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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3일 (토)

“한의대 교육과정에 죽음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한의대 교육과정에 죽음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한의과대학 학생의 죽음에 대한 인식 및 교육 필요성에 관한 질적 연구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9권 제3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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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한의대 학생들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죽음 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 논문이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 실렸다.

 

‘한의과대학 학생의 죽음에 대한 인식 및 교육 필요성에 관한 질적 연구’란 제하의 논문에서 동의대학교 연구진(진명호·김선경·이해웅)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건강한 생각과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로 진행됐다.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기초·임상·의료인문학 교수 3명의 논의를 거쳐 도입, 본론, 마무리 형태의 구조화된 질문지를 구성했고, 질문지를 바탕으로 유동성 있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형식을 취했다.

 

한의대생들이 가진 죽음에 대한 경험

 

학생들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생각을 처음 갖게 된 경우가 많았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으면서 두려움, 슬픔, 정신적인 충격을 겪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죽음을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두려움, 허무함, 슬픔, 끝, 완벽한 어둠, 편안함, 억울함 등이 있었다.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으로 죽음을 고민하는 태도를 보인 학생도 있었고, 죽음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그것을 삶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의과대학에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 이유는 첫째,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죽음을 접했을 때의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둘째로는 죽음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관점을 정립하기 위해서, 셋째로는 의료인은 환자나 유가족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죽음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고 환자의 보호자가 될 수도, 유가족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죽음 교육은 한의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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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과목 개설에 적당한 시기는

 

전반적으로 참여자들은 죽음학 과목을 본과 4학년에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예과는 죽음학을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만약에 예과 때 접할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과 4학년 때 실무적인 입장에서 다루었으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본과 1학년이나 예과 2학년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참여자들은 죽음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족함에 대해 공통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죽음에 대해 혼자서만 생각을 하다 보면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고, 한 참여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FGI 결과 학생들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보다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할 기회들은 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죽음에 대해 슬픔, 충격, 두려움, 허무감을 느꼈지만,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의과대학에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았고, 필요성의 정도는 양적 조사를 했을 때 파악했던 것보다 더 많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죽음을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죽음 앞에서 담담하거나 의연한 태도를 기르면서 환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했다. 죽음학 과목 개설에 적당한 시기에 대해서는 임상 과목을 어느 정도 학습한 본과 4학년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본과 1학년 등 학업 부담이 적은 학년을 선호하기도 했다.

 

죽음에 대한 예·본과 학생들의 공통점과 차이점

 

본과 학생들은 FGI를 하면서 죽음에 대한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피력했는데, 예과 학생이든 본과 학생이든 설문을 진행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질적 연구의 특성상 학생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심리적인 해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으며,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거나,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 서로를 존중하면서 토론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의예과와 한의학과 학생들의 의견 차이는 크지 않았는데, 좀 더 의료 지식이 있고 경험이 많은 본과 학생들이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거나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룹의 구성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고, 나이와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깊이가 조금 다른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죽음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 예과 학생들보다는 본과 학생들에서 죽음을 좀 더 심도 있게 경험하고, 죽음에 대한 개념이나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죽음에 대한 감정에서 예과 학생들은 아쉬움이나 억울함, 슬픔 등을 이야기했고, 본과 학생들은 두려움, 허무함, 자연스러움, 끝, 완벽한 어둠, 편안함, 남아 있는 사람의 고통 등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을 이야기했다.

 

또한 본과 학생들은 좀 더 죽음 교육에 대해서 실제 의료 현장에서 직면할 문제로 인식하고 준비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였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필요로 했다.

 

연구진은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죽음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적으로 깊은 고민을 했고, 죽음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면서 “학생들은 저학년에서는 인문학적 접근으로 죽음에 대해 배우고, 고학년에서는 임상적, 심리학적, 법적 접근을 통해 심화된 교육을 받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죽음 교육을 체계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전인적이고 환자 중심적인 프로페셔널리즘을 기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죽음 교육은 한의학이 추구하는 생명 존중과 전인적 치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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