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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09일 (목)

“우리 사회 언론 보도, 저출산 해결 보다는 문제에 더 초점”

“우리 사회 언론 보도, 저출산 해결 보다는 문제에 더 초점”

부정적 측면이나 위기 상황 집중하면, 공중에게 불안감과 부정적 감정 증폭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 관련 언론 보도···행동 변화 의도의 연관성 연구’ 보고
“결혼, 출산, 육아 지원책이나 해외 성공 사례 등 조명해 청년 인식 변화 기여”

[한의신문] 우리 사회에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현상인데, 실제 저출산 해결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청년들은 국내의 뉴스가 저출산의 해결보다는 저출산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발표된 ‘저출산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프레임 인식과 평가, 이슈 관여도와 행동 변화 의도의 연관성 연구’ 보고(저자 한양대학교 백혜진·우윤정·고하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최미연)에 따른 것이다.

 

저자들은 이 연구를 하게 된 배경으로 현재 한국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언론은 저출산의 문제와 출산율 감소를 경쟁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청년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인식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이를 입증하는 실증연구는 미비한 실정인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전국 만 19-4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이 자료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청년들이 저출산 관련 뉴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며, 성별과 결혼 및 자녀 유무로 구분된 세부 집단들은 이러한 인식과 평가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봤다.

 

주된 측정 문항은 △언론보도 노출 정도 △프레임 인식 △저출산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긍·부정적 영향 인식 △언론 보도의 영향력 △뉴스 관여도 △행동 변화 의도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에 따르면, 청년들은 저출산 관련 뉴스를 주로 TV, 포털, 뉴스 사이트 등 뉴스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으며, 언론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점,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인식했다.

 

저출산 언론.jpg

 

또한 언론 보도의 긍정적 역할과 부정적 역할, 그리고 그 영향의 정도를 고려한 영향력에 있어서도 청년 세부 집단 모두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혼 여성은 다른 집단에 비해 저출산 관련 뉴스가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고 인식했고, 언론 보도의 긍정적인 역할에도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으며, 다른 세부 청년 집단에 비해 결혼 및 출산과 관련된 행동 변화 의도 역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구진은 미혼 여성 집단이 결혼 및 출산과 관련된 행동 변화 의도에서 낮은 점수를 나타낸 점에 주목, 저출산을 극복하는데 있어 이 집단이 핵심적인 공중이라는 점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개선하고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여러 정책적 지원이 재단돼야 하며,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이 저출산 이슈에 대해 어떻게 보도하는지에 대한 경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보도 프레임이 실제로 결혼, 출산, 육아와 관련된 청년들의 이슈 관여도와 행동 의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핵심적인 연구과제인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뉴스 미디어를 통한 정보 습득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노출도는 행동 변화 의도에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였는데, 이는 개인들이 정보형 혹은 관계형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인들로부터 얻는 저출산 관련 뉴스들이 실질적인 행동 변화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함의한다고 소개했다.

 

언론이 어떤 주제의 어느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그 주제를 받아들이는 공중의 인식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언론 보도가 문제의 부정적 측면이나 위기 상황에 집중하면, 공중에게 불안감과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언론이 긍정적인 면을 강조할 경우, 공중의 이슈에 대한 태도나 행동 의도 역시 긍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평가에 비해 이슈 관여도와 행동 의도에 더 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언론 보도가 저출산 문제를

강조하기보다 출산과 가족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조명하고,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때 청년들이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과 연관시켜 행동 변화 의도에도 긍정적으로 영향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저출산의 심각성이나 문제점을 부각하는 언론 보도 프레임은 자칫 결혼, 출산, 육아의 인식과 가치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태도와 행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언론이 자각하여 더욱 균형 있고 책임감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언론이 이슈의 심각성을 부각함으로써 중요한 사회적 의제를 형성했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그보다는 해결책이나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다양한 정부의 지원책이나 해외의 성공 사례, 다양한 결혼 및 가족관을 조명함으로써 청년들의 인식과 관심, 행동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연구자는 “언론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면서 “저출산 문제를 다루되 암울한 미래 전망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보도 보다는 다양한 가치관을 조명하고, 일-가정 양립이나 육아 지원 정책 등 유익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함으로써 해결책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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