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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건보 지출 폭증…“지불제도 개혁·총액관리제 도입 필요”

건보 지출 폭증…“지불제도 개혁·총액관리제 도입 필요”

‘초고령사회의 건강보험 재정은 지속가능한가?’ 국회 토론회 개최
행위별 수가제 한계 지적…포괄수가제, 총액계약제 등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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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이수진·김윤·전종덕  의원

 

[한의신문] 고령화와 진료비 급증으로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총액계약제, 포괄수가제 등 구조적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수진·서영석·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상훈 의원(국민의힘),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전종덕 의원(진보당)은 6일 ‘초고령사회의 건강보험 재정은 지속가능한가?-건강보험 재정 균형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 건강보험 지출 구조의 효율화와 의료공급 시스템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수진 의원은 인사말에서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지출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국민의 보험료 부담도 커진 반면 보장률은 여전히 OECD 평균인 73%에 못 미치는 64.9%에 머물러 국민들이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며 “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실효성 있는 재정 운영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 수는 적지만 외래 진료 횟수와 병상 수는 과도해 과잉진료 유인이 존재한다”며 “실손보험과 비급여 관리 부재로 연간 10조 원 넘는 초과 지출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보험료 인상이 아닌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종덕 의원도 “지금의 ‘많이 진료할수록 더 받는’ 지불제도는 필수의료를 약화시키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제는 보험료를 얼마나 걷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를 중심에 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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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행 건강보험 지불제도에 대한 평가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위원장)는 “국민 부담에 비해 혜택은 크지 않고, 재정 지출 구조는 지속적인 비용 폭증을 유발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지불제도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건강보험 전면 시행 이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1배 증가한 반면 건강보험 급여비는 37.4배로 급증해 소득 증가율의 3.7배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보험료율은 3.13%에서 7.09%로 2.3배 증가했으나 보장률은 62.5%에서 64.9%로 사실상 정체됐다. 최근 10년간 진료비는 국민소득 증가율의 2.1배 속도로 늘었고, 수가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의 3.6배에 달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비용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행위별 수가제(FFS)를 꼽았다. 현재 건강보험 지출의 93.4%가 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포괄수가제(2.1%), 일당제(4.5%)는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행위별 수가제는 단일 단가 계약 방식으로, 진료량 증가와 과잉진료를 유도하며, 보험료 인상과 재정 적자를 초래한다”면서 “상대가치점수는 지난 10년간 49.1% 인상됐으나 실제 업무 강도나 전문성과의 연계성은 부족해 진료 불균형과 필수의료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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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교수가 소개한 OECD 주요국 중 대만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총액계약제’를 도입해 진료비의 연간 증가율을 GDP와 물가에 연동해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2023년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4.0%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8.4%로, 대만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는 일차의료기관에 인두제·행위별 수가제를 병행하고, 병원급 이상에서는 포괄수가제·총액제를 중심으로 진료비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지불제도를 GDP·물가·보건의료 임금과 연동해 재설계하고, 기존의 유형별 수가 협상 방식에서 요양기관 단위 계약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진료비 총액 설정 △수가·진료량 연계 관리 △비급여 통합 모니터링 △신규 비급여 사전 승인제 등 총진료비 통제 시스템 구축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현행 포괄수가제를 치료 에피소드 중심의 통합지불제(bundled payment)로 전환하고, 일당제 도입 시 장기입원 억제와 본인부담 상한제 남용 방지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기금화하면 단기적으로는 보장성 확대에 제약이 있을 수 있으나 정부 지원 확대와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여 국민이 보험료 인상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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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태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행위별 수가제는 공급을 많이 할수록 이익이 나는 구조여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제는 행위별 수가제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치 점수의 왜곡이며,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바로 환산지수”라며 환산지수 체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다만 현행법상 환산지수 폐지가 어려운 만큼 환산지수를 고정하고 인상분은 상대가치 점수 왜곡 해소에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왜곡된 환산지수로 인해 수술·처치는 보상이 적고, 검사는 보상이 과도하게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환산지수가 평균적으로 인상되면서 검사 항목의 점수도 함께 올라가는 점이 문제”라면서 △포괄수가제 △일당정액제 △성과기반 단위 보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의 치료 성과를 AI 등으로 평가해 수가에 반영하는 제도 도입을 정부가 준비해야 하며, 행위별 수가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조 개편 과정에 국고 투입 논의도 필요하다”면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 의료인력 개선, 주치의제 도입 등 핵심 과제들이 지난 20년간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이해관계 충돌과 손해 감수 기피 때문”이라며 제도 전환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병상 수 감축이 의료비 절감과 직결되는 만큼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병상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지불제도 개편 시 공급자뿐 아니라 국민의 반발도 예상되는 만큼 접근성 변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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