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섭니다.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에서는 ‘젊터뷰’ 시리즈를 기획, 사회 곳곳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MZ세대 한의사·한의대생들을 만나 각자가 가진 이야기들을 들어볼까 합니다.
올해로 창업 5년 차를 맞이하는 근골격계 솔루션 스타트업 팀엘리시움은 한의의료기관용 체형분석기 ‘아이밸런스’ 등을 출시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특히 팀엘리시움의 성장 가운데에는 공동창업자인 주성수 의학총괄이사(CMO)가 있다. 주성수 이사는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 한의사+프로그래머 장점 융합한 창업 도전
주성수 이사는 중학교 동창이었던 개발자 출신 친구 두 명과 함께 창업을 준비했다. 한의사인 주성수 이사는 근골격계 분야에 전문성이 있었고, 개발자인 친구들은 프로그래밍을 잘했던 만큼, 서로의 장점을 융합해 자연스럽게 근골격계 솔루션을 창업 아이템으로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2018년 당시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창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주 이사는 “처음에는 초기 투자비용 100만원에 정부 지원금으로만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힘들었다”며 “월세 등 필수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중에는 스타트업,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생활을 한동안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장애물이었다. 주 이사가 의료인이긴 했지만 경영자의 입장에서 의료기기 시장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건 또 다른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이 깜깜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공동창업자인 친구들끼리 서로 머리를 맞댔지만 극적인 묘수란 건 없었다. 결국 직접 부딪쳐 시행착오를 겪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리고 각종 시도와 연구 끝에 한의의료기관용 체형분석기 아이밸런스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냈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 영업이익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면서 5년간 사업이 순항해 오고 있다.
◇ 근골격계 플랫폼 구축 목표
주 이사는 “앞으로는 더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계속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지난 6월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게 되면서 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둔 상황이다.
팀엘리시움은 우선 국내에서 근골격계 진단 시장 조성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으며, 이를 위해 향후에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주 이사는 “디지털 치료제 출시를 내년 말쯤 계획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의료기관이나 가정에서 팀엘리시움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이후 운동처방 등을 해주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 이사는 이어 “아직 국내 근골격계 진단기기 시장은 초기 단계”라며 “이 시장이 성장하고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생태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며,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현재 팀엘리시움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한의약용 근골격계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즉 한의의료기관에서 아이밸런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축적해 나갈 수 있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솔루션들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 한의약, 근골격계 분야에 이점 있어
“근골격계 분야는 한의사들이 강점이 가지고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 주 이사는 “국내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 3명 중 1명이 근골격계 질환자고, 가장 진료비를 많이 쓰는 질환이 역시 근골격계 질환자”라며 “아직까지 수요가 많은 영역인 만큼 추나 등 다양한 치료기술을 가진 한의사들의 노력이 있다면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엘리시움도 근골격계 질환자들에게 해결책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한편 정부도 현대 진단기기를 비롯한 디지털헬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회의’에서는 5년 안에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신약을 2개 이상 창출하고, 의료기기 수출 또한 약 2배 늘리는 등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