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수한 중의약 확보를 차원에서 2∼3년 전부터 GAP, GMP, GPP에 따라 생산한 중약재가 최근 국내시장에 본격 상륙되면서 국산 한약재의 품질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 간 한의협 신광호 약무이사를 비롯해 자생생명공학연구소 안덕균 소장, 최호영 경희한의대 본초학 교수, 함소아한의원 최현 원장 등 국내 한의약계 인사들과 본지 기자가 감숙성의 중국 GAP기지와 GMP 시설을 참관한 결과 이곳에서 생산되는 중약재 중 일부가 GAP 조건에 따라 생산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 하에 생산되는 약재는 100여종이지만 GAP에 기준 따른 것은 다빈도 약재인 황기, 당귀, 당삼 등 10여종으로 매년 전체 생산량의 20%에 이른다. 특히 중국은 고품질 한약재 생산을 위해 GAP, GMP, GPP에 엄격한 SOP를 적용함으로써 중금속, 농약, 이산화황 문제까지 해결하는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따라 최근까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한약재는 이제 품질경쟁에서도 뒤쳐질 우려마저 안게 되었다.
현재 중약에 대한 공식적인 GAP 기준은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계 회사인 ‘베라(Herbera)’가 마련한 GAP기준을 공식 기준으로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허베라 기준은 한약의 중금속, 독성, 농약, 화학비료, 수분, 세균, 이산화황, 유효성분에 초점을 맞춰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미국 FDA서도 채택할 만큼 규정을 엄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신광호 약무이사는 “허베라 기준에 따라 생산, 가공, 관리공정을 거쳐 국내로 수입된 중국 한약재의 진위 여부 확인 차 현지 답사를 벌였지만 엄격한 기준에 놀라울 따름이었다”며 “국내 한약재 생산농가들과 정부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고 말했다.
안덕균 교수도 “청정지역이나 다름없는 감숙성 오지에 대단지의 한약 재배지를 돌아보며 부러움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이곳에서 한국 한의학이 또 다시 분발해야할 이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최호영 교수는 “한약재가 자랄 수 있는 환경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전체 생산량의 20%에 불과한 GAP 공정에 따른 한약이 앞으로 생산양과 품목도 점차 확대할 것이란 중국 정부 관리의 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내 한약재 생산의 생존 차원에서 정부, 학계, 농민 등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약의 GAP기지가 채택하고 있는 ‘허베라 기준’은 중국계 미국인이자 바이타팜을 설립한 라우 사장의 35년 집념으로 이뤄진 결과로 알려진다.
라우 사장은 GAP기준 한약재를 생산한지 불과 2∼3년의 짧은 연륜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한약재 수출국인 32개국에도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5년 이내에 완전 회복하고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 들여온 GAP 기준에 가까운 200여종의 약재도 8백여종으로 확대하는 등 양과 질적인 면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라우 사장에 따르면 한약재 수출 뿐 아니라 한의서 고방에 근거해 만든 120여종의 한약제제는 현재 미국에서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생산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중약재를 포함한 전세계 모든 한약이 관행처럼 엄격하게 생산 관리 유통되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을 경우 2∼3년 이내 사장될 위기에서 출발한게 한약재 사업”이라며 “만일 한국에서도 우수한 한약재 생산을 위해 GAP, GMP, GPP 등을 비롯한 한약과 관련된 필요한 자료를 한국 판매회사인 H-MAX를 통해 모두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