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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한의학-完, 오적산의, 오적산에 의한, 오적산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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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한의학-完, 오적산의, 오적산에 의한, 오적산을 위한


신현규 박사님(최종사진).jpeg

 

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 조사’에서 한방의료기관 전체 한약 처방 1순위는 당나라 846년에 만들어진 오적산으로, 56종 보험처방 순위에서도 점유율 49.8% 약제비 79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보험처방에서 지난 30여 년간 연속 1위이면서 8000만 일 이상 투약하였으니, 한 환자에게 3일분씩 계산하면 약 2600만여 명을 치료했고, 제약회사는 1600억 원 이상을 약제비로 지급받았다. 

이외에 한방의료기관·한약국·약국에서 첩약과 비보험 처방약까지 합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투약됐을 것이다. 오적산, 그 동안 국민 건강과 질병 치료에 기여했고, 부작용 보고도 없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 문명사회에서 의약품이 30년·2600만 명·1600억 원 이상으로, 또 한의계의 천하제일 우수 명품 처방임에도 그 품격에 걸 맞는 한의학적·의학적·약학적 의약품 자료는 거의 없다. 


오적산,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현재 18개 제약회사가 오적산을 생산하고 있다. 의약품을 제조하려면 안정성·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여 심사·승인을 받아야 하나, 법적으로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10종 한의서에 수록된 처방 제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오적산 엑스제제는 이들 자료 없이 제조되고 있고, 오적산 첩약 조제 역시 한의서를 근거로 한 여러 직능인들의 법적 행위로 식약처 관할 업무가 아니다. 이렇듯 전통약 제조 및 조제와 관련한 국가 정책은 오랜 기간 투약한 경험을 인정하고, 또 현실적으로 합성의약품 수준같이 한약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도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만약 한의사·한약사·약사가 제약회사에게 “오적산 제품 QC자료 보여 주세요? 한번 복용하면 효과는 몇 시간 지속되나요? 독성평가 자료 있으세요? 타이레놀과 같이 복용하여도 괜찮은가요? 라벨에 기재된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그 질환 치료율이 몇 %인가요? 가장 심한 부작용은 무엇인가요?”라고 구매자 입장에서 소비자 권리(의사 약사는 합성의약품에 대한 어떤 자료도 문의할 수 있다)를 이야기하거나, 어느 날 갑자기 제약회사가 “원장님이 필요로 하는 오적산 자료 갖다드릴까요?” 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한의서 모독, 한의약 원리 무시, 한의약계 폄훼, 제약업계 불신, 식약처 정책 위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거부, 투자할 필요가 없는 일에 이익 낭비하는 한의약적·사회적·법적·경제적 딜레마에 빠져 버린다.


오적산.jpg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했는가?

오적산은 중국 일본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기 없는 처방이다. 일본의 한약 처방 147종 중 생산액 14억 원으로 87위이고, 중국은 관련 자료도 거의 없다. 한국 한의계가 아! 이렇게 효능이 우수한 오적산을 모르다니! 안타까워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오적산 적응증에 효과 있는 다른 처방들을 투약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오적산 자료 분량만 단순히 살펴보면, 중국 2페이지, 한국 2페이지, 일본 27페이지다. 

일본만 특이한 것은 1988년부터 제약회사가 사내에 의약품 정보담당 조직을 두고, 일본 병원약사회와 함께 오적산에 요구되는 필요 자료와 그 구성으로 13개 분류 71개 세부 항목을 논의했다. 그리고 각 항목 자료 구축을 위하여 자체 또는 외부 연구를 통해 조금씩 해결하면서, 오적산 적정 사용과 평가를 위한 정보 자료를 완성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제약업계는 오적산을 제조하면서 품질 향상과 균질성 관리 기술이 발전되었고, 충분한 복약지침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가? 최근 식약처는 한약제제 제조 관리 지침 미준수와 품질 부적합으로 제약회사에 대한 행정 제재와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연구에 의하면 오적산 정량 및 패턴 분석 결과, 전탕액 보다 엑스제제 지표성분 함량이 낮고 각 제약회사 제품마다 함량 편차도 크다고 한다. 이렇게 의약품 안정성이 흔들리면 당연히 효능이 흔들리고, 이어서 한약제제 신뢰도가 떨어져 구매는 감소하고 한방제약산업은 추락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의계는 지난 30년 동안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하였는가? 外感風寒·內傷生冷·五勞七傷에 의한 증상을 변증논치하여 風寒濕으로 진단된 2600만 환자에게 투약하면서, 특히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각 효능들을 확인했는가? 오적산이 五勞 중 어느 勞, 七傷 중 어느 傷, 五積 중 어느 積, 十種 腰痛 중 어느 腰痛에 더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한의학계 지침이 있는가? 

그리고 이들 각 원인별, 각 증상별 치료율은 몇 %인가? 의학 질병인 감염성 관절병증에서부터 원인 불명의 생체 역학적 병변들 중에 효과 있는 새로운 적응증은 발견하였는가? 또 감미 오적산(< 15종 한약재), 원방 오적산(15종 한약재), 가미 오적산(>∞ 한약재) 중 어느 처방이 각 효능에 통계적으로 몇 % 유의성이 있었는가? 

그리고 각 질환에 오적산 단독과 병용한 침, 뜸, 부항, 추나요법, 매선요법, 한방물리치료, 약침 등이 각 시술별로 병용 효과 차이가 몇 %있다는 논문이 있는가? 혹시 2600만 환자 중에 몇 %가 風寒濕이 제거 안 되었고, 그 원인은 밝혀졌는가? 또 부작용 보고는 잘하였고, 10만 명당 발생 비율은 몇 %인가? 


오적산은 곧 한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다

30년 2600만 환자 빅데이터에서도 양질의 근거 창출이나 향후 임상·교육 현장에 기여할 어떤 좋은 자료를 찾을 수 없다. 결국 한의계는 세상 어디에서도 좋은 자료가 생성 안 되니, 다음에 더 합리적이고 치료율 높은 진료를 할 수 없고, 학교에서는 더 효율적이고 일목요연한 교육이 안 되는 악순환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히 한의계는 다른 방법이 없고 오직 한의서에서 오적산 읽고 해석하고 암기하고 고민하는 것이 공부이고, 각자 자기만의 배타적 오적산 主觀 세우 것이 가장 올바른 교육이자 진료 방법이고 목표가 되었다. 

 매년 150만 명이 투약받는 오적산 현 상황은 음양오행론, 각종 본초방제이론, 체질론, 변증논치 등 한의학 학문 구조의 진실 값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고, 정책적으로는 한의계 내·외적 역량과 전략 목표라고 표방하는 한의약 과학화·표준화·산업화·세계화를 측정하는 중요 바로미터이다. 다행히 현재 한의약학계와 제약계는 서로 노력하면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는 잘 구축되어있다. 

다만 한의계 교육·임상 현장에서 846년도에 발간된 한의서 자료만으로도 수업과 진료에 만족하는지, 아니면 불만족스러운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적산 과거·현재·미래가 곧 한의학 과거·현재·미래다. 30년 후 2051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한의대 학생들과 지부 보수 교육받는 한의사들이 “황제, 허준은 믿지만, 나머지는 한문 말고 숫자로 된 자료로 설명해주세요”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신현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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