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원로 한의사들 참 의술 높이 기린다
분회원들 정성모아 스테인레스판 제작, 부착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해 최근 개원가 최고 화두는 역시 ‘경영 활성화’다. 각 한방의료기관마다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특화 진료 개발 및 네트워크 한의원 등을 통한 저 마다의 처방을 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의 처방과는 완전히 다르며, 한 곳에서 묵묵히 진료 지역사회 보건의료 증진에 기여한 원로 한의사들의 참 의술을 기리기 위한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상’이 수여될 예정이어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상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강북구한의사회 이경성 회장은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상은 진정한 의술로 덕을 펼치는 한의사가 진료하는 공간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푸른 곡식과 열매가 적당히 곰삭게 익어 누런 황금색 곡식과 열매로 변화한 것 처럼 한 세대 이상의 곰삭은 긴 세월을 지역 서민들의 아픔과 기쁨을 대하며 진료했던 원로 선배님들에게 후배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준비한 상”이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상’은 한 지역에서 30년을 넘게 진료한 원로 회원들에게 살구 열매가 그려진 가로 세로 45×30cm의 스테인레스 판을 기증, 한의원 간판 옆 또는 외벽에 부착토록 해 환자들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스테인레스판에는 ‘관내 한방진료 30년 이상/강북구한의사회 지정 제 OO호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이와관련 이 회장은 “현재 회원들의 반절 이상이 4년 이내에 개업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한 지역에서 10년 이상 진료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며 “더구나 한 세대를 의미하는 30년을 한 지역에서 진료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杏林’옛 부터 참 의술의 상징
이에따라 현재 30년 이상 개원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5곳의 한의원에 오는 24일 개최되는 강북구 총회에서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수상 대상자는 1968년도에 개원한 용환한의원 김동환 원장, 중혜당한의원 김관수 원장, 윤한의원 윤대희 원장과 1969년에 개원한 왕한의원 왕종서 원장, 남대문한의원 복준규 원장 등이다.
특히 상의 명칭을 황금 살구나무(杏林)로 정한데는 이유가 있다. 옛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명의 동봉(董奉)이 환자를 치료해 주고 병이 다 나아서 환자가 사례를 하고자 하면 돈 대신 앞뜰에다 살구나무를 심게 했다.
이후 동봉은 살구 열매가 익으면 내다 팔아서 곡식과 교환하여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에 썼고, 이후 사람들은 ‘행림(杏林)’이라면 진정한 의술로 덕을 펼치는 의사를 나타내는 말로 대신하게 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강북구의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상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다. 제1호부터 10호까지는 상을 수여치 않는 것이다. 이에대해 이 회장은 “황금살구나무 한의원의 지정번호를 11호부터 시작하는 것은 1호부터 10호까지의 주인들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 상을 여러 가지 이유로 받지 못하였거나 받지 못할 분들을 고려해 그분들을 위해서 10호까지 정하지 않고 배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상도 행인 3근으로 의미높여
또한 부상도 황금 열쇠나 황금 반지 등이 아니다. 행인 3근이 부상의 전부다. 이와관련 이 회장은 “살구나무에서 얻어지는 행인은 황금살구나무상을 수상할 때 가장 적절한 부상이라고 생각했다.
3근은 30년을 상징하는 의미로 준비한 것”이라며,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후배간의 존경과 사랑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탄하는 이 때, 후배가 먼저 나서 선배들의 공적을 치하하고, 그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었으며, 우리가 지향하는 것 또한 그 분들과 같이 오랜 성상을 한의업으로 이어가는 것이 꿈이라는 아름다움의 전파 ‘황금살구나무’. 이 열매가 비단 강북구만이 아닌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나갈 때 한의계의 화합과 발전은 한층 더 굳건해 질 것이다.