치>의 태백(SP3)이 주요 의서의 대도(SP2)가 되고, 대도(SP2)의 위치에는 본래 경혈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의서 원문에 태백(SP3)은 “핵골(核骨) 아래의 오목한 곳(核骨下陷中)”이라 하였다. 핵골은 엄지발가락 본절의 아래에 있는 종자뼈(種子骨:sesamoid bone)로서, 주요 의서의 기록에 따른다면 태백(SP3)은 종자뼈의 아래가 정확한 위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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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왼쪽) 침구의서에서 기록하고 있는 태백(SP3)의 바른 위치. (가운데) 침금동인 왼발의 대도(SP2)와 태백(SP3)과 공손(SP4). 대도(SP2)는 본절(本節) 뒤에 있다. (오른쪽) 한병련 선생의 명당동인도(1940년)에 기록된 대도(SP2)와 태백(SP3)


태백(SP3)의 이러한 특이한 위치 때문에 은백(SP1)-> 대도(SP2)-> 공손(SP4)을 지나가는 족태음비경맥의 흐름은 직선을 벗어나 발바닥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데, 이 흐름을 <영추 경맥편>에서 “過核骨後”라고 특별히 강조하였다.


그런데 대도(SP2)와 태백(SP3)이 지금과 같이 잘못 표시된 원인을 살펴보면 경혈도에서도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혈도가 은백(SP1)-> 대도(SP2)-> 태백(SP3)-> 공손(SP4)의 흐름을 일직선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입체적으로 존재하는 경혈 경맥을 다중 시점(視點)의 기법으로 평면에 모두 그리는 옛 사람들의 표현기법이다. 경혈학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일반인들에게 족태음비경맥이 일직선을 흐르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으며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민간에서 사실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태백(SP3)이 발바닥 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과거의 경혈도는 현재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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