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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9일 (월)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서양과 다르다”

“한국인 전두측두엽치매, 서양과 다르다”

얼굴 인지 장애와 탈억제 증상 두드러지는 한국인 특이 유형 확인
서양과 임상 양상이 달라 기존 외국 진단기준은 한국인 진단에 한계
한국형 전두측두엽치매 진단 기준 개발 가능성 제시

[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직무대리 김원호)은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을 통해 구축한 한국인 조발성 치매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의 증상이 서양 환자와 뚜렷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11개 병원에서 모집한 전두측두엽치매 환자 225명의 임상 정보와 뇌영상(MRI)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기존 국제 진단 기준만으로는 한국인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은 뇌질환의 정확한 진단·예방·치료를 위해 흩어져 있는 연구 자원을 한데 모으고,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전두측두엽치매는 주로 50~65세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퇴행성 치매로, 기억력 저하보다 성격 변화, 감정둔화, 언어 기능 저하 등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중 우측 측두엽변이 전두측두엽치매(rtvFTD)는 익숙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감정 반응이 줄어드는 증상이 두드러지지만, 아직까지 이 유형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진단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연구진은 네덜란드의 Amsterdam 진단 트리(ADT)와 미국 UCSF의 sbvFTD 등 서양에서 제안한 두 가지 우측 측두엽형 전두측두엽치매 진단 기준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얼굴인식장애(프로소파그노시아)는 서양인 환자와 한국인 환자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한국인 환자는 서양인 환자에 비해 기억장애, 우울증, 공감능력 저하, 강박적 사고 등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부적절하거나 충동적인 언행과 행동을 참지 못하는 ‘탈억제’ 증상은 한국인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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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뇌 영상(MRI) 분석에서는 얼굴 인식 기능과 관련된 우측 측두엽 및 뇌의 측두엽과 후두엽 사이 아랫부분에 길게 자리 잡은 뇌 영역으로, 특히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방추회 부위의 위축 패턴이 한국인 환자에서도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얼굴인식장애를 보이지만 기억력 저하와 우울증 등의 증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한국인 환자의 경우는 ADT 진단 기준에 따른다면 우측 측두엽형 전두측두엽치매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은주 교수(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는 “한국인 환자의 임상 표현 양상과 문화적 행동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국제 기준만으로는 우측 측두엽변이 전두측두엽치매(rtvFTD)를 조기에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한국형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진단 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뇌질환연구과장은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거나 감정이 둔해지는 변화는 단순한 성격 변화가 아니라 치매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한국인의 임상 양상을 반영한 새로운 진단 기준 개발을 위해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성과는 국가 주도로 구축한 코호트가 실제 진단 기준 검증 및 치매 아형 분류 연구에 활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며,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국가 단위 코호트의 장기 추적 연구를 지속하고, 임상 현장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를 꾸준히 생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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