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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9일 (월)

‘정신병원 한의과 설치’…헌재 결정서 시행규칙 개정까지 ‘일사천리’

‘정신병원 한의과 설치’…헌재 결정서 시행규칙 개정까지 ‘일사천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한·양방 협진 제도화 첫발…정신의료 진료 범위 확대 기대

정신병원 한의과.jpg


[한의신문] 정신병원 내 한의과 진료과목 설치·운영을 허용하는 제도 개편이 본격화되며, 정신의료 영역에서 한·양방 협진의 제도적 기반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올해 1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회 입법과 정부 하위법령 정비가 잇따라 진행되며 정신병원 한의과 진료의 제도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정신병원이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할 경우 한의사 1명 이상을 배치하도록 하는 인력 기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정신병원에도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의료법 개정안(위원장 대안)’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동안 정신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며, 병원·치과병원·종합병원과 달리 한의과 진료과목 설치가 제도적으로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환자의 의료 선택권과 접근성이 제한되고, 의료기관 간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헌법재판소는 올해 1월, 정신병원에서 한의사 진료를 제한한 ‘의료법’ 제43조 제1항이 정신병원 운영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월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제도 정비가 급물살을 탔다.

 

개정안은 ‘병원·치과병원 또는 종합병원은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기존 조문에 ‘정신병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신병원에서도 한의과 진료가 가능해지며, 환자에 대한 한·양방 협진의 제도적 기반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복지부는 이번 기준 마련을 통해 정신질환 치료 과정에서 불면, 불안, 신체화 증상 등과 관련한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진료 범위와 역할 분담을 둘러싼 의료계 내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제도를 본격화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급성기 환자를 단기간에 집중 치료하는 전문 병원을 지정·관리하기 위해 인력·시설·의료 질 기준과 지정·취소 절차를 구체화했다. 

 

주요 요건으로는 △입원 환자 20명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 배치 △24시간 응급입원 대응 체계 구축 △의료기관 인증 및 정신과 입원 적정성 평가 상위 등급 충족 등이 포함됐다.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의 지정·평가·취소 관련 업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돼 정기적인 관리가 이뤄진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급성기 환자에 대한 적기 치료와 조기 퇴원을 유도하고, 장기 입원 중심의 정신의료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한의계는 이미 ‘한의사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규정’에 따라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양성해 왔으며, 치매국가책임제 등 국가 정신보건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를 중심으로 화병, 불안장애, 불면, 치매, 우울증, 자율신경실조증, ADHD 등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과 매뉴얼도 개발·보급돼 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학은 이미 임상과 돌봄, 재난 현장을 통해 그 심신 치료 효과를 입증해 왔다”며 “이번 제도 개편을 계기로, 정신건강의학 영역에서도 한의학적 치료가 더욱 활발히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인적 치료 전문가인 우리 한의사들이 국가 정신건강 정책에 적극 참여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신병원 내 한의과 진료과목 설치·운영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내년 1월1일부터 전국 시행되며,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은 내년 2월12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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