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신의료기술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의계 최초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통과해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하 감정자유기법)이 오는 7월1일부터 비급여로 적용, 건강보험행위로 인정받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일부 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2021-167호)을 통해 “제1편 제3부 제14장 제3절 한방 정신요법료 중 허-105 색채요법란 다음에 허-106 경혈 자극을 통한 자유기법란을 신설한다”고 고시했다.
감정자유기법은 비침습적 방법인 경혈 자극과 확언을 활용해 준비단계, 경혈자극단계, 뇌조율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부정적 감정 해소 등의 증상 개선을 위한 행위로, 지난 2019년 10월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바 있다.
당시 고시에서는 ‘감정자유기법은 손가락으로 경혈점을 두드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 안전한 기술이며 고식적 치료 등과 비교시 유의하게 증상 완화 효과를 보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을 개선하는데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의계에서는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이후 후속조치로 급여 등재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행위 평가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지난 4월 개최된 한방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이하 한방행전위)에서는 감정자유기법의 요양급여대상 여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으며, △추가적인 근거 구축이 필요 △유사행위가 비급여인 점 △실시 빈도가 미미한 점 등을 고려해 비급여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지난달 서면심의를 통해 한방행전위의 이같은 결정을 수용해 감정자유기법을 비급여로 의결함에 따라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일부 개정 고시가 이뤄지게 됐다.
이와 관련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로 신청한 정선용 교수(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는 “감정자유기법이 한의계 최초의 신의료기술로 건강보험행위로 인정됐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가 있으며, 신의료기술 신청자로서 감회 또한 남다르다”며 “국책 한의학정신건강센터(이하 KMMH)에서는 올해 연말 발간을 목표로 정신건강과 관련한 임상 및 치료 사례들을 모아 지침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감정자유기법의 건강보험행위 등재를 계기로 근거기반 중심의 효과적인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 코로나19와 같은 재해 상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적응증에 있어 감정자유기법이 적극 활용되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한의의료가 공공의료에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면 국민정신건강 증진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MMH 김종우 센터장도 “이번 감정자유기법의 신의료기술 및 건강보험행위 등재 사례를 계기로 수천년 내려온 우수한 한의학에 적합한 신의료기술 평가방법이 모색돼 더욱 다양한 한의 신의료기술들이 등재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법, 정서상승요법, 한의학상담, 한의기공명상요법 등 ‘陰陽五行’의 동태성을 지닌 한의정신요법도 현대 과학적 방법을 융합하여 한의학적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우리나라 국민, 나아가 인류의 정신건강 치료에 한의약이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KMMH에서는 국내에서의 다양한 연구 진행뿐만 아니라 멀리는 ISO-TC249(전통의학 국제표준)에 염두를 두는 등 한의약의 정신건강 분야의 국제경쟁력 제고에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KMMH가 비전 있는 한의학정신건강센터로서 역할 자임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도 15일 입장 발표를 통해 “한의 신의료기술인 감정자유기법이 건강보험행위로 신설·확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한의 신의료기술과 건강보험 적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환영의 뜻을 표하는 한편 “이번 고시를 계기로 한의계는 국민건강 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강화를 위해 회무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