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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5일 (수)

“건강문해력 수준 낮을수록 의료이용 증가”

“건강문해력 수준 낮을수록 의료이용 증가”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이란 건강정보 이해 통해 효과적 의료 활용
낮은 교육 및 소득, 고령층 여성, 만성질환자, 건강문해력 현저히 떨어져
보사연 ‘건강문해력 영향요인 파악 및 의료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
“정부 차원서 건강문해력 제고와 의료이용 감소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

[한의신문] 낮은 건강문해력은 고령, 낮은 교육 수준 및 소득수준 등과 연관이 있고, 건강문해력 수준이 높을수록 의료이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발표된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의 영향요인 파악 및 의료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저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문석준·김정훈·김희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최용석)에 따른 것이다.

 

이번 연구의 배경은 의료서비스 지출 증가로 건강보험의 재정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중 개인의 건강문해력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건강문해력과 의료이용 간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가 부족해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건강정보에 접근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고, 정보를 이해하고, 적합한 정보인지 판단해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의료서비스 이용에 활용하는 복합적인 능력인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은 최근들어 의료이용 패턴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문해력.jpg

 

‘건강문해력’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선진 국가들에서는 건강문해력 제고를 국가 주요 전략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건강문해력 향상을 국가 보건의료 중장기계획인 ‘Healthy People 2030’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독일도 건강문해력 향상을 ‘국가 주요 전략(National Action Plan Health Literacy)’으로 설정해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제5차 건강증진종합계획 2030(HP2030)’에서 건강정보 이해력 제고를 28개 중점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수집한 제2기 한국의료패널 자료 중 2021년도 자료의 대상자 총 1만1,914명 중, 16점 척도로 변환된 건강문해력 수준의 결측값 3,284건을 제외한 8,630명을 최종 연구대상자로 삼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건강문해력 수준이 낮았고, 고령일수록 건강문해력이 낮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인쇄물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매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의 건강문해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과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건강문해력이 더 낮았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건강문해력이 낮았다. 이는 유병상태에 있는 사람의 건강문해력 수준이 건강한 사람보다 좋지 않다는 점은 건강관리 능력이 떨어지니 더 많은 만성질환을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문해력 수준이 높은 사람은 복약순응, 투약 관리 등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능력이 더 높아 만성질환의 유병이 적은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건강문해력에 따른 외래이용횟수를 살펴본 결과, 낮은 건강문해력 수준을 가진 집단은 높은 건강문해력 수준을 가진 집단에 비해 외래의료이용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건강문해력 수준이 낮으면 자신이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상태인지, 또한 어떤 서비스를 받아야 적절한 것인지 판단하지 못해 의료이용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남성보단 여성이 외래서비스 이용 횟수가 더 많았는데, 이는 남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 주관적 불건강 수준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의료이용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나 노인성질환 등의 증가로 의료이용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건강문해력 수준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 시 취약계층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고령층과 특히 고령 여성층을 대상으로 건강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문해력.png

 

이는 고령 여성의 경우, 교육 수준뿐 아니라 소득 수준이 취약하고, 과거 가부장적 사회의 문화를 오롯이 견뎌내면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출 환경이 허락되지 않음으로써 건강문해력이 매우 낮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됐다.

 

또한 건강문해력 제고 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자로는 단연코 만성질환자를 꼽았다. 만성질환자는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자원과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해 건강관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건강문해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문해력 증진 정책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정부 차원에서 건강문해력 제고와 의료이용 감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앞으로 건강문해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강문해력 개념의 범주를 건강관리 수준을 넘어 의료이용까지 전향적으로 확장해야 하며, 불필요한 의료이용 감소를 위한 전략으로 건강문해력 제고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OECD는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보건의료체계에서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로 전환을 지향하면서 건강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건강문해력 제고는 공급을 통제함으로써 발생하는 내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보건의료체계의 선순환 구조를 야기하는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건강문해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때 환자 개인의 역량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의료공급자와 환자 간의 상호 협력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양방향 의사소통 능력을 함께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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