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료체계 행정구역에 따른 4단계로 이송체계로 구성
사회주의권 붕괴, 경제난 등의 여파로 무상치료제 원칙 '유명무실'
의약품 태부족…1차의료의 80% 이상을 '고려의학'에 의존
이민주 연구원, 'BIO ECONOMY BRIE'서 북한 보건의료 현황 소개 및 협력 추진과제 제언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지난 7일 남북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 보건의료 분과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양측은 보건의료 협력을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나가기 위해 우선 전염병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상호 정보 교환과 대응체계 구축문제들을 협의하고, 기술협력 등 필요한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전염병 정보 교환을 시범실시키로 했다.
또한 양측은 말라리아를 비롯한 전염병들의 진단과 예방 치료를 위해 서로 협력하며, 이를 위해 제기되는 실무적 문제들을 문서 교환 등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포괄적이며 중장기적인 방역 및 보건의료협력 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 협의 추진해 나가기로 하는 등 남북 공동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행하는 'BIO ECONOMY BRIEF'에서는 '북한의 보건의료체계 현황'(이민주 연구원)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북한의 현 보건의료체계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향후 남북간 보건의료체계협력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의료기관은 일반병원과 특수병원(결핵, 간염, 구강, 나병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의료서비스 전달체계는 △1차 리·동 △2차 시·군·구 △3차 도·직할시 △4차 평양 등 4단계로 구성, 즉 행정구역에 따른 1차에서 4차로의 이송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의뢰서를 필요로 한다(단, 의료서비스 전달체계가 4단계로 구성돼 있지만 돈이 있으면 상급기관의 이용이 가능).
북한의 보건의료서비스의 기본원칙은 '무상치료제'로 1960년부터 전 국민 무상치료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1990년대부터 사회주의권 붕괴, 경제난으로 인해 무상치료제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민의 90% 이상이 의료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있으며, 약매대·장마장(일반시장)에서 약품을 구입해 자체적인 민간요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의사담당구역제(호담당제)를 통해 구역마다 담당 의사를 배정해 위생방역 허가증 발부 및 격리, 위생선전, 마을 단위 병역 관리 등 담당구역 주민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으며, 예방의학 부분에서는 1966년 예방의학적 방침을 보건의료정책의 기본지침으로 제시했지만 경제난 이후 예방의학적인 보건시스템이 퇴색하고 부분적 예방접종 기능만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는 의약품 생산이 부족한 부분을 민족의학으로서의 '고려의학'을 강화해 1차 진료의 80% 이상을 고려의학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보건의료에서도 변화가 생겨,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병원 건립을 추진해 2·3차 병원의 현대화 추진과 더불어 평양시 위주로 유경종합한과병원, 옥류아동병원, 유경치과병원 등 대형병원 건설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의약품·의료용 소모품 등의 생산 확대를 위해 제약시설 일부 생산을 가동, △정선제약공장의 종합생산화 △수출전략 상품으로 고려약을 채택해 개발 △건강보조상품 생산 주력 등을 진행하는 한편 △보건의료시설의 과학화와 규격화(GMP 시설 확충)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의 자생적 발달 추진(장마당의 확대를 통한 비공식·사적 의료서비스 구매 확대 및 약매대 설치 허가 등 약품 판매) △의료장비의 국산화 확대 등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현재 북한은 보건의료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국가에서 의료지원을 하지 못하는 실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잘 먹지 못해 결핵질환 등 감염성 질환 관리가 미흡하며, 전신쇠약, 빈혈, 성장부진, 면역력 결핍 등을 동반하여 건강상태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건강 유지 증진에 필요한 예방접종 미비로 감염성 질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의료환경 역시 매우 힘든 상황으로, 병원 필수의약품 구비현황이 매우 열악해 소독제·마취제는 아예 없는 수준이며, 군 단위 병원이나 도 단위 산과병원 대부분은 초음파기기, 심전도기기 등의 진단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설상 장비가 있더라도 불량인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며, 더욱이 산과용 진단장비, 응급장비, 분만침상 등의 불량률이 높아 산모·신생아의 안전 보장이 어렵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결핵 입원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일부 약을 공급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의사가 환자에게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해 복용하게 하는 등 비공식 의료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민주 연구원은 "남북 건강격차 해소를 통한 민족 동질감을 회복해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현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존권 보장 및 건강한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취약계층 건강 보호, 북한 보건의료시스템 복구 및 의료인력 역량 강화, 상호 이익 창출을 위한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산업 협력 추진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남북 보건의료 협력 채널 구축을 위한 남북간 제도적 장치 마련 및 남북 보건의료 협력을 위한 정확한 북한 통계 확보도 필요하다"며 "더불어 김정은 시대 과학기술 발전이 보건의료계까지 미치는지 추이를 살펴보는 연구와 함께 새롭게 건설된 병원에서의 치료 경험을 살펴보고 북한의 유상치료 변화를 살피는 노력 등 김정은 시대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글은 지난 9월 6, 7일 이틀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BIOplus 2018-Healthcare of the Korean Peninsular' 세션에서 황나미 명예연구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전정희 사무관(통일부)·엄주현 사무처장(어린이의약품 지원본부)의 발표자료 중 일부를 정리·보완해 작성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