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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는 환아에게 병원 놀이는 ‘맥진하고 침놓는’ 놀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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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는 환아에게 병원 놀이는 ‘맥진하고 침놓는’ 놀이예요”

보호자에게 침 치료 동의 받는 과정이 난관…환자 눈높이로 다가가려 노력
몸 상태 표현 어려운 영유아에 맥진 진단 강점
생애 첫 한의 치료의 기억, 편안하고 따뜻하길
제주도서 10년째 영·유·소아 특화진료 중인 김정태 the아이맘한의원장

김정태2.png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주도에서 영·유·소아 특화한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태 더아이맘한의원장에게 영·유·소아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상의 어려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제주특별자치도 영·유·소아 특화한의원 ‘the아이맘한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원장 김정태다. 2005년에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한방병원에서 2008년 2월까지 근무 후 2008년 11월에 제주로 이주해 14년째 진료하고 있다.


Q. 돌 전 아이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다.

2006년에 태어난 첫째가 심한 ‘야제증’을 가진 아이였다. 출생 직후부터 제 아이는 하루의 반 이상을 자지러지게 울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도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깨어나 수 시간 울기를 반복하는 심각한 야제증이 1년 넘게 지속됐고, 성장 부진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고열로 입원을 반복하곤 했다. 병원 수련의 근무 때문에 육아에 참여하지 못했던 제 빈자리를 혼자 채우던 아내는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던 아이의 상태는 1년이 넘는 동안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으로의 파견근무를 하게 됐지만 도저히 아이와 아내를 둘만 둘 수 없어서 2008년 병원을 퇴사했다.

 

그 후 몇 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오롯이 가정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제주도로 이주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저의 역할이 절실했던 시절이었다. 2008년 가족을 위한 제주도로의 이주 결정이 제 삶과 제 진료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다. 

 

아이와 아내를 위한 가정생활을 다짐한 후 우선 소아과 교과서와 시중의 육아에 관련된 책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진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서였다. 그것이 바로 지금 영유소아 진료를 주로 하는 한의사로서의 출발이 됐다. 어떤 환자를 만났을 때보다 가장 진심의 공감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영유소아 진료였고, 그러한 저의 절실함이 저의 길이 되어 2012년에 ‘아이맘한의원’을 개원, 2020년에 ‘the아이맘한의원’으로 확장 이전 개원해 10년째 영유소아 특화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아이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먹기 쉽게 증류한약으로 처방하고 있다.


Q. 진료를 시작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빠르면 산후조리원 퇴소 시점인 생후 16일에 처음으로 한의치료를 경험한다. 야제증, 태열, 신생아 변비, 영아산통, 감기 등 내원의 이유는 다양하다. 한의사인 제가 봤을 때에는 심각한 증상이 아니더라도, 환아의 부모에게는 그 환아의 모든 상태가 얼마나 걱정스러운지 짐작하기 때문에 환아의 증상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안함도 함께 충분히 듣고 상담한다. 그런 시간을 가진 후, 환아에게 침 시술을 하고 부모님에게는 가정에서의 아이 돌봄에 대한 팁을 드리는 식으로 진료를 진행한다.

 

그렇게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침 시술을 경험한다. 그래서인지 규칙적으로 내원하는 환아의 경우 병원 놀이를 할 때 청진기와 주사 대신, 손목을 잡고 맥진을 하고 침 시술 흉내를 내며 놀이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매일 반복되는 진료가 이 아이들의 평생에서 한의원에 대한 첫 기억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제게 진료를 받았던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됐을 때에도 아플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료하고 있다.


Q. 진료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저희 한의원은 신생아부터 침 치료를 시행한다. 그래서 처음 ‘아이맘한의원’을 개원했을 당시 침 시술에 대한 보호자들의 저항감이 참 힘들었다. “이 작은 아기에게 어떻게 침을 맞히나요?” 하고 놀라서 쳐다보는 보호자들에게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꼼꼼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치료 동의를 받는 데에 치료보다도 더 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해 잘 치료를 받던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어릴 때야 뭣 모르고 부모님에게 안겨 와서 침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고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또다시 치료에 대한 동의과정을 거쳐야 했다. 예전에는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하면 됐지만 그때는 환아의 눈높이에 맞추어 침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했다. 이런 치료의 전 단계는 10년 째 저희 한의원에서는 하루에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이며 이러한 과정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환아의 좋은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제게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가 있다. 그렇게 매일 환아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가며 환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설득하면서 그 반복되는 일상을 열심히 극복하는 중이다.


김정태1.png

 

Q. 영유아에 대한 침 치료의 강점은?

가끔 육지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신 환아 보호자 분들이나 또는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 환아들의 진료 소개 부탁을 받게 될 때가 있다. 영유아기의 야제증이나 감기 등의 이유로 침 치료를 받고 싶은 환자들의 문의다. ‘영유아의 침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기 힘들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분명 저 말고도 치열하게 영유아 환자들을 진료하며 영유소아 침 시술에 열을 올리고 계신 한의사 동료들이 곳곳에 많이 계실 줄 알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저 또한 지역적으로 소개해드리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소아과의 침구분야는 한방소아과가 더욱 밀접하게 환자들에게 다가가려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아과 환자들의 경우, 특히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자기 몸의 상태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맥진을 통한 진단이 강점이 되고, 회복력이 놀라운 소아과 환자들에게 침 치료는 예후 또한 좋고 치료 속도도 빨라서 한방소아과의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수 한의사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부분을 지켜나가기에 벅참을 저 또한 느끼기 때문에 소아 침구학을 많은 선후배님들과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모로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한의사로 살아가는 삶에 감사한다.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영유아 환아들의 보호자들의 관심사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오늘 하루도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보호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떻게 지냈는지 등 기본적인 관심으로부터 환아의 치료를 시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의학을 어렸을 때부터 경험하는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에게 편안한 첫 한의치료의 기억을 선물하고 싶다.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몸이 불편할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민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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