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16일 국정감사를 통해 한의진료에 대한 어르신의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노인외래정액제’의 개선을 요구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국감을 앞두고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연구보고서에서도 노인외래정액제의 합리적 개선을 지적했다.
노인외래정액제는 노인 의료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65세 이상 환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경우 총 진료비가 1만5000원을 넘지 않으면 1500원의 정액 본인부담을 적용하는 것이다. 1만5000원을 초과하는 진료비에 대하여는 2018년 제도 개편 이후 구간별로 본인부담 비율을 높여나가는 계단식 정률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2만5000원을 초과하면 진료비의 30%를 본인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액 본인부담의 상한금액은 2001년 1만5000원으로 인상된 이후 23년째 동결된 상황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음을 고려한다면 노인의료비 부담 완화라는 노인외래정액제의 도입 취지가 달성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산지수 인상률은 평균 2.93%로 매년 2∼3%씩 상승하고 있어, 의료계를 중심으로 수가 인상 등의 변화된 진료환경을 노인외래정액제에 반영해 정액제 적용 상한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의원급 의료기관의 총 초진료·재진료 규모를 살펴보면 각각 2014년 3조7234억원과 6조3563억원에서 2023년 9조108억원(142% 증가), 13조9158억원(118% 증가)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노인외래정액제를 통한 경감액 규모는 2014년 3400억원에서 2023년 5584억원으로 64.2%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정액 본인부담 상한금액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관련 보건복지부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증가 및 진료비 증가 추세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를 살펴보면 지난 2017년 681만명에서 2022년 875만명으로 연평균5.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건강보험 진료비는 27조7000억원에서 44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8.6%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9년 보건복지부의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19∼2023)’에서는 노인의료 제공체계의 합리적 개편을 목적으로 노인외래정액제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구체적 실행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적용 연령층의 조정(65세→70세 이상), 정액·정률 구간과 금액기준의 조정 등과 더불어 단순 질환에 대한 노인외래진료비 본인부담 감면은 만성질환 관리체계와 연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정액구간 상한이 23년째 동결돼 정책효과성이 저하되는 한편 이로 인한 재정 지출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노인외래정액제의 합리적 개편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는 노인외래정액제 개편 관련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본인부담 합리화와 건강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노인외래정액제의 개편을 위한 논의가 시작될 필요가 있다”면서 “노인 의료비 부담 완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충실히 달성될 수 있도록 정액·정률 구간과 금액기준을 수가 상승 등에 맞춰 조정하되, 소득 및 의학적 필요도를 고려하여 본인부담을 차등화하는 등 세부적인 조정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