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 중구 보건소에서 근무하며 최근 ‘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신간을 펴낸 박윤미 한의사에게 신간 소개와 함께 뒤늦게 한의대에 입학한 계기, 앞으로의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결혼 후 수년간 전업주부로 살다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보건소 한방 진료실에 근무하고 있다. 오랫동안 부처님 법을 공부해 왔고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 대전에서 시어머니와 남편, 세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Q. ‘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어떤 책인가?
저희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대전 집을 떠나 서울에서 살게 됐다. 타지 생활을 하면서 위장병에 걸려 아프기도 했고 적응 문제도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대학 입시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막상 와 보니 학업, 인간관계, 진로 등등 막막한 일이 너무 많았다. 왜 살아야 하지?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하지? 굳이 결혼해야 되나? 등등, 여러 가지 의문도 품게 됐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불교의 가르침에 닿게 됐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까진 아이들과 삶에 대한 깊은 대화는 없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어른 대 어른으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인생의 출발선 앞에서 방황하는 청년층에게 부처님 법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Q. 뒤늦게 한의대에 입학했다.
결혼하면서 곧 엄마가 됐다. 돌 무렵 첫 아이에게 축농증이 왔는데, 이비인후과에서 항생제를 먹다가 부작용으로 큰 고생을 하다 한의치료로 고쳤다. 그 전에 한약은 그저 보약일 뿐이고, 질병 치료는 양방으로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한의학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시어른과 살림을 합치면서 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남편과 시어머님의 지지 속에 한의대 입시를 준비했는데 운 좋게 바로 합격했다.
Q. 중고등학생으로 대상으로 ‘소중한 생명 건강 정신’ 등 한의인문학 강의도 진행했다.
한의학에선 인체를 소우주라고 해서, 인체의 현상도 대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본다. 인체의 장부도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가 아무리 뛰어나도 주변 친구들이 불행하다면 내 아이도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가슴 아팠던 점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다수를 주눅 들게 한다는 점이었다. 수시 준비를 하면 친구들이 다 경쟁자가 되어버리고 극소수의 학업성적 뛰어난 아이들과 비교하며 움츠러든다. 과목별로 1등급 인원이 4%다. 나머지 96% 아이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구조다.
아이들에게 너희들 모두가 소중한 존재들이고, 서로 건강한 관계를 주고받으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Q. 한의학이 공공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겠나?
한의학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보건소에서 침 치료만 하는데도 환자들 호응이 좋다. 면역, 섭생, 체질, 육아, 우울증 등 환자들이 한의치료에 관심도 많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런 일을 추진하려면 권한이 필요한데,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의사들 권한이 너무 미약하다. 저만 해도 현재 정규직이 아니다. 무엇보다 고위 공직에 진출하는 한의사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진료 외 앞으로의 활동은?
한의학 책도 써보고 싶다. 아이 셋 키우면서 양방 소아과도 다니고, 침과 한약도 많이 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 키우면서, 한·양방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강의나 저술 활동을 하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신문을 통해 저를 소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지만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계기로 삼고 모두 편안한 일상을 보내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